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이철규 “이런 승객 승선 못해”…‘기강잡기’ 신호탄?

신선민 2023. 8. 17. 1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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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16일) 국민의힘 의원총회에서 이철규 사무총장이 "타고 있는 배를 침몰하게 하는 승객은 승선 못 한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져 파장이 일고 있습니다.

당 화합을 해치거나 동료 의원을 공격하는 말을 삼가자는 취지로 풀이되는데, 총선이 1년도 남지 않은 시점에 이 사무총장이 강도 높은 발언은 한 배경을 놓고 오늘(17일) 여러 말이 나왔습니다.

박성중 의원은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일부 당내 인사들이 조금 과도한, 현실에 벗어나는 발언을 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며 "이 사무총장 발언은 그런 차원에서 당을 위해 분란을 일으키는 행동을 하지 말라는 경고성 발언이 아닌가 싶다"고 했습니다.

장동혁 의원은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 인터뷰에서 "방송에 나가거나 언론 인터뷰를 할 때 사실에 근거하지 않고 당을 폄훼하거나 당에 해가 되는 그런 발언을 하는 것은 자제하는 게 맞지 않겠느냐는 취지의 말씀"이라고 설명하기도 했습니다.

■ 이철규 직접 해명…"당 모욕하는 걸 잘했다고 박수쳐야 하나"

취재진의 질문이 이어지자 이 사무총장도 직접 설명에 나섰는데요, '당 모욕·폄훼' 행위에 대해 재차 경고했습니다.

이 사무총장은 오늘 오후 당 최고위원회의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최근 의원들 몇 분이 방송에 나가 우리 당을 폄훼·조롱·모욕을 한 데 대해 다른 의원들과 당원들의 분노가 들끓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자신의 휴대전화를 열어 당원들에게 받은 메시지를 취재진에게 보여주기도 했습니다.

이어 "당에 언로가 열려 있으니까 개개인의 의견을 얼마든지 개진할 수 있고 밖에 나가도 할 수 있다"며 "그런데 사실에 기초해서 의견을 개진하는 것과 당을 모욕하고 조롱하는 것은 다르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러면서 "같은 당 구성원으로서 그런 모욕과 조롱을 하지 말라는 당부의 이야기였다"면서 "당을 모욕하는 걸 내버려 두고 잘했다고 박수쳐야 하냐"고 반문했습니다.

이 사무총장은 또 "우리 당은 늘 국민 눈높이에 맞춰가려고 노력하고, 많은 사람이 언행을 자중하고 있는데 한두 사람이 말을 잘못해서 당원들이 자존심이 상하고 당의 위상이 침체되고 사기가 저하되는 걸 좀 자제해 달라는데 뭐가 그렇게 잘못됐단 말이냐"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 윤상현 겨냥?…윤 "다양한 목소리 수용하는 게 건전 정당"

당 안팎에선 이 사무총장의 의총 발언이 최근 '수도권 위기론'을 거론하며 지도부에 쓴소리를 쏟아내는 윤상현 의원을 겨냥했다는 해석이 나왔습니다.

윤 의원은 지난 9일 SNS에 "수도권 위기론은 현실이고, 국민의힘이 집권당으로서 제 역할을 해왔는지 냉정하게 따져봐야 한다. 집권당의 현주소는 당 지도부의 책임이 크다"고 적었습니다.

지난 10일에는 KBS '더 라이브' 방송에 나와 "국민의힘이나 민주당이나 전부 암 환자들"이라며 "민주당 같은 경우에는 암이 두루두루 많이 퍼져 있지만 작은 암이다. 국민의힘은 암이 큰 덩어리가 두세 개가 있다. 큰 암을 치료하기가 되게 힘들다"고 말했습니다.

또 오늘 오전에는 BBS 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에서 이 사무총장의 '승선' 발언을 두고 직접 입장을 밝혔습니다.

윤 의원은 "(이 사무총장이) 명확하게 무슨 발언인지 구체적으로 설명을 해야 할 것 같다"며 "다양한 목소리가 나오고 수용을 하는 것이 건전한 정당"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당 지도부는 상대적으로 영남권이나 강원권에 있는 분들이니까 수도권 정서나 흐름을 못 느낄 수 있다고 본다"며 "이철규 의원(사무총장)이나 당 지도부에 있는 분들하고 수도권에 있는 의원들하고의 인식의 차이가 있을 수 있다"고 재차 꼬집기도 했습니다.

■ 총선 앞두고 '단일대오 주문' 해석도

사무총장은 내년 4월 총선 공천 업무를 총괄하는 직책입니다.

이 때문에 이 사무총장의 어제 강도 높은 '승선' 발언은 본격적인 '기강 잡기'의 신호탄이라는 해석이 많습니다.

'총선'이라는 무거운 과제를 앞에 두고 자칫 흔들리기 쉬운 의원들과 당원들을 향해 '단일대오'와 '일사불란'을 재차 주문했다는 겁니다.

국민의힘은 이르면 다음 주, 일부 지역 당협위원장 인선을 발표합니다. 오는 10월부터는 당무감사를 벌이며 본격적인 총선 준비에 돌입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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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선민 기자 (freshmin@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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