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산 앞둔 여성 부부의 바람…"아이가 평범하게 살 수 있길"
이번에는 곧 아이를 얻게 될 커플의 이야기를 전해드리겠습니다. 그런데 이 커플, 둘 다 여성이어서 현행법상 가족으로 인정받지 못합니다. 이렇다 보니 아이를 낳아 기르더라도 혜택이 없는 건 물론이고, 걸림돌도 많습니다. 인구 문제 차원에서도 사회적 논의가 필요한 문제입니다.
이은진 기자가 만났습니다.
[기자]
[김규진/출산 예정 동성 부부 : 안녕하세요. 한국 국적 유부녀 레즈비언 김규진이라고 하고요. 이제 임신 8개월쯤 돼서 다음 달 출산을 하게 됩니다.]
[김세연/출산 예정 동성 부부 : 네. 저는 김규진 아내 김세연입니다.]
이 30대 여성 둘은 부부입니다.
남성과 여성,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부부는 아니지만 분명히 부부입니다.
4년 전 미국에서 정식으로 결혼했습니다.
[김규진/출산 예정 동성 부부 : 구청에 가서 혼인신고를 했을 때 구청 직원이 접수 곤란해 한다던지…]
하지만 한국에선 법적으로 부부가 아닙니다.
부부면서도 남남인 이 둘, 다음 달이면 아이가 생깁니다.
[김규진/출산 예정 동성 부부 : 미국에서 동성 부부와 아이로 구성된 다양한 가족들을 보면서 우리도 아이를 가질 수 있지 않을까…]
아이가 가지고 싶었던 부부는 지난해 12월 유럽 한 나라에서 시험관 시술을 받았습니다.
얼굴도 모르고 이름도 모르는 남성 정자를 기증받았습니다.
어쩔 수 없이 남들과 다른 시작을 할 아이, 용기가 필요했습니다.
[김규진/출산 예정 동성 부부 : 수술 때 사인을 해줄 수도 없고, 그래서 법 앞의 소수자라는 걸 정말 '사실이구나'라고 생각하게 되는 순간들이…]
다음 달이면 아이는 태어납니다.
[김세연/출산 예정 동성 부부 : 그냥 평범하게 살아도 행복할 수 있는 세상 너무 과잉경쟁하고 이렇지 않은…]
아이가 그저 평범하고 밝은 삶을 누리는 게 유일한 바람입니다.
하지만 쉽지 않습니다.
혼인신고가 안되니 법적으로는 미혼모, 주거 돌봄 복지 혜택에서 후순위일 수밖에 없습니다.
[김규진/출산 예정 동성 부부 : 혹시 있다면 꼭 연락 주세요. 저희가 프렌들리한 어린이집 리스트라도 만들게…]
혐오 차별과도 싸워야 합니다.
다만 두 엄마는 얼마든지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김규진/출산 예정 동성 부부 : 아기가 잘 자랄 수 있도록 다들 긍정적인 변화 만들어주실 거라고 저는 믿습니다.]
아이를 위해서입니다.
(영상그래픽 : 장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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