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마셔, 안 팔려, 안 자라” 와인 대국 프랑스, 포도밭 갈아엎는다
세계 1위 와인 수출국 프랑스, 그중에서도 레드 와인의 본산으로 유명한 남서부 보르도(Bordeaux) 지역에서 포도 농사를 그만두겠다는 농민들이 속출하고 있다.
17일(현지 시각) 일간 르몽드 등에 따르면 보르도 일대 1371개 농가가 포도 경작 중단을 검토하고 있다. 이 농가들의 포도밭 면적은 약 3만5000㏊(헥타르·1㏊는 약 3025평)에 달한다. 1000개 농가는 포도밭을 갈아엎고, 1㏊당 6000유로(약 876만원)인 농가 지원금을 정부에 신청하고 다른 작물 농사를 짓기로 했다. 올해 와인 농가 지원에 투입되는 예산만 5700만 유로(약 832억원)에 달한다.
이는 보르도 와인의 85%를 차지하는 레드 와인 가격 하락세 때문이다. 프랑스 농업부에 따르면 작년 하반기(7~12월) 보르도산 레드 와인 가격은 이전 5년 평균 가격 대비 21% 떨어졌다. 1병당 5~10유로(약 7300~1만4600원) 사이에 팔리던 보르도산 중급 레드 와인이 최근 2유로(약 2900원)에 팔리기도 했다.
가격이 떨어진 이유 중 하나는 프랑스 젊은 층의 와인 사랑이 식었기 때문이다. 프랑스 방송사 RTL에 따르면, 18~35세 연령층의 레드와인 소비량은 지난 10년 새 32% 감소했다. RTL은 “젊은 세대는 와인보다 수제 맥주(craft beer)를 선호한다”며 “올해 프랑스 슈퍼마켓에서 맥주 판매량이 처음으로 와인을 앞지를 것이란 예상도 나온다”고 했다.
최대 수입국인 중국이 코로나 팬데믹 기간 와인 수입을 중단한 점도 악재다. 프랑스산 와인이 중국산으로 대체되면서, 작년 기준 보르도산 레드 와인의 중국 수출량은 2019년의 약 25% 수준이다. 폭염도 가세했다. 레드 와인 대신 시원하게 마시는 화이트 와인과 로제 와인을 찾는 사람이 늘었다. 평균 기온이 올라 보르도 와인 알코올 도수가 높아지고, 떫은맛이 너무 강해졌다. 폭염에 가뭄까지 가세해 작황도 악화됐다.
와인 산업 타격은 세계적 현상이다. 호주 최대 와인기업 TWE는 지난달 초 일부 와인 양조장을 폐쇄한다고 발표했다. 한국도 혼술족(혼자 술을 마시는 사람)의 위스키 열풍으로 와인 소비량이 감소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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