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추가로 입 연 하나고 교사들 "학폭 합의 없었다...진술서 오해 없어"

김철희, 우철희 2023. 8. 17. 1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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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 아들의 학교 폭력 의혹이 제기된 뒤 이 후보자 측은 일방적 가해는 없었고, 1학년 때 당사자 사이 사과와 화해가 이뤄졌다고 해명해왔는데요.

YTN은 학폭 의혹을 처음 폭로한 교사 외에 복수의 다른 교사들을 어렵게 만나 구체적인 입장을 들었습니다.

피해 학생들이 2학년이 돼서도 가해자와 합의하지 않았을 뿐 아니라, 학생들의 진술서엔 한 글자도 오해가 없었다고 주장했습니다.

먼저, 김철희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기자]

지난 6월, YTN은 이동관 방통위원장 후보자 아들의 학교폭력 의혹을 최초로 공익제보한 전경원 교사를 만났습니다.

[전경원 / 당시 하나고 교사 : (학교가) 저는 상당히 투명하지 않은 방식으로 처리했기 때문에 지금까지 이런 문제로 남게 됐다….]

의혹이 이어지자 이 후보자 측은 보도 내용이 사실과 다르다며 반박 입장문을 냈습니다.

2011년, 아들이 1학년이던 당시 친구 한 명과 다툼이 있었을 뿐이고, 당사자 사이 이미 사과와 화해가 이뤄졌다는 겁니다.

피해 학생 중 한 명도 지난 6월, 해당 진술서는 학폭위를 열어달라고 쓴 게 아니고 피해 시점과도 간격이 있었다면서 언론에 공개 입장문을 보내기도 했습니다.

친구로부터 사과받고 화해한 상황이라며 더 이상 자신은 '학폭 피해자'가 아니라고 밝혔습니다.

이후 YTN은 당시 상황을 기억하는 교사들을 차례로 만났습니다.

피해 학생들이 가장 먼저 믿고 찾았던 상담 교사는 이 후보자 입장문이 기억하는 사실과 다른 부분이 많다고 입을 열었습니다.

이 후보자 주장처럼, 화해해서 1학년 때 모든 것이 끝났다면, 왜 여러 명의 피해 학생이 2학년 때 자신을 찾아왔겠느냐는 겁니다.

[A 씨 / 당시 하나고 교사 : 2학년 때 찾아와서 아이들이 그렇게 힘들어하는 이야기를 했다면 적어도 그 순간, 그 포인트, 그 순간에는 얘네들이랑 합의했다고 볼 수는 (없는 거죠).]

학생들은 분명한 고통을 호소하던 상황으로 직접 써내려간 진술서에는 한 마디 거짓도 없었다고 반박했습니다.

[A 씨 / 당시 하나고 교사 : 그 필체의 뉘앙스와 정서적 방향성이 일관성이 있어요. 순식간에 썼어요. 몇 분 만에. 한 글자도 오해가 없습니다, 거기는.]

다른 선생님들의 증언 역시 비슷한 취지입니다.

피해 학생들은 1학년 때 이미 학교에 여러 차례 도움을 요청했는데,

[B 씨 / 당시 하나고 교사 : (1학년 때 피해 학생이) 리포트 형식으로 엄청 익명성을 보장해 달라고 사정하며 학교에 고지를 했어요.]

이후에도 문제가 해결되지 않자, 믿을 수 있는 교사들을 찾아간 뒤 도와달라고 말했다는 겁니다.

뒤늦게 사태의 심각성을 안 교사들은 이 정도 가해 행위를 한 이 후보자 아들이 학교를 떠나야 한다고 판단했다고 전했습니다.

[C 씨 / 당시 하나고 교사 : 저는 (전학 처분) 그 정도는 강해야 한다고 생각했던 입장이긴 해요.]

YTN은 당시 진술서에 등장하는 다른 피해 학생들도 접촉했지만 대부분 구체적인 언급을 피했습니다.

