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망’ 걷어내고… 이웃에 ‘희망 보금자리’ 선물 [함께 토닥토닥]
올해 복지 시스템 연계 계획도
“집은 살아가는 데 있어 아주 중요한 요소입니다. 그렇기에 저희의 활동은 단순히 집만 수리하는 게 아니라 낡은 마음까지도 수리합니다.”
풍수해로 인한 누수, 오래돼 떨어진 장판, 여기저기 곰팡이가 핀 벽지. 망가지고 낡은 집을 수리하며 사람들의 마음까지 보듬는 이들이 있다. 지난 2014년 창단된 ‘또봄 주거환경개선봉사단’이다. 최초 베이비부머 세대를 중심으로 모인 이들은 현재 나이, 직업 구분 없이 총 52명의 단원이 활동하고 있다.
봉사단은 ‘자신의 어려움을 숨기는 사람들을 찾아 돕자’라는 생각으로 활동을 시작하게 됐다. 봉사단은 수원 관내 어려운 주거 환경에서 지내는 사람들은 마음 편히 지내야 할 집을 타인들에게 숨기기 급급한 치부라고 생각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직접 발로 뛰며 이들을 찾아 나섰다.
봉사단은 매달 셋째 주 토요일마다 낡거나 망가진 집을 찾아 집수리를 지원해 준다. 9년 동안 한부모 가정, 독거노인, 기초생활수급자, 소년소녀가장세대, 장애인 가구 등을 대상으로 지금까지 60여회에 걸쳐 이웃 사랑을 실천하고 있다.
이들의 활동은 낡은 벽지를 갈고 장판을 바꾸는 등 단순한 것에서 그치지 않는다. 설비, 인테리어, 전기 등 3개의 팀을 나누고 기술 위원의 자문을 받아 체계적으로 주거 환경을 개선한다. 누수 문제가 있는 싱크대를 새로 제작하며 낡은 가구를 다시 조립하고 생활에 필요한 물품을 구해준다.
특히 봉사단은 집수리 활동 전 현장점검을 통해 대상자와 만나 이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인다. 대상자의 가족에 관한 이야기, 그동안 어떻게 지냈는지 등의 이야기를 들으며 속상했던 마음을 어루만진다. 또 건강 상태는 어떠한지, 질병이 있으면 어떤 방법으로 관리하는지를 듣는다. 공사 전 이뤄지는 이 같은 선행작업은 ‘대상자 맞춤형 주거 환경’을 제공하기 위함이다.
봉사단이 가장 뿌듯한 순간. 그것은 바로 새롭게 환골탈태(換骨奪胎)한 자신의 집을 바라보고 있는 대상자들의 환희에 찬 표정을 볼 때다.
9년째 쉴 새 없이 이뤄졌던 열정과 노력이 담긴 봉사단의 전방위적인 활동 덕에 수원 관내는 과거에 비해 주거 환경이 개선된 집들이 늘어나며 지역 곳곳에 자리를 잡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낡은 집에 살면서 마음까지 망가진 사람들이 있기에 봉사단은 계속해서 활동을 이어갈 계획이다. 올해는 집수리 활동에 한정되지 않고 복지 시스템 연계 활동 등을 통해 이웃 간의 정을 나누는 다양한 봉사 활동을 이어가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최경현 또봄 주거환경개선봉사단 총무는 “집수리 활동을 통해 낡고 망가진 집뿐만 아니라 사람들의 마음도 고친다고 생각한다. 항상 이들을 먼저 생각하는 마음으로 활동을 하고 있다”며 “모두가 주거 걱정 없이 편하게 살 수 있도록 다양한 활동을 지속하겠다”고 밝혔다.
김은진 기자 kimej@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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