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육아휴직 쓰겠다고 하자 "양아치다"…결국 사직서 쓴 엄마
추억의 포스터부터 보시죠. 딸이건 아들이건 둘만 낳자, 그 이상은 안 된다. 이렇게 캠페인 벌일 때가 있었습니다. 물론 지금은 정반대죠. 둘만이라도 낳아달라는 상황입니다. 어제(16일) 정부가 앞으로는 아이 둘도 다자녀로 보겠다, 그동안 세 자녀 가정에 주던 혜택, 둘만 낳아도 주겠다고 대책 내놨는데, 격세지감이죠. 출산율 통계 나올 때마다 최저기록 갱신은 당연한 얘기입니다. 지난해 0.78명, 세계 꼴찌 수준이니까 2명 낳았다면 다자녀가 맞아 보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이렇게 발등에 불 떨어졌다며 정부가 대책 쏟아내지만, 또 한 편에선 이러니 아이를 안 낳지 싶은 상황이 여전합니다. 한 30대 엄마가 육아휴직 쓰겠다고 했다가, 상사에게 폭언 듣고 회사를 나가야 했습니다.
김지윤 기자입니다.
[기자]
33살 김모씨는 경북경영자총협회의 고용복지센터에서 5년 넘게 일했습니다.
올해 2월 아이를 낳았습니다.
출산휴가가 끝나면 복귀하려 했지만, 마음이 바뀌었습니다.
아이 때문에 복직이 힘들다고 하자 담당 팀장은 이해할 수 없다고 했습니다.
[담당 팀장/당시 김씨와 통화 : {생각보다 애가 너무 작아서, 어머니는 너무 서투시고…} 너무 회사 입장에서 생각을 안 해준 상황밖에 안 되는 거거든요.]
그리고 폭언을 했습니다.
[담당 팀장/당시 김씨와 통화 : 그러면 OO선생님은 진짜 양아치밖에 안 되는 거예요. 이거는 그냥 누가 봐도 진짜 양아치다.]
복직 여부는 규정상 30일 전에 말해야 하는데 20일 전이라며 꼬투리를 잡았습니다.
육아휴직을 쓰겠다고 하자 회사와 상의해 보겠다고 했지만, 며칠이 지나도 답이 없었습니다.
결국 팀장 상사인 국장에게 전화를 걸었습니다.
[담당 국장/당시 김씨와 통화 : 도저히 (상황이 안돼서) 그만둔다고 (담당 팀장이) 나한테 아침에 그렇게 얘기하던데.]
김씨가 꺼내지도 않은 퇴직 이야기를 들은 겁니다.
경총은 김씨의 육아휴직 신청을 한 달쯤 미뤘습니다.
김씨는 결국 사직서에 서명했습니다.
[김모 씨 : (회사에) 피해만 주는 그런 직원이라고 생각을 하고 있었고, 그래서 퇴사가 맞겠구나.]
하지만 퇴사 후 마음을 바꿔 노동청에 진정을 넣었습니다.
[김모 씨 : 사회적으로, 결과적으로 봤을 때 나는 직장을 잃은 그냥 여성으로밖에 안 되는…]
경총은 육아휴직을 못 쓰게 하거나 퇴사를 통보한 사실이 없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김씨는 사직서를 쓸 수밖에 없게 만든 이유를 명확하게 밝혀야한다고 강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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