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8% 된다는데 집 사겠나”...15년만에 최고, 미국채 금리 경악
서머스 “4.75%까지 간다”
매파적 7월 FOMC 의사록에
금리 상승 베팅 늘어
주담대 8% 갈수도
美부동산시장 타격 불가피
이날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고치를 찍었다. 7월 FOMC 의사록에서 “대부분의 참가자들은 추가 긴축이 요구될 수 있는 인플레이션 상승 위험을 계속 보고 있다”며 “인플레이션을 목표치인 2%로 되돌리기 위해 통화 정책이 충분히 제한적이어야 한다고 판단했다”는 매파(통화 긴축 선호)적 발언이 시장에 직격탄을 날렸다.
추가 긴축 가능성에 미 정부가 공격적으로 국채 발행을 쏟아내고 있는 점도 수급 불안으로 작용해 국채 금리 상승으로 이어졌다. 31조3810억달러(약 4경2000조원)가 넘는 미국 재정적자를 메우기 위해 미 재무부가 국채 발행을 늘릴 것이라고 공언하고 있는데다 중국과 일본 등 미국 국채 ‘큰손’들이 국채를 매도하며 보유량을 줄이고 있는 점도 국채 가격을 끌어내리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국채 금리 급등으로 기업의 자금조달 비용과 개인의 대출 비용이 증가하면서 투자 심리는 크게 꺾이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과거 국채 금리 급등이 시장을 불안정하게 만든 적이 있어 투자자들이 긴장하고 있다”면서 “대출 비용이 가파르게 상승하고 주식·채권·주택시장의 잠재적 여파에 대한 월가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일부 애널리스트들은 국채 금리가 연준의 기준금리보다 훨씬 낮아 더 오를 여지가 충분하다고 보고 있다”면서 “이는 투자자들이 채권 금리 하락에 대한 베팅을 철회해야 하기 때문에 예상치 못한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WSJ는 특히 채권 금리 상승이 주택담보대출(모기지) 금리에 미칠 영향을 우려했다. 가장 많은 사람들이 타격을 받기 때문이다. 30년 고정 모기지 평균 이자율은 1년 전 연 5%에서 7.26%까지 올랐는데 전문가들은 이 금리가 연 8%까지 오를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연 7.2%대는 이미 2001년 이후 22년래 최고 수준이다. 로렌스 윤 전미부동산협회(NAR)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마켓워치에 “30년 고정 모기지금리는 중요한 단계에 있다”며 “30년 고정 금리가 연 7.2%, 10년물 국채 금리가 4.2%로 높게 유지된다면 모기지 금리는 최고점을 찍을 것이고, 만약 이 수준을 쉽게 넘는다면 모기지 금리는 연 8%까지 도달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7월 FOMC 의사록에선 향후 발표될 물가·고용 지표 등 데이터에 따라 추가 금리 인상에 나설 가능성을 열어뒀다. 의사록은 “참가자들은 위원회의 데이터 의존적인 정책 접근 방식을 명확하게 전달하는 것의 중요성을 강조했다”고 밝혔다. 이에 블룸버그는 “연준 인사들은 대체로 인플레이션이 줄어들지 않아 추가 금리 인상이 필요할 것이라고 우려했다”고 전했다.
연준이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을 열어둔 이유는 미국 경제에 대한 연준 자체 전망이 호전되고 있어서다. 의사록은 “소비와 실물 경제 지표가 예상보다 강하게 나타나면서 연말로 갈수록 경기가 완만한 침체 국면에 접어들 것이라는 판단이 직원들에게서 더 이상 나오지 않았다”고 밝혔다. 현 미국 경제 상황으로 미루어 볼 때 통화정책 기조를 긴축에서 완화로 되돌릴만한 때가 아니라는 공감대가 연준 내부에 형성돼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연준의 매파적 태도는 7월 FOMC에서의 금리 인상 여부를 둘러싼 의사 결정 과정에서도 드러났다. 의사록에 따르면 FOMC 위원 18명 가운데 7월 금리 동결을 주장하거나 지지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힌 이는 2명에 불과했다. 금리 동결론조차 연준 내에서 소수 의견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기준금리가 5%를 넘는 고금리 현상은 한동안 지속될 전망이다. 시장의 기준금리 전망을 집계하는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금리 선물 시장 참여자들은 대부분 연준이 내년 1분기까지 미국의 기준금리가 현행 5.5%(상단 기준)을 유지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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