[밀착카메라] "이러시면 안 됩니다"…'비매너'에 몸살 앓는 계곡

이희령 기자 2023. 8. 17. 2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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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휴가철 많은 사람들이 찾는 계곡이 고기굽는 냄새와 쓰레기로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하지 말라고 계도도 하고 출입을 막기도 하지만 달라지지 않습니다.

밀착카메라 이희령 기자가 현장을 가봤습니다.

[기자]

숲이 울창하게 우거진 이곳은 덕동 생태숲입니다.

휴가철 막바지라 많은 사람들이 찾아왔는데, 생태숲이라는 이름과는 맞지 않게 입구에서 고기 냄새가 심하게 나고 있습니다.

어떻게 된 상황인지 직접 들어가서 살펴보겠습니다.

한쪽에서 삼겹살을 굽습니다.

프라이팬에는 기름이 가득합니다.

[계곡 방문객 : 다른 분들 다 구워 먹길래 구워 먹는 건데? 조심할게요. 구운 거니까 마저 굽고.]

계곡 곳곳엔 산불을 조심하라는 현수막이 걸려 있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휴대용 가스레인지를 갖고 와서 음식을 해먹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취재진이 다가가자 라면 국물을 급히 쓰레기봉투에 넣습니다.

[계곡 방문객 : {현수막이라든지 설치된 건 못 보신 거예요?} 네, 못 봤어요.]

금지 사항이 여기저기 붙어 있어 모를 수가 없습니다.

도리어 화를 내기도 합니다.

[계곡 방문객 : 아니 지금 잘 놀고 있는데 와서 뭐 하는 거야. {이런 거 단속하면 우리 국민이 어떻게 살아. 좀 먹고 살게 놔둬야지.}]

아예 식탁에 파라솔까지 세워두고 술판을 벌입니다.

기름 묻은 철판에 세제를 붓더니 설거지도 합니다.

[계곡 방문객 : {물 오염되잖아요?} 오염이야 되겠지. 물 보면 몰라? 이렇게 맑은 물이 어디 있어? 물 봐봐, 깨끗하잖아? 상관없어. 어른 말 들어.]

대놓고 담배 피우는 건 흔합니다.

[계곡 생태숲 안내 방송 : 아이들에게 성숙한 국민의식을 보여주시기 바랍니다.]

사람들이 물놀이를 하는 계곡 입구엔 종량제 봉투가 가득 쌓여 있습니다.

재활용품은 종류별로 분리 배출해야 한다고 쓰여 있는데요.

페트병, 먹다 남은 음식물이 그대로 버려져 있어서 악취가 심하게 납니다.

구더기 떼도 생겼습니다.

[계도 담당 주민 : 라면 끓이고, 찌개 끓이고, 해 먹고 남은 거 그냥 막 놔두고 가. 개판이야.]

계곡에서 때를 밀고 머리를 감습니다.

2년 전 밀착카메라가 찾아갔던 곳입니다.

보도 이후 이곳엔 자연휴식년제가 적용됐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몰래 찾아오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심금식/계도 담당 주민 : 예외를 자꾸 두다 보면, 자꾸 들어가셔서. {7분, 7분이면 돼.}]

[계곡 방문객 : {알고 오셨어요?} (자연휴식년제) 간판 봤어요. 안 와요, 안 와.]

취사도구와 식재료도 보입니다.

뒤늦게 나타나더니 발뺌을 합니다.

[계곡 방문객 : 치우고 이제 가려고요.]

분명 계곡 출입은 막혀 있습니다.

[심금식/계도 담당 주민 : 안내 문구 쓰여 있는 것 봤을 거 아니야. {(자연휴식년제) 해제가 언제까지라고 안 적혀 있어서.}]

하지만 사용한 기저귀와 낚싯대, 생고기까지 온갖 쓰레기가 넘쳐납니다.

비양심적인 행동이 하나둘 모여 결국 모두가 계곡을 즐기지 못하게 됐습니다.

"남들도 다 하던데"라는 말은 핑계가 될 수 없습니다.

(VJ : 박태용 / 인턴기자 : 정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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