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매향중, ‘매화 정신’ 본받아 미래 인재 꽃피운다 [꿈꾸는 경기교육]
교육선도학교 사업 선정… 학생 맞춤형 교육
디지털창의교육 통해 학생·교직원 성장 도모
우리 학교를 소개합니다 수원 매향중학교
고결하고 충실하며, 인내하는 맑은 마음이란 뜻을 품은 꽃 ‘매화’. 군자가 갖춰야 할 네가지 덕목인 사군자, 그 맨 앞을 장식하고 있는 매화의 정신을 고스란히 담은 학교. 매화의 향기를 품은 미래 인재를 양성하겠다는 일념으로 무려 121년의 세월을 견뎌오며 경기교육의 지지 기반이 돼 가고 있는 곳. 수원 매향중학교(교장 박용진)는 화려하진 않지만 은은한 매화의 향기처럼 자신의 존재감을 곳곳에 각인하며 경기교육사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 매향중은 1902년 6월3일 미국북감리교 여선교사인 MF 스크랜튼 여사에 의해 여학생 3명으로 문을 연 학교다. 교육과 선교의 사명을 건학이념으로 담았고, 개교 이래 1만9천596명의 졸업생을 배출하며 명실상부한 수원의 명문 사학으로 자리 잡았다. 지금은 모든 구성원이 학교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단 한 명의 학생도 소외받지 않는 교육을 완성하겠다는 목표로 달려가고 있는 매향중은 들어서는 순간부터 학교 곳곳에서 학생들의 즐거운 웃음소리를 들을 수 있는 곳이다.
■ 독립운동 중심지 ‘매향중’... 구성원이 사랑하는 ‘공동체 공간’
매향중은 121년이라는 세월이 증명하듯 역사적인 순간의 중심에 있던 곳이다.
3·1만세운동을 주도한 민족대표 48인 중 한 명인 김세환 선생도 매향중의 교감으로 재직하며, 민족의식에 기초한 교육으로 식민지하에서도 민족성을 잃지 않도록 최선을 다했다. 이러한 역사적 움직임은 매향중을 수원 근현대사의 중심지로 발돋움하게 했고, 그 의미를 되새기며 여전히 민족성과 자긍심을 갖춘 교육을 추구하고 있다.
경천애인(敬天愛人·하늘을 공경하고 사람을 사랑한다)을 교훈으로 둔 매향중은 ‘정월 나혜석’을 비롯해 지역사회 발전을 위해 업적을 남긴 무수히 많은 이들을 배출했다. 이른 봄의 추위를 무릅쓰고 제일 먼저 꽃을 피우는 매화의 정신을 교명에 담은 것처럼 아름답고 강인한 ‘매화의 향기’를 담은 인재들을 키워낸다는 목표가 있었기 때문이다.
매향중은 특히 모든 구성원이 학교를 사랑하는 높은 주인의식과 애교심이 있는 곳이다. 더 행복한 학교를 만들기 위한 길에 교사와 학생을 가리지 않으며, 서로를 신뢰하고 존중하며, 배려하는 문화가 자리잡고 있다. 매향중은 ‘학교에서 공부하고, 학교에서 놀자’는 말에 걸맞게 학생들의 웃음소리가 넘쳐나며, 곳곳에서 웃는 얼굴로 인사하는 학생들을 만날 수 있는 곳이다. 혼날 때나 가는 곳으로 여겨지는 교무실은 쉬는 시간이면 학생들로 북적이며 서로의 이야기를 나누는 공간으로, 들어가 본 적 없는 학생이 더 많다는 교장실은 학생들의 체험활동을 위해 병아리가 커가는 농장으로 변하기도 한다.
이러한 학교문화가 자리할 수 있는 건 학생들의 즐거움과 행복감을 제1의 가치로 여기는 교직원들의 노력 덕분이기도 하다. 아이들이 더 좋아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인지, 어떤 방법으로 접근해야 아이들이 더 즐겁게 배울 수 있을지를 고민하는 교직원들의 노력이 학생들의 행복이라는 결과로 고스란히 드러나고 있는 셈이다.
■ 실력 있는 학생 키운다... 예술 교육도 적극
매향중은 학생 맞춤형 교육선도학교 사업에 선정돼 학생들에게 보다 질높은 맞춤형 수업을 제공하고 있다. 보조교사 제도를 통해 1학년 학생들이 영어와 수학 등 주요 과목에 있어 격차를 느끼지 않도록 학습을 보조해 주는 식이다.
