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단한 불혹의 윌리엄스 자매
동생은 작년에 은퇴해 둘째 아이 출산 준비
테니스에서 역대 가장 압도적인 자매(姊妹)를 꼽으라면 망설임 없이 미국의 ‘윌리엄스 자매’를 외쳐야 한다. 실제로 자매가 뭉치면 무서울 게 없었다.
언니 비너스 윌리엄스(43·세계 533위)와 세리나(42·은퇴)는 1999년 프랑스오픈 여자 복식에서 처음 정상에 오른 이래 4대 메이저 대회(호주오픈·프랑스오픈·윔블던·US오픈) 복식에서만 총 14회 우승을 합작했다. 올림픽 복식에선 3회(2000 시드니, 2008 베이징, 2012 런던)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홀로서기에도 능했다. 메이저 대회 단식 부문은 비너스(7회)와 세리나(23회)가 총 30회 제패했다. 둘은 각각 단·복식 랭킹에서 세계 1위에 오르기도 했다.
그리고 20여 년의 세월이 흘렀다. 동생 세리나는 작년 9월에 “비너스 덕분에 세리나란 사람도 존재할 수 있었다”고 눈물을 흘리며 코트와 작별했다. 2017년 사업가 알렉시스 오해니언(40·미국)과 결혼해 딸 올림피아를 둔 그는 올해 5월 둘째 임신 사실을 밝혔다. 세리나는 최근 본인의 소셜미디어에 살짝 나온 배를 어루만지고 마사지를 받는 ‘산전(産前) 파티(pre-push party)’ 영상을 공개하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반면 미혼인 비너스는 여전히 여자 프로테니스(WTA) 투어 ‘최고령’ 현역 선수로 테니스 코트를 누비고 있다. 한 번 당한 부상이 장기화되고 맞붙는 상대들과는 대개 나이로 띠동갑 이상 차이가 나지만, 이젠 혈기 대신 노련미로 승부하며 도전을 이어가고 있다.
비너스는 지난 15일 WTA 투어 신시내티오픈 1회전(64강)에서 1시간 57분 경기 끝에 조카뻘인 세계 16위 베로니카 쿠데르메토바(26·러시아)를 세트스코어 2대0(6-4 7-5)으로 따돌렸다. 윌리엄스가 ‘톱 20′ 순위권에 드는 선수를 이긴 건 2019년 이 대회 32강전에서 당시 5위였던 키키 베르턴스(32·네덜란드·은퇴)를 2대1로 꺾은 뒤 무려 4년 만이었다. 그는 “이게 테니스다”라면서 “이 자리에 있기 위해 쏟아부은 노력이 빛을 발하는 것 같아 만족스럽다”고 기뻐했다.
비너스는 17일 열린 32강전에선 정친원(21·중국·24위)에게 1대2(6-1 2-6 1-6)로 역전패했지만, 이날 US오픈 와일드카드 출전권을 얻기도 했다. 오는 28일 미국 뉴욕에서 열리는 US오픈은 한 해 마지막 메이저 대회다. 비너스는 17살이던 1997년 US오픈에 처음 나서 깜짝 준우승한 뒤 2000년과 2001년에 이 대회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그는 이로써 커리어 24번째 US오픈 출격을 눈앞에 두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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