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검증] '잘 따르면 손해' 태양광 발전도 '차별'?
[뉴스데스크]
◀ 기자 ▶
뉴스의 현장에서 사실을 확인하는 현장검증입니다.
올여름 폭염이 이어지면서 전력수요가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는데요.
우려했던 블랙아웃, 대규모 정전사태는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최근 몇 년 사이 급증한 태양광 발전이 큰 역할을 했는데요.
정작 태양광 발전 현장에서는 발전 지침을 잘 따르면 오히려 손해를 보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고 합니다.
어떻게 된 일인지 현장을 확인했습니다.
제주도 푸른 초원 한가운데 검은색 태양광 패널이 바둑판처럼 가지런히 자리를 잡았습니다.
7년 전 정부와 지자체의 저탄소 정책에 발맞춰 밭을 엎고 태양광 발전 시설을 들인 겁니다.
그런데 올해 들어 이 발전소는 30여 차례나 작동이 멈췄습니다.
한전이 강제로 작동을 정지시킨 겁니다.
올해 입은 피해액만 2천만 원이 넘습니다.
[홍상기/제주 태양광 발전 사업자] "태양광 사업을 하면서 대출 받았던 원금이라든가 이자, 이거 어디 가서 무슨 일을 해서 갚아 나갈 겁니까."
이곳은 MBC 뉴스센터에 XR 가상현실로 재현한 태양광 발전소입니다.
이렇게 햇빛을 받아 패널에서 생산된 전력은 송배전망을 통해 각 가정과 공장 등으로 보내지는데요.
전력이 너무 많이 생산되면 송배전망이 감당하지 못해 대규모 정전사태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이를 막기 위해 전력거래소와 한국전력은 과잉생산이 감지되면 태양광발전소에 설치된 장치를 원격 작동시키는 등의 방법으로 발전을 정지시키는데요.
이를 '출력 제한'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이 출력 제한이 극히 일부에만 차별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MBC가 입수한 제주도 태양광 출력제어 현황입니다.
전체 1,673개 태양광 발전소 가운데 출력제어 장치가 설치된 건 332곳.
5곳 중 한 곳에 불과합니다.
심지어 공기업인 제주에너지공사 소유 발전소조차 출력제어 장치가 없었습니다.
[제주에너지공사 관계자 (음성변조)] "무인 개폐장치가 따로 설치가 안 돼 있어서 한전 쪽에서 저희를 끊지 못한다고 하더라고요."
더 큰 문제는 이런 차별적인 피해가 전국으로 확산될 조짐이 보이고 있다는 겁니다.
내륙인 이곳 호남 지역에서도 올해 두 차례 태양광 발전소 출력제한이 발생했는데요.
전력거래소에서는 올가을부터 이곳 내륙에서의 출력 제한도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현재 제주도를 제외한 전국 태양광 발전소 10만 480곳 중 원격으로 출력을 제어할 수 있는 곳은 4,252곳, 4%에 불과합니다.
[홍유길/전남 태양광 발전 사업자] "저희한테 '특별히 피해는 없을 거다' 그래서 설치를 했는데, 올해 4월에 갑자기 출력 제한이 말이 나오면서, 저걸 통해서 송출 제한을 한다고 이야기를 하니까 좀 속았다는 생각도 들고.."
한전은 형평성에 맞지 않다는 걸 인정하면서도 비용 등의 문제로 모든 발전소를 제어하기가 어렵다는 입장입니다.
[한전 관계자 (음성변조)] "지금 방식으로 출력제어를 한다 그러면 엄청난 많은 양의 기기가 설치가 돼요. 현장에 예산 등 여러 가지 현실적인 부분이.."
차별적인 출력제어로 입은 손해에 대해서는 보상책 등 관련법도 없는 상황.
피해자들은 정부를 상대로 잇따라 행정소송을 제기했습니다.
MBC뉴스 김태윤입니다.
영상취재: 이종혁, 고헌주 / 영상편집: 정선우 / XR그래픽: 신용호, 하상우, 남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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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취재: 이종혁, 고헌주 / 영상편집: 정선우
김태윤 기자(kktyboy@mbc.co.kr)
기사 원문 - https://imnews.imbc.com/replay/2023/nwdesk/article/6515483_36199.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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