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해 보이니까 전북사람들이 그렇게 만만해 보입니까"

2023. 8. 17. 1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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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훈 전 전북경제통상진흥원장 SNS서 조목조목 팩트 체크

[송부성 기자(=전주)(bss20c@naver.com)]
지난 2017년 아제르바이잔 바쿠에서 열린 '제41차 세계스카우트 총회'에서 유치에 성공한 새만금세계잼버리 대회가 파행으로 끝나며 전북도에 책임이 전가되고 있는 가운데 조지훈 전 전북경제통상진흥원장이 페이스북을 통해 '팩트와 진실' 알리기에 나섰다.

정부와 여당을 비롯한 일부 언론들이 '전북책임론'에 불을 지피며 전북도민들의 분노가 점점 커지는 가운데 조지훈 전 원장의 팩트체크에 도민들의 관심도 집중되고 있다.

조 전 원장은 16일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2023 세계잼버리 대회'는 파행으로 끝났고 대한민국의 국격은 실추됐다. 가슴 아프고 속상하다"면서도 "'국민의 힘' 국회의원들은 '전라북도는 잼버리 대회를 팔아 지역 예산 챙겼고, 이는 대국민 사기극이다','일차적 책임은 전라북도에 있고 여성가족부는 이차 책임이다'라고 거칠게 몰아붙인다. 그뿐만 아니라 많은 언론에서 조차 전라북도를 야유하고 비하한다"고 탄식했다.

그러면서 "정말로 그렇습니까?"라는 질문을 던지며 '법령' '업무분장' '예산' '새만금 사업' 네 가지를 차례로 짚으며 최근 전북도에 쏟아지는 비난에 대해 조목조목 반박했다.
▲2023 새만금잼버리 추진체계도와 총사업비 내역 ⓒ조지훈 페이스북 캡처
'법령'을 보면 권한과 해야 할 일이 보인다
조지훈 원장은 "세계잼버리 대회는 2018년 제정 공포된 '2023 세계잼버리 지원 특별법'에 의해 준비하고 진행한 국가 행사라며 그냥 어느 도나 시가 개최하는 일반적인 축제나 체육행사가 아니"라고 강조했다.

조 전 원장은 "그래서 '2023 세계잼버리 조직위원회'는 이 특별법 제5조 ⓵에 따라 '여성가족부 장관의 인가'를 받아 설립한 법인이다. 민법에서도 '법인의 사무는 주무관청이 검사, 감독한다(제37조)'라고 책임 소재를 분명히 하고 있다"며 "따라서 조직위 설립 당시부터 여가부 장관이 공동위원장을 맡은 것이고, 문체부 행안부 장관 등을 공동위원장으로 추가한 법적 이유다"라고 설명했다.

특별법 제5조 3항에 조직위원회의 권한과 할 일에 대해서도 적시했다.
1. 세계잼버리 종합계획 수립 및 세부 운영계획의 수립 시행, 2. 세계잼버리 관련시설의 설치 이용에 관한 계획의 수립 시행, 3. 세계잼버리 관련시설의 설치 관리, 4. 세계잼버리 참가국 및 국내외 스카우트 기구와의 협력, 5. 그 밖에 세계잼버리의 원활한 준비 및 운영을 위하여 필요한 사업 등이다

조 원장은 "조직위원회 사무총장(여성가족부 전 정책기획관 최창행)이 '자연재난 위기대응 업무 총괄 및 조정과 의사결정' 책임자"라며 "잼버리 대회의 법적 권한과 책임이 어디에 있는지 분명하지 않습니까?"라는 질문을 던졌다.

조직 체계와 업무분장 내용을 보면 '팩트'가 보인다
조 전 원장은 '여성가족부'에 대해 잼버리 조직위원회의 설립 인가, 조직위원회 임원 취임의 승인(정관 제8조), 조직위원회 자금 차입 및 물자 도입 승인(특별법 제10조), 잼버리 조직위원회 사업계획서 및 예산 승인(특별법 제19조, 정관 제34조), 조직위원회 정관 개정 허가 등을 총괄하는 업무를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 취임 후, 2022년 국정감사에서 주무 부처인 여성가족부 김현숙 장관은 "잼버리 대회 준비는 아무 문제 없다"라고 자신 있게 대답했다. 그리고는 대회가 열리는 올해 4월 전까지 단 한 번의 현장 점검도 없었다고 한다. 잼버리 대회 직전인 4월 말과 5월 중순에 딱 두 번 다녀갔다는 언론 보도다. 게다가 잼버리 대회 관련 해외 출장을 다녀온 여가부 공무원 14명 중 대회 기간에 '세계잼버리 지원단'에 속한 사람은 1명도 없었다고 한다"고 지적했다.

조 원장은 또 "잼버리 지원 특별법 제22조에 의한 '정부지원위원회'는 '국무총리'를 위원장으로 기획재정부 장관, 교육부 장관 등 30명 이내로 구성된다. 그리고 잼버리 대회 관련 시설의 설치와 이용 및 사후 활용 등에 관한 계획 승인, 대회 준비와 개최에 관련한 범정부적 지원이 필요한 사항을 심의하고 결정한다"라며 "그런데 특별법에 따라 분명하게 해야 할 일이 있는 '정부지원위원회'는 2021년 11월과 2023년 3월 두 번 열렸을 뿐이라고 한다"고 조직체계와 업무분장에 의문을 제기했다.

조 전 원장은 "'2023 세계잼버리 조직위원회'는 정관 제41조에 의해 공동조직위원장 산하에서 모든 실무를 총괄하는 역할은 '사무총장'이 한다"며 "예산운영, 정관 및 규정, 예산집행, 공사 및 용역의 발주와 결정 등 잼버리 대회와 관련된 모든 업무는 공동조직위원장과 사무총장이 맡고 있다"고 부연했다.

