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 셀트리온' 첫발…"바이오시밀러·신약 아우르는 빅파마 도약"
서정진 "절차 등 고려해 2사 우선 합병…3사 합병 약속 지킬 것"
셀트리온그룹이 상장 3사 합병을 위한 첫 발을 내딛었다.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 2사 합병을 우선 추진한 뒤 셀트리온제약까지 품을 예정이다. 합병으로 바이오시밀러 경쟁력을 높이고 신약과 디지털헬스케어에 투자해 시밀러 신약까지 아우르는 종합 글로벌 바이오 기업으로 도약한다는 목표다.
셀트리온은 셀트리온헬스케어를 흡수합병하기로 결정했다고 17일 밝혔다. 셀트리온이 셀트리온헬스케어를 흡수 합병하는 형태다. 합병을 통한 구조조정은 없다. 합병 법인은 향후 셀트리온제약 합병을 다시 추진한다. 궁극적으로 3사 합병으로 바이오·케미컬 의약품 시너지 극대화를 노린다.
우선적으로 진행되는 양사 합병시 셀트리온은 존속하고 셀트리온헬스케어는 소멸한다. 대신 셀트리온헬스케어 주주들에는 셀트리온 신주가 발행된다. 주당 합병가액이 셀트리온 14만8853원, 셀트리온헬스케어 6만6874원으로 셀트리온헬스케어 보통주 1주당 셀트리온 보통주 0.4492620주가 배정된다.
합병 승인에 관한 주주총회는 오는 10월 23일 열린다. 합병 기일은 오는 12월28일, 신주 상장 예정일은 내년 1월12일이다. 셀트리온그룹은 이를 앞두고 오는 10월23일부터 11월13일까지 주식매수청구권 행사를 받을 예정이다. 주식매수선택권 기준가는 셀트리온 14만8853원, 셀트리온헬스케어 6만7251원이다.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은 "지금 주가가 워낙 저평가된 상태라 1조원이면 충분할 거라 본다"면서 "1조원을 넘을 경우 대비책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셀트리온제약을 포함하는 셀트리온그룹 3사 합병은 합병 절차와 주주 간 이해관계 등을 고려해 두 단계로 나눠 진행된다. 먼저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를 합병한 뒤 6개월 안에 통합 셀트리온과 셀트리온제약의 합병을 추진하는 방식이다.
셀트리온은 이번 합병을 통한 바이오시밀러 '개발-생산-판매' 일원화로 원가경쟁력 강화 및 제품 차별화, 거래구조 단순화로 인한 기업 투명성 제고 등 효과를 기대 중이다. 향후 대규모 투자를 위한 자산 통합이 이뤄지는 만큼 주주가치 역시 제고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합병 이후엔 선택과 집중을 통한 대규모 투자 집행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기존 바이오시밀러 사업 원가절감을 통한 수익성 극대화는 물론, 자체신약 개발과 인수합병(M&A), 기술도입 등에 집중 투자한다. AI(인공지능)와 원격의료 등 디지털헬스케어 분야에도 투자할 예정이다.
통합 셀트리온은 내년 매출액 3조5000억원을 달성하고 2030년 12조원까지 늘린다는 목표다. 목표 달성 선봉에 설 제품은 대표 품목인 '램시마'의 피하주사(SC) 제형인 '램시마SC'다. 현재 '짐펜트라'라는 이름으로 오는 10월 미국 내 신약허가 획득을 노리고 있다. 약 5조원 규모로 예상되는 짐펜트라 시장에서 3년 내 3조원 규모의 매출을 확보하는 것이 목표다.
여기에 현재 전임상 단계의 면역항암제 및 유방암·위암치료제 신약의 임상시험 진입으로 추가 동력을 확보한다는 목표다. 순차적인 신약 개발 진행을 위해 항체-약물접합체(ADC), mRNA(메신저 리보핵산) 플랫폼, 이중항체 플랫폼 등을 이미 확보했다. 2030년 매출의 40%를 신약으로 채우는 것이 목표다. 바이오시밀러 역시 2030년까지 22개로 제품군을 늘려 중심축 역할을 이어간다.
서 회장은 "내년 짐펜트라의 매출을 7000억원 수준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2030년 12조원의 매출 중 5조원 정도는 신약으로 달성하는 것이 목표"라며 "짐펜트라 외 1~2개 신약이 더 가세할 것으로 판단되며 이를 위한 임상이 내년에 시작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서정진 회장은 "이번 합병은 내 이해관계 때문이 아니라, 주주들이 원했고 많은 투자자가 권유해서 결정한 것"이라며 "다만 3사 합병이 한번에 이뤄질 경우 절차상 애로사항 및 주주 간 이해관계가 복잡해져 2사 합병은 우선 추진했다. 양사 합병이 완료되면 6개월 내 셀트리온제약과의 합병을 추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를 뒷받침 할 강력한 주주환원정책도 제시했다. 합병 이후 현금배당을 대폭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합병을 통한 경쟁력 강화를 자신하고 있고 궁극적으로 '회사 이익의 30% 배당'이라는 목표까지 제시했다.
서 회장은 "전세계적으로 구축해 둔 직판망을 보며 조기에 선택한 것이 잘한 것이라는 판단이 들었다. 양사 합병으로 개발과 생산, 판매를 모두 아우는 종합 바이오텍으로 변모하는 의사결정이 오늘 내려졌다고 생각한다"며 "현명한 결정이라는 확신이 들고, 주주들께 드린 약속이 공허한 것이 되지 않도록 임직원들과 함께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기종 기자 azoth44@mt.co.kr 박미리 기자 mil05@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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