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돈 아니어도 만족감은 같다?" 정부가 낸 이의신청서, 충격적인 논리

신수아 2023. 8. 17. 2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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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 앵커 ▶

제3자 변제방식을 거부한 강제동원 피해자를 대상으로 정부가 공탁을 걸려고 한 시도가 번번이 좌절되고 있는데요.

정부가 법원에 냈던 이의신청서를 확인해 봤더니, 우리 정부가 맞나 싶을 정도로 내용이 충격적이었습니다.

피해자가 금전적인 만족을 얻으면 그만이라거나, 공탁을 맡아주지 않는 것이 '국익에 반한다'는 납득하기 어려운 주장이 담겨 있었습니다.

신수아 기자가 보도합니다.

◀ 리포트 ▶

행정안전부 산하 일제 강제동원 피해자 지원재단이 법원에 냈던 이의신청서입니다.

여기서 재단은 "일본 가해기업이 직접 변제하는 것과 제3자인 지원재단이 변제하는 경우는 아무런 차이가 없다"고 주장합니다.

그러면서 그 이유를 댔는데 "강제동원 피해자가 동일하게 금전 채권의 만족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전범기업이 낸 돈인지 우리 정부 예산인지가 중요한 게 아니라 동일한 금액만 받으면 피해자의 만족감은 같을 거라는 주장입니다.

이 같은 논리는 수십 년 동안 일본 정부와 싸워온 피해자들의 생각과 정면으로 배치됩니다.

[양금덕 할머니/강제동원 피해자 (1월)] "지금 내가 죽도록 그놈들한테 사죄 받고 죽는 것이 소원인디‥"

[양금덕 할머니/강제동원 피해자 (3월)] "잘못한 사람한테, 일본한테 받아야지. 일본한테 받아야 돼‥"

[이춘식 할아버지/강제동원 피해자 (2019년)] "내가 단독으로 간 게 아니고 조선총독부 때 중고등학생들 일본 가서 기술 배우라고 해서 군수 공장에 갔어."

지원재단은 또 일본 전범기업의 사과에 관해 "헌법이 보장하는 양심의 자유에 따라 어느 누구라도 사과를 강제할 수 없다"고 항변했습니다.

그러면서 "확정된 판결금 채권을 전범기업으로부터 받아야 한다는 것은 법 감정의 문제일 뿐"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재단 측이 사실상 일본 측을 대변하고 있는 겁니다.

[임재성/강제동원 피해자 대리인] "이게 'A가 주든 B가 주든 C가 주든 상관없다'라고 주장을 하고 있는데‥지금 이건 재산상의 손해에 의한 손해배상 채권-채무 관계가 아닙니다. 정신적 고통에 대한 위자료잖아요."

정부 이의신청은 법원에서 잇따라 기각되고 있습니다.

광주지법은 "가해 기업은 불법행위 사실 자체를 부인한다"며 "이 상황에서 정부의 제3자 변제안은 가해 기업에 면죄부를 주게 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정부의 이의신청 중 4건이 기각된 가운데 앞으로 7건의 법원 판단이 남아있는데, 외교부는 항고 등의 판단을 계속 구해나가겠다는 입장입니다.

MBC뉴스 신수아입니다.

영상편집: 장동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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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편집: 장동준

신수아 기자(newsua@mbc.co.kr)

기사 원문 - https://imnews.imbc.com/replay/2023/nwdesk/article/6515474_36199.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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