전라북도지사의 집행위원장 역할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조 전 원장은 "집행위원회의 기능(정관 제22조)은 위원총회에 부의할 사항을 결정하고, 조직위원회의 연간 사업계획서와 예산서의 여성가족부 장관 승인 전 중간 경로 역할을 한다"며 "'집행위원장'의 역할이 명칭이 주는 직관적 느낌과는 상당히 거리가 있다"고 강조했다.

조 전 원장은 이어 "2021년 12월 27일, 전라북도는 여가부와 조직위 그리고 스카우트 연맹에 1년 연기를 건의했고 2022년 3월 3일, 잼버리 조직위 위원총회는 1년 연기와 2022년 프레잼버리 개최 일정 변경 건의안을 의결했다. 하지만, 2022년 3월 말에 열린 '세계스카우트연맹 이사회'에서 애초 계획대로 개최할 것을 재결정했다고 한다"며 "일차적 책임이 누구에게 있는지 삼척동자도 알 수 있는 일"이라고 표현했다.

'예산'을 보면 '진실'이 보인다
예산은 어떻게 만들어지고, 누가 어떻게 썼을까.

조 전 원장은 "예산(세입)은 총 1171억 원이다. 이중 303억(26%)은 중앙정부가, 410억(35%)을 전라북도가 만들었다. 그리고 대회 참가비 400억(34%), 부안군 9억(1%), 옥외광고 등으로 49억(9%)을 조성했다"며 "전라북도가 가장 많은 돈을 냈다"고 설명했다.

예산집행(세출)과 관련해서는 "총세출 1171억 원중 조직위에서 74.2%인 870억(운영비 84억, 사업비 656억, 시설비 130억)을 썼고, 전라북도가 22.7%인 265억(시설비), 그리고 부안군이 36억(시설비)을 사용했다"고 적었다.

'부안군'이 사용한 시설비는 부안군에 있는 '직소천'에 수변데크를 설치하고 물놀이 시설을 만든 것이고, '전라북도'는 상하수도와 주차장 및 하수처리 등의 기반시설 조성에 205억 원, 대집회장 조경 및 전기시설 등에 30억 원, 강제 배수를 위한 간이펌프장 100개 시설에 30억 원을 사용했다.

'조직위원회'는 급식 및 운영, 그늘막, 의료시설 및 운영.폭염 대비 물품구입.행사장 청소 및 분뇨처리.방역 및 해충.침수 대비 팔레트 및 쇄석.서브캠프 토사도로 설치 및 펌프차 등의 사업비로 656억 원, 야영장 조성·화장실·샤워장·급수대 설치·침수 대비 쇄석 포장 등의 시설비로 130억 원, 인건비 및 운영비 84억 원 등 총 870억 원에 달한다는게 조 전 원장의 설명이다.

조 정 원장은 "전라북도는 세계잼버리 대회가 열린 지역이기에 가장 많은 돈을 냈다. 그리고 잼버리 대회를 운영하는 중앙정부와 조직위원회를 깊이 신뢰했다. 그런데 화장실 등의 위생, 의료 대책, 폭염 대비, 운영 일반에 관한 거의 모든 곳에서 문제가 발생했다. 문제가 터지니까 전라북도 책임이라고 한다"고 비판하며 "책임은 돈 쓰는 권한을 가지고 돈 쓴 사람들에게 있다. 이제 진실이 보이십니까?"라는 질문으로 사실 접근을 시도했다.

잼버리 대회를 팔아 지역 예산 챙겼다? 잼버리 대회 때문에 '새만금' 방조제를 수십 년간 막았나?
조 전 원장은 "새만금 사업이 지역 사업이고, '인천공항 조성사업'도 지역 사업이냐"며 "수도권의 국책사업과 수도권 외 지역의 국책사업이 차별당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라고 물은 후 "인천공항도 '국책사업'이고, 새만금 사업도 '국책사업'"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두 사업간 차별성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비판했다.

조 전 원장은 "인천공항은 1992년 6월, 기본계획 고시 후 9년 만에 개항했지만, 새만금은 1989년 11월 기본계획 발표 후 30년 넘게 서러움만 주고 있다"며 "인천공항은 1단계 사업을 5조6300억을 투입해 101개월 만에 끝냈지만, 새만금은 2020년까지로 계획한 1단계 사업이 '지금도 공사 중'"이라고 알렸다.

그러면서 "인천공항 2단계 사업은 3조 원을 투입해 2008년 완공했고, 3단계 사업도 2009년 기본계획 변경 후 4조5700억을 들여 8년 6개월 만에 완공했다"면서 "새만금은 2030년까지 2단계, 40년까지 3단계, 50년까지 4단계로 진행하겠다고 하는 '희망 고문' 국가 정책 사업"이라고 개탄했다.

조 전 원장은 "희망 고문을 당하면서도 버텨온 전북사람들이 새만금에서 열리는 잼버리 대회를 위해 꽃게 냉동차까지 끌고 가서 동동거렸다. 가슴을 졸였다. 차별당하면서도 내 집에 온 손님을 위해 씨감자까지 내주는 심정으로 땀을 쏟았다. 그랬더니 이제 책임지라고 한다. 사기극이라고 한다"라며 "정말로 그렇습니까?, 순해 보이니까 전북사람들이 정말로 그렇게 만만해 보입니까?"라면서 길고 긴 '팩트 체크'를 마쳤다.

[송부성 기자(=전주)(bss20c@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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