또 미래 시대의 필수 역량으로 꼽히는 디지털 기기 활용 능력을 키우기 위해 디지털 창의역량교육 실천학교를 운영하면서 학생들은 물론 교원의 디지털 역량도 함께 키워가고 있다. 특히 매향중은 코딩수업이나 인공지능을 활용한 교과별 융합 수업은 물론 학생들이 디지털 기술 활용 과정에서 올바른 가치관을 가질 수 있도록 시민역량 강화 교육에도 만전을 기하고 있다.
점심시간이나 방과후 시간에 자율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매향 스터디 카페’를 통해 학생들의 자기주도적 학습을 돕고, 가정에서도 꾸준한 학습이 이어질 수 있도록 실시간 화상회의 시스템을 활용한 온라인 독서실이 오후 10시까지 운영된다. 이 밖에도 사교육 없이도 필요한 교과 공부를 할 수 있도록 영어와 수학, 역사, 중국어, 한문, 코딩 등 다양한 방과후 교과목도 신설해둔 상태다.
무엇보다 매향중은 예술교육 분야에 특화돼 있다.
올해부터 운영되기 시작한 예술중점학교는 입학후 학년당 1학급씩 미술반을 선발해 미술 관련 집중 교육을 진행, 학생들이 진로 탐색 및 진학에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또 ‘1인 1악기 뮤직스쿨’에서는 환경적 요인으로 악기를 배우지 못한 학생들이 꿈을 키워갈 수 있도록 음악 수업시간에 전문 강사를 초빙해 지도하고 있다.
이 밖에도 예술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예술공감터부터 뮤지컬, 밴드, 댄스, 공예, 만화 등 동아리 활동도 눈에 띈다.
매향중은 또 불규칙한 식습관 등을 개선할 수 있는 체력 증진 프로그램 ‘건강드림학교’와 점심시간을 활용한 반별 체력 증진 시스템인 ‘매향컵’, 사제 동행 스포츠 경기 운영 등을 통해 학생들이 협동심을 기르면서도 건강한 경쟁이 가능한 인재로 성장할 수 있도록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인터뷰 박용진 매향중학교 교장
“천편일률적 교육 벗어나… 창의력 쑥쑥 자라는 학교 만들 것”
“점토 같은 아이들을 잘 빚어내 교직원의 뜨거운 열정이라는 가마에 구워 반짝 빛나는 훌륭한 예술작품으로 만들 수 있게 노력하고 있습니다.”
미술을 전공한 박용진 교장은 매향중 구성원들의 인기를 독차지하는 푸근하고 편안한 교장이다. 처음 매향중을 찾았을 당시 펫동아리 아이들이 키우는 ‘가출한 닭’을 찾겠다며 파란색 학교티를 입고 뛰는 모습이 그의 교육관을 대변해주는 듯했다.
1992년 교사로 매향중과 인연을 맺은 뒤 벌써 30년이 넘도록 매향중에 몸담고 있는 그는 매향중을 ‘각자의 꿈을 자기 자신의 방법으로 실현가능하게 하는 학교’라고 설명했다. 학생 개개인의 재능과 자질을 스스로 발견할 수 있게 도와줘야 하는 중학생 시절인 만큼 단순히 성취감을 심어주는 데 그치지 않고, 학교가 스스로 하고 싶은 일을 찾아갈 수 있는 능력을 키워주는 멘토의 역할을 해줘야 한다는 설명이다.
천편일률적인 교육 대신 ‘창의력이 쑥쑥 자라나는 학교’를 완성하고 싶다는 박 교장은 매향만의 독특한 문화 속에서 모든 아이들이 행복을 찾아가길 바란다고 했다. 이러한 교육관은 신입생들이 토요일에 학교에서 하루를 보내는 신입생 학교 뒤뜰 야영부터 위클래스 소학행(소소한 학교생활의 행복), 강아지·고양이·닭·오리·토끼 등의 동물이 어우러진 펫동아리, 보물찾기, 학생회를 이겨라, 월간매향 이벤트 등 색다르고 풍성한 행사를 통한 교육으로 표현되고 있다.
박 교장은 이러한 다양한 교육의 실현이 학생들을 사랑하는 교사들 덕분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매향의 모든 교사들은 교육과정이 아니더라도 학생들이 원한다면 주말까지 반납하고 프로그램을 준비해 운영하고 있다”며 “자발적으로 이렇게 나서 주는 교사들을 볼 때마다 감사하고, 존경하는 마음이 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행복한 학교공동체, 미래의 인재를 키워내는 진정한 교육 명문으로 나아가기 위해 노력하고 발전하려 한다”며 “앞으로도 진리를 사랑하고 추구하는 사람, 소질을 계발하고 실력을 키워가는 사람, 이웃을 배려하고 존중하며 함께 어울려 살아가는 행복한 사람을 키워내겠다”고 덧붙였다.
김경희 기자 gaeng2da@kyeonggi.com
한수진 기자 hansujin0112@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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