잃어버린 마을의 기억, 수면 위로

제주방송 안수경 2023. 8. 17. 2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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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귀포시 안덕면 동광리 '삼밧구석'이라는 곳은 4·3 당시 사라져 잃어버린 마을로 불립니다.

75년 가량 세월이 지나 이곳에서 7살에서 10살 전후로 보이는 4·3 희생자 추정 유해 2구가 수습됐습니다.

지난 달 이곳 농경지에서 4·3 희생자로 추정되는 유해가 수습됐습니다.

안수경 기자"서귀포시 안덕면에서 4·3 희생자로 추정되는 유해가 발굴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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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서귀포시 안덕면 동광리 '삼밧구석'이라는 곳은 4·3 당시 사라져 잃어버린 마을로 불립니다.

75년 가량 세월이 지나 이곳에서 7살에서 10살 전후로 보이는 4·3 희생자 추정 유해 2구가 수습됐습니다.

이 희생자들의 넋을 기리기 위한 운구 제례가 거행됐습니다.

안수경 기잡니다.

(리포트)
4·3 잃어버린 마을 '삼밧구석'이 있던 서귀포시 안덕면 동광립니다.

삼밧구석은 4·3 당시 임씨 집성촌으로 46가구가 살았는데, 주민들은 토벌대를 피해 큰넓궤로 피신했습니다.

지난 달 이곳 농경지에서 4·3 희생자로 추정되는 유해가 수습됐습니다.

안수경 기자
"서귀포시 안덕면에서 4·3 희생자로 추정되는 유해가 발굴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밭 주인이 20여 년 전 밭 정비를 하다 처음 발견했고, 지난 3월 제보하면서 발굴 조사가 시작됐습니다.

신원호 밭 주인 (84세)
"그때 당시에 총을 맞았던지 어떻게 해서 여길 다급하니까 일부 뭐 제대로 묘를 못 쓰거든요. 그렇게 한거 아닌가 나는 추측하죠."

발굴 조사에서 머리뼈 위주의 유해 2구와 숟가락 2점이 확인됐습니다.

치아 상태 등을 봤을 때 7살에서 10살 전후 어린이로 추정됩니다.

하지만 유해의 잔존 상태가 좋지 않아 면밀한 감식이 필요한 상탭니다.

박근태 (재)일영문화유산연구원장
"봉분에서는 유해가 거의 나오지 않았습니다, 봉분 안에서는. 그런데 봉분 밖으로 벗어난 지점에서 두개골 중심으로만 확인이 됐는데..."

발굴 현장에서는 유해를 옮기기 앞서 희생자들의 넋을 기리기 위한 운구 제례가 거행됐습니다.

제례상에는 어린아이들이 좋아할 법한 과자도 올려졌습니다.

김창범 제주4·3희생자유족회장
"미혹한 저희들은 비명에 가신 분들을 제대로 감장하지도 못했나이다. 어디 그뿐이겠나이까. 누가 어디에 얼마나 묻혔는지조차 정확히 알지도 못하옵니다."

제주4·3평화재단은 유해에서 시료를 채취한 뒤 유전자 감식을 거쳐 희생자 신원을 파악할 계획입니다.

고희범 4·3평화재단이사장
"어린 분들이어서 그 후손은 없지만, 그 형제나 사촌, 팔촌까지는 혹시 있다면 확인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습니다."

75년 만에 다시 지상 위로 나온 어린이 유해 2구.

제주4·3희생자 유해 발굴과 신원 확인을 위한 유전자 감식 사업을 통해 지금까지 유해 413구가 발굴됐고, 이 가운데 141명이 신원이 확인돼 가족의 품으로 돌아갔습니다.

JIBS 안수경입니다.

영상취재 부현일
화면제공(재)일영문화유산연구원

JIBS 제주방송 안수경 (skan01@jibs.co.kr) 부현일(hiboo@jibs.co.kr)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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