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도나도 내민 손길…“세상 아직 따뜻해요”
[KBS 부산] [앵커]
주거 환경이 열악한 장애인의 집을 새로 단장해주자는 글이 인터넷에 올라왔는데요.
이 글을 본 이웃들이 너도나도 돕겠다고 나섰습니다.
이들은 더 도움이 필요한 사람을 그냥 지나치지 못했다며, 세상이 아직 살 만하다고 말했습니다.
보도에 정민규 기자입니다.
[리포트]
어릴 때부터 앞을 보지 못한 중증 시각장애인 이 모 씨.
환한 대낮도 어둠인 그의 일상은 거의 좁은 집 안에서의 생활이 다입니다.
[이○○/시각장애인 : "(방문) 턱이 항상 장애물이 돼서 발이 꺾여서 고꾸라지든가, 발가락을 다치든가 그랬죠. 살림살이가 다 저한테는 다 장애물이었거든요."]
이런 딱한 사정을 전해 들은 강태규 씨가 개인 SNS에 글을 올렸는데, 이곳저곳에서 도울 일이 없겠냐며 연락을 해왔고, 결국, 30명이 넘는 사람들이 모였습니다.
서로 얼굴도 모르던 사람들이 우연히 올라온 SNS 글을 보고 만나 지난 40일 동안 집을 꾸며냈습니다.
새롭게 단장한 집은 집주인인 시각장애인의 필요에 맞게 내부 구조를 배치한 게 특징입니다.
문턱을 모두 앲애고, 쉽게 오갈 수 있게 미닫이 문을 단 데다, 손길 닿는 곳마다 점자를 붙이고, 카메라를 설치해 다른 가족과 서로 소통할 수 있게 배려했습니다.
수천만 원의 자잿값은 물론이고, 커텐, 타일, 주방, 실내장식 등은 기부에 나선 소상공인들이 무료로 시공까지 맡았습니다.
[강태규/기부 제안자 : "엄청나게 더웠는데, 그 힘든 과정에서 100여 분이 단 한 번도 짜증 안 내고 웃으면서 일을 하는 거 보면서 아직 세상 따뜻해다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작은 행동이 만들어낸 조그만 기적을 보았다는 사람들은 도움이 필요한 이들을 위해 기부를 이어나가겠다고 말했습니다.
KBS 뉴스 정민규입니다.
촬영기자:이한범
정민규 기자 (hi@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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