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홀 러프서 이글, 나도 깜짝”
하이원 리조트 여자오픈 첫날
유소연, 2언더파 공동 2위 출발
“한국에서 좋은 기운 받고 싶어”
“첫 홀 러프에서 이글이 들어가 저도 깜짝 놀랐어요.”
악조건 속에서도 최상의 결과를 뽑아낼 수 있는 게 골프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서 활약하는 베테랑 유소연(33·사진)은 17일 강원도 정선 하이원CC(파72·6573야드)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하이원 리조트 여자오픈(총상금 8억원) 1라운드 1번홀(파4)에서 티샷을 러프로 보내고도 이글을 잡았다.
드라이버샷을 오른쪽 러프로 보낸 유소연은 “113야드 거리에서 50도 웨지로 친 샷이 그대로 들어갔다”며 “2번홀에서도 버디를 잡고 3언더파 선두로 시작해 각오가 남달랐는데, 마지막홀 보기로 끝까지 잘 마무리하지 못한 건 아쉽다”고 밝혔다.
유소연은 이후 버디 1개, 보기 3개를 더하고 2언더파 70타를 기록, 오후조에서 4언더파 68타를 친 선두 박결과 2타차로 이틀째 경기를 맞게 됐다. 오전조에선 이제영과 최은우가 3언더파 69타를 기록했다. 이날 경기는 짙은 안개로 3시간 늦게 시작되는 바람에 120명 중 48명이 18홀을 다 마치지 못했다.
유소연은 “오전조 선두가 3언더파밖에 못 쳤다는 사실에 놀랐다”며 “하이원에서 두 차례 우승한 만큼 최선을 다해 두 자릿수 언더파 스코어를 내고 싶다”고 말했다. 유소연은 2009년, 2015년 이 대회 두 차례 우승을 포함해 한국에서 10승을 거뒀다. 당시 우승스코어는 각각 10, 11언더파였다.
2012년 미국으로 건너가 신인상, 2017년 올해의 선수와 세계 1위에 오르고 통산 6승(메이저 2승)을 거둔 유소연은 2018년 LPGA 마이어 클래식과 2020 한국여자오픈 이후 우승하지 못했다. 올해는 8개 대회 중 6번이나 컷탈락하는 난조에 빠져 있다.
“스윙 교정을 하면서 드라이버샷에 자신감을 잃은 게 가장 큰 원인”이라는 그는 “골프 시작한 이래 가장 답답한 시간을 보내고 있는데, 한국에서 기운을 받아가고 싶다”며 선전을 다짐했다.
18홀을 모두 마친 선수 중 유일하게 4타를 줄인 박결은 “제가 선두일 줄 몰랐다”면서 “올 시즌 아이언샷이 잘돼 확실히 좋은 성적을 내고 있다”며 2018년 SK네트웍스 서울경제클래식(10월) 이후 2승을 다짐했다.
시즌 3승 경쟁을 벌이는 박민지, 임진희와 추천선수 대니엘 강(미국)이 함께한 오전 메인조에서는 희비가 갈렸다. 박민지와 임진희가 나란히 1언더파 71타로 출발한 반면 대니엘 강은 2언더파로 순항하던 후반 첫 홀(1번홀·파4)에서 트리플 보기, 다음 홀에서 더블보기를 기록하고 3오버파 75타를 쳐 100위권으로 밀렸다.
정선 | 김경호 선임기자 jerom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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