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절된 지역기업…"소통 창구 필요"

신익규 기자 2023. 8. 17. 1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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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기업 생태계 간의 소통 창구가 부족해 난처함을 호소하는 기업 대표들이 늘고 있다.

향토기업은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스타트업 기업은 판로 개척과 사업화 등에 대한 정보에 갈증을 느끼고 있지만 서로의 업종차 등으로 인해 의견 교류가 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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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토기업·VC·스타트업 제각각의 기업 생태계…교류 강화 시급
커뮤니티 확대 요구 봇물…17일 대전상의 청년상의협의회 창립
정보공유 인프라 구축 및 향토기업과 스타트업 협업 등 주목
대전상공회의소는 17일 대전상의에서 청년상의 협의회 창립식을 개최했다. 사진=대전상공회의소

# 대전에서 스타트업 기업을 운영하는 오모 대표는 최근 난처한 일을 겪었다. 첫 창업 아이템이 혁신 제품으로 지정돼 기획재정부와 조달청 등의 눈에 띄어 성공적인 사업화 및 해외 판매를 이뤘으나 그 이후의 판로 개척에 막막함을 느껴서다. 오 대표가 훌륭한 창업 아이템을 갖추고 있지만 '영업'에는 이른바 '까막눈'이었던 탓이다. 오 대표는 "스타트업 상당수가 뛰어난 아이템을 가지고 있으나 영업과 사업화에 대한 지식을 갖추고 있지 않다. 그나마 정부 등의 눈에 띄어 판로를 개척하는 경우도 있지만 이는 극소수"라며 "자그마한 스타트업 입장에선 발품을 팔아가는 방법밖에 없다. 판로 개척이나 사업 확장 등에 대한 고민은 여느 스타트업 모두 안고 있는 고민인 만큼 이 같은 고민을 공유할 수 있는 네트워크가 만들어졌으면 한다"고 희망했다.

대전 기업 생태계 간의 소통 창구가 부족해 난처함을 호소하는 기업 대표들이 늘고 있다.

향토기업은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스타트업 기업은 판로 개척과 사업화 등에 대한 정보에 갈증을 느끼고 있지만 서로의 업종차 등으로 인해 의견 교류가 쉽지 않다. 향토기업과 벤처캐피탈, 스타트업 등 지역 경제계를 중심으로 한 커뮤니티 구성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는 이유다.

벤처기업협회의 벤처기업정밀실태조사에 따르면 스타트업 기업들은 가장 큰 애로 사항으로 자금조달과 운용 등 자금관리(72.9%)를 꼽았다. 사업을 위한 재원을 마련하더라도 기업들의 고민은 여전하다. 확보한 자금을 통해 이를 사업화하고 판로를 개척해야 하는 숙제가 남아서다. 스타트업 기업들은 자금관리에 이어 국내 판로 개척(69.3%)과 개발 기술의 사업화(68.5%)를 경영 과정에서의 애로사항으로 답했다.

특히 스타트업 기업 대부분이 아이디어와 소규모의 자금만 갖춘 상태로 사업에 나서는 경우가 허다해 사업화와 판로 개척 등에는 익숙지 않다. 특색 있는 아이디어와 기발한 제품들이 사업 확대와 투자 등의 그늘에 가려 빛을 잃고 있는 것이다.

향토기업도 답답한 것은 마찬가지다.

이들 또한 변화의 시대에 발맞춰 혁신적인 제품과 서비스에 목말라 있지만 향토기업 상당수가 제조·건설업에 근간을 두고 있어 스타트업 기업과 마주하기가 쉽지 않다. 스타트업 기업들은 보통 신기술과 4차 산업, 사회적 경제 등에 속해 있고 전통적인 제조·건설업과는 거리가 멀어 서로 간의 접점이 적거나 없다는 얘기다.

이진석 XMW 대표는 "현재 설립 14년 차를 맞고 있는데 향토기업과는 주된 사업 분야가 다르다 보니 스타트업이 향토기업을 접할 기회가 없다"며 "사업적으로 거리감이 있을 수 있지만 항상 새로운 분야를 찾고 이를 사업화하는 게 기업인 만큼 서로 간의 소통 창구가 생겨 교감을 나눴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전상공회의소는 청년상의 협의회를 발족하면서 향토기업과 벤처캐피탈, 스타트업의 커뮤니티 구성에 나서 귀추가 주목된다.

17일 창립식을 가진 협의회는 향토기업의 노하우와 투자 참여로 스타트업의 유니콘 성장을 돕고, 스타트업의 혁신성을 향토기업에 접목하는 상생발전을 골자로 한다. 정태희 대전상의 회장의 공약이기도 한 협의회는 10개 전통기업과 4개 벤처캐피탈, 11개 스타트업 등 모두 25개 사로 구성돼 있다.

이날 창립식에서 정 회장은 "수십 년의 경영 노하우와 풍부한 자본을 갖춘 대전 전통 제조·건설기업과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보유한 스타트업, 우수 벤처기업 발굴 육성과 효율적인 투자금 효율 능력을 보이는 벤처캐피탈이 상호 협력한다면 성공적인 투자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며 "지역 기업 생태계 발전은 지역 소멸 위기 극복과 대전의 경제수도 등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협의회를 활발하게 운영해 지역 기업 전체 발전을 선도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대전상의는 청년상의 협의회를 이끌 공동대표로 이원준 ㈜진합 대표와 이준희 ㈜코셈 대표를 선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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