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원' 시달렸는데 단순 추락사?…"덮는데만 급급"

나경렬 2023. 8. 17.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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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2년 전 경기 의정부의 한 초등학교에서 교사 두 명이 잇따라 숨지는 사건이 뒤늦게 알려졌죠.

그런데 당시 학교와 수사당국은 단순 추락사로 결론내렸는데요.

교사노조 등은 숨진 교사들이 학부모 민원에 시달렸다며 진상 규명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나경렬 기자입니다.

[기자]

경기도 의정부 호원초등학교 앞엔 근조 화환이 빼곡히 놓였습니다.

지난 2021년, 이 학교에서 근무하다 숨진 두 교사를 추모하는 뜻이 담겼습니다.

악성 민원에 시달린 교사들.

학부모들의 전화는 밤낮을 가리지 않았고, 휴직하고 군입대를 했는데도 학교 측은 담임 시절 벌어진 문제를 선생님에게 떠밀었습니다.

< A씨 / 경기도 초등교사> "어떤 누가 그 학급에 있었어도 견디지 못했을 만큼의 정도라고 생각을 했어요. 장례식장에 가서 행패를 부린다든지…"

학교 측은 두 교사의 죽음을 추락사, 그러니까 단순 사고사로 규정했습니다.

한 교사는 사건 당일, 다른 교사는 5일 만에 사망 경위가 결정됐고 자살이 아닌 추락사라고 적힌 사망경위서가 교육청에 보고됐습니다.

경기도교육청도 학교 보고에 따라 추락사로 처리했고, 경찰도 '단순 자살', 변사 처리하고 사건을 종결했습니다.

단순 추락사로 규정한 학교 측의 설명이 향후 조사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입니다.

교사들은 문제가 터질 때마다 교사 개인에게 책임을 묻는 관행이 그대로 작용했다고 주장합니다.

< B씨 / 경기도 초등교사> "학교에서 죽어야 이 억울함이 풀릴까란 생각을 했던 적이 있는데, 내가 그때 죽었으면 사인은 육아 스트레스, 개인사 이런 게 아니었을까, 그런 걸로 덮히지 않았을까."

악성 민원을 들여다보려는 노력은 없었고, 문제를 빨리 해결하려고만 했다는 겁니다.

경기교사노조는 고인들의 명예 회복을 위한 탄원서를 받고 있습니다.

연합뉴스TV 나경렬입니다. (intens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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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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