당시 상황을 기억하는 사람들의 증언과 이동관 후보자의 입장이 다른 것으로 드러나고 있지만,

이 후보자 측은 여전히 구체적인 해명을 내놓지 않고 있습니다.

YTN 김철희입니다.

[앵커]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는 아들의 학교폭력 문제가 불거졌을 당시 김승유 하나고 재단 이사장과 전화 통화를 한 사실도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당시 하나고 교사들은 학부모와 이사장의 간단한 통화라도 부적절한 개입이 될 수 있다고 입을 모았습니다.

여기에 김 전 이사장은 기자 시절부터 인연이 있다는 이 후보자의 해명과 배치되는 입장이라 논란이 예상됩니다.

이어서 우철희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기자]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는 학교폭력 문제가 불거져 아들이 전학 갈 위기에 놓인 지난 2012년 5월 무렵, 김승유 당시 하나고 이사장에게 전화를 걸었습니다.

[김승유 / 전 하나고 이사장 : 새로 전학 간 데서 시험을 치면 불리하니까 '시험은 여기서 치고 가게 해 주십시오.' 하는 얘기가 있었어요. 그게 다예요.]

이 후보자는 사실관계 확인 차원의 통화일 뿐 압력을 행사한 게 아니라고 강조했지만, 당시 하나고 교사들의 생각은 달랐습니다.

[전경원 / 당시 하나고 교사 : 갑 중의 갑이라고 봅니다. 보통 사람들은 학교에서 이사장한테 전화 못 해요. 누가 이사장한테 전화를 해요. 정말 억울하면 문제가 있으면 담임한테 전화를 하지….]

뒤늦게 입을 연 당시 피해 학생들을 상담한 다른 교사도 이 후보자와 김 전 이사장의 전화 통화는 상당히 부적절했다고 꼬집었습니다.

특히, 이사장과 아주 간단한 통화를 한 것만으로도 학폭 상황에 대한 개입으로 여겨지는 것이 사회 통념이라는 겁니다.

또, 학교 문제를 두고, 이사장과 논의하는 사례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학교는 학습자의 신분 차에 의해 지원과 처벌에 구별이 일어나서는 안 된다는 말도 잊지 않았습니다.

[A 씨 / 당시 하나고 교사 : 적당한 어떤 친분이 있는 사람으로서 이렇게 연락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은 들어요. 그렇지만 이것이 어떤 사건을 두고 이야기 나눌 때는 그땐 상황이 달라요.]

이런 가운데, 김 전 이사장과의 과거 친분에 대한 이 후보자의 해명에도 의문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이 후보자는 지명 전 입장문을 통해 하나고 관계자 중 면식이 있었던 인사는 기자 시절부터 알고 지내던 김 전 이사장이 유일하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YTN과 만난 김 전 이사장은 사실과 다르다고 말했습니다.

기자 시절 이 후보자를 알지 못했고, 이명박 전 대통령이 취임한 2008년 전후로 친분을 맺었다는 겁니다.

[김승유 / 전 하나고 이사장 : 기자 시절에는 몰랐지. 그 사람 정치부 기자인데 내가 어떻게 알아. 2008년부터 (이명박 전 대통령이) 취임을 했잖아. 2007년 선거에 이 사람이(이동관) 쫓아다녔을 것 같아. 그니까 내가 처음 안 것이 대통령이 된 다음인지, 되기 전인지는 모르겠어.]

당시 재단 이사장에게 전화할 수밖에 없는 사정을 강조하기 위해 과거 인연을 사실과 다르게 말한 것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되는 대목입니다.

이에 대해 이 후보자 측은 지난 1990년대 국회 출입기자 시절 재정경제위원회를 담당하면서 김 전 이사장을 취재원으로 만나 인사를 나눴다면서 시간이 오래돼 김 전 이사장이 기억을 못하는 것 같다고 해명했습니다.

YTN 우철희입니다.

촬영기자 : 진형욱

영상편집 : 문지환

그래픽 : 이원희

YTN 김철희 (kchee21@ytn.co.kr)

YTN 우철희 (woo72@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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