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실세 이철규의 `입 단속령` 논란

한기호 2023. 8. 17. 1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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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핵관(윤석열 대통령 핵심관계자)'으로 통하는 이철규 국민의힘 사무총장이 오는 10월 시작될 당무감사와 관련해 '입 단속령'을 내려 당이 술렁이고 있다.

장동혁 당 원내대변인은 MBC라디오에서 "그 부분만 떼놓고 얘기하면 그렇게(경고로) 들릴 수는 있다"면서도 "건강한 비판이나 의견 제시는 얼마든지 가능하겠지만 사실에 기하지 않고 하는 건 자제해달라는 취지"라고 해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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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오후 국회 본청에서 열린 국민의힘 최고위원회의 도중 이철규(오른쪽) 당 사무총장이 박성민 사무부총장(전략기획부총장)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국민의힘 홈페이지>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핵심관계자)'으로 통하는 이철규 국민의힘 사무총장이 오는 10월 시작될 당무감사와 관련해 '입 단속령'을 내려 당이 술렁이고 있다. 내년 제22대 총선 공천 실무를 사실상 총괄할 수 있는 실세가 경고장을 날렸기 때문이다.

17일 여권에 따르면 이 총장은 16일 오후 국회 비공개 의원총회에서 "함께 항해하는데 멀쩡한 배에서 노를 거꾸로 젓고, 구멍이나 내는 승객은 승선할 수 없다"며 "본인 생각만 갖고 당 전체를 비하하거나 폄훼하는 경솔한 언행은 본인이나 당 조직에 도움이 안 된다"고 말했다. 그는 당일 오후 윤 대통령의 부친상에 조문한 뒤 기자들과 만나서도 발언 사실을 확인하며, 당의 얼굴로서 언행을 조심하자는 "일반론적인 이야기"라고 했다.

'배를 침몰시키려 하면 태울 수 없다'는 말이 특정인 저격이냐는 물음엔 "정치하면서 말 한마디 한마디가 국민들에게 어떻게 받아들여질지에 대해 고민 없이 함부로 말하면 안 된다"고 답했다.

친윤(親윤석열)계에선 이 총장 발언에 공감했다. 재선인 박성중 의원은 이날 SBS라디오에서 "당을 위해 분란을 일으키는 행동을 하지 말라는 경고성 발언"이라면서도, '함께 가자'라는 취지라며 "내년 총선 공천과 연결되는 발언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장동혁 당 원내대변인은 MBC라디오에서 "그 부분만 떼놓고 얘기하면 그렇게(경고로) 들릴 수는 있다"면서도 "건강한 비판이나 의견 제시는 얼마든지 가능하겠지만 사실에 기하지 않고 하는 건 자제해달라는 취지"라고 해석했다. '공천 안 준다는 표현이냐'는 물음엔 "아닌 것 같다"고 부인했다.

친(親)이준석계 3선 하태경 의원은 KBS라디오에서 이 사무총장의 강경 발언에 '당내 건강한 쓴소리를 다 억압하느냐'는 비판이 나올 수 있다고 했다. 이 사무총장이 '배를 침몰시킬 승객'으로 봤을 대상으로 그동안 중징계를 받은 인사들, 유승민·이언주 전 의원을 시사하면서도 "이준석 전 대표는 공천된다"고 내다봤다.

인천 지역구 4선의 윤상현 의원은 이날 BBS라디오에서 "당 지도부는 상대적으로 영남권이나 강원권에 있는 분들이니까 수도권 정서나 흐름을 못 느낄 수 있다고 본다"고 했다. 지난 전당대회 비주류 도전자였던 그는 최근 SNS 글로 '수도권 총선 전멸' 우려를 꺼내며 "집권당의 현 주소는 당 지도부 책임"이라고 김기현 대표 등을 겨눴다.

비윤(非尹) 이준석 전 대표도 YTN 방송에 출연, 이 총장을 향해 "'배에 난 구멍'이 안 보이는 것 같다"며 "내부 수리부터 하시라"고 말했다. 또 "60% 지지율 하겠다면서 다른 주자를 주저앉히고 당선됐으면 다른 데 화살 돌릴 게 아니라, 성과를 보일 시기"라고 지도부를 직격했다. "저러다가 나중에 끌려 내려온다"고 꼬집기도 했다.

이 총장은 이날 오후 최고위원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을 만나 "많은 사람들이 언행을 자중하고 있는데 한두 사람이 말을 잘못해 당원들 자존심 상하고 당의 위상이 떨어지고 사기가 저하되는 걸 자제해달라는 데 뭐가 잘못됐단 말이냐"며 "정치인의 신념과 소신을 말하는 것과 누구를 조롱하는 것은 다르다"고 목소리를 높였다.한기호기자 hkh89@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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