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 목숨 앗아간 안타까운 수난 사고...구조장비함은 '텅텅'

<앵커>
최근 계곡이나 하천에서 수난사고가 많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피서객 부주의가 큰 원인이지만, 지자체의 허술한 안전관리 실태를 지적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박언 기자입니다.

<리포트>
소방대원이 물에 빠진 10대 남학생에게 심폐소생술을 실시합니다.

이 남학생은 곧바로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끝내 숨졌습니다.

어제(그제) 친구들과 괴산군 쌍곡계곡으로 막바지 여름 피서를 왔다가 성인 키보다 깊은 수심 3m 지점에 빠져 변을 당한 것입니다.

<현장녹취> 인근 주민
"셋이 물놀이하다가 안 오더래요. 그래서 돌아서서 보니까 물에서 허우적대더래요.."

취재진이 사고 현장을 살펴봤습니다.

그런데 애초부터 안전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었습니다.

바로 앞에 인명구조 장비 보관함이 있었지만, 어찌 된 일인지 텅 비어 있습니다.

주변에서 도움을 줄 수 있는 방법이 아예 없었던 것입니다.

사망 사고 후에도 현장에는 안전 조치가 없었습니다.

<현장녹취> 경찰 관계자
"군에서 나와 가지고 안전 조치, 구명환이나 로프 같은 거 설치한다더니 하나도 안 해놨네.."

위험을 알리는 어떠한 표식도 없어 피서객들은 아무것도 모르고 물놀이를 즐기고 있었습니다.

<현장녹취> 피서객
"그 소리 듣고 나온 거예요. 그런 얘기 듣고 좋아할 사람 하나도 없죠.."

관리 주체인 괴산군은 사고 현장이 물놀이 관리 지역이 아니었다고 해명했습니다.

또 뒤늦게 안전요원을 배치하고, 보관함에 안전 장비를 채워놨습니다.

<현장녹취> 괴산군 관계자
"괴산 지역이 넓다 보니까 비관리 지역까지 저희가 안전 점검을 못 하고 있고, 내년에는 거기도 관리 지역으로 지정을 검토해서 그쪽도.."

<그래픽>
/최근 5년간 전국에서 발생한 여름철 익사 사고는 136건.

하천과 계곡에서 목숨을 잃은 사람이 바닷가에서 변을 당한 사람보다 더 많았습니다.//

해마다 같은 장소에서 수난사고가 반복되는 경향이 있어 이에 대한 정밀 조사와 예방 대책 마련이 시급합니다.

CJB 박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