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궁 빠져나오는 '이 질환'... 소변 샐 수도 있어 주의

밑 빠지는 느낌 드는 ‘자궁탈출증’…소변 새는 ‘요실금’까지 유발

자궁탈출증은 증상이 나타나지 않거나 경미한 '잠복성 요실금'을 유발할 수 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흔히 '밑빠지는 느낌이 든다'는 자궁탈출증은 그 자체로도 여성 건강을 위협하지만 요실금을 유발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소변이 새는 요실금이 대표적인 합병증으로 나타나기 쉽지만 증상이 미미해 모르고 지나칠 수 있다.

자궁탈출증은 자궁이 정상 위치에서 아래쪽 또는 위쪽으로 이동하면서 자궁의 일부 혹은 전체가 질을 통해 빠져 나오는 것을 말한다. 특히 골반 밑이 묵직하고 아픈 증상이 대표적으로 출산 경험이 있는 고령층과 완경기 여성에게 흔히 발생한다.

임신과 출산 과정에서 배 속의 장기를 받쳐주는 골반의 근육과 인대가 약해지면서 나타난다. 자궁, 방광 등 장기들이 질 쪽으로 빠져나와 덩어리가 만져지기도 한다. 비만이거나 변비가 심한 여성도 발생 위험이 높다.

고려대학교 안암병원 산부인과 안기훈 교수는 "임신과 출산, 비만, 노화 등으로 골반을 지지하는 근육이 약해진 상태라면 자궁탈출증 뿐만 아니라 요실금 발생 위험도 상당히 높다"고 말했다.

이어 "자궁탈출증을 치료하더라도 요실금 증상이 나타나면 환자의 삶의 질이 낮아질 수 있다"며 "이를 미리 발견해 자궁탈출증과 요실금을 동시에 치료해 환자의 만족도를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자궁탈출증 치료의 핵심은 요실금을 함께 해결하는 것이다. 치료가 끝난 뒤 요실금 증상이 나타나면 환자 삶의 질이 급격히 떨어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잠복성 요실금은 위치를 벗어난 자궁이 요도를 누르거나, 요도의 근위부가 꺾이는 등의 이유로 증상이 나타나지 않거나 경미할 수 있다. 이미 국제 가이드라인에는 자궁탈출증이 있으면 요실금이 없더라도 잠복성 요실금을 염두에 두고 요역학검사와 상담을 진행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자궁탈출증 증상이 심하지 않고 환자가 비교적 젊으면 케겔운동 등을 통해 골반저근육을 강화해 진행을 늦출 수 있지만 일시적인 예방법이다. 증상은 노화에 따라 심해질 가능성이 크다. 진행 정도가 심하면 자궁경부에 페서리라는 기구를 질 안에 넣어 자궁이 바깥으로 나오지 않도록 막거나 수술해야 한다.

안 교수는 "잠복성 요실금을 치료하려면 요역학 검사를 통해 질환 유무와 정도를 파악하고 환자와 함께 치료의 범위를 결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최지혜 기자 (jhchoi@kormed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