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MZ·알파 세대, 혁신없는 스포츠 거부한다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PIF)가 후원하는 LIV 골프가 미국 스포츠의 자존심 미국프로골프(PGA) 투어를 사실상 인수하면서 스포츠산업에 지격변동이 일어나고 있다. 스포츠시장에 중동 자본이 들어오면서 스포츠산업이 성장하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이것이 스포츠시장에 대한 성장으로 해석하는 것이 맞을까? 아니다. 지금 스포츠 시장이 보여주는 모습은 혁신 없는 땅따먹기로 보는 게 맞다.
특정 산업이 성장을 하기 위해서는 혁신이 있어야 되며, 그 혁신은 실질적인 가치를 만들어 내야 하고 그로 인해 소비자 혹은 참여자를 증가시켜야 한다. 스포츠 시장의 자본 규모가 성장하고 있지만, 콘텐츠가 풍부해지며 더 많은 소비자를 유발시키지 않고 있다는 이야기다. 앞서 말한 땅따먹기의 의미는 이미 존재하고 있는 콘텐츠를 서로 사오기 위한 웃돈주고 사기 방식이다. 대표적인 예시로 중동의 오일머니가 스포츠 산업에 투입되는 것이다. 이미 사랑받고 있는 스포츠에 이미 존재하는 선수들을 데리고 오기 위해 웃돈을 주면서 가져오는 산업 성장에 큰 의미가 없다는 뜻이다.
그럼 오히려 이런 모습이 역설적으로 보여주는 사실은 무엇일까? 바로 스포츠시장에 새로운 콘텐츠로 더 많은 사람들을 유입할 동력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소비를 지역적으로 더 넓히며 수평적인 분산에 효과는 있을 수 있겠지만 수직적으로 스포츠 시장이 성장했다고 보기는 힘들다는 것이다.
그럼 스포츠 산업은 수직적인 성장을 못하고 있다는 것인가? 그렇다. 소비하는 인구수가 늘고 있지 않다는 점이다. 인구는 점점 늘고 있지만, 그에 비례하는 만큼 스포츠 콘텐츠를 소비하는 인구수는 따라주지 못하고 있다. 그럼 스포츠시장이 수직적인 성장을 위해 집중해야 하는 곳은 어딜까? 바로 새로운 소비층을 유입시키는 것이다. 스포츠산업처럼 콘텐츠가 소비자의 참여에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는 분야가 절대 놓치면 안되는 새로운 소비층은 바로 젊은 세대들이다.
젊은 세대라 하면 모든 업계에서 흔히 말하는 MZ 뿐만 아니라 알파세대까지 포함한다. 게임, 뉴미디어 콘텐츠, 나아가 영화 드라마와 같은 전통 미디어 콘텐츠는 수많은 혁신을 하는 반면, 스포츠 콘텐츠는 세대들로부터 점점 멀어지고 있다. 요즘 밤새며 해외 스포츠 콘텐츠를 즐기거나, 우리나라 스포츠 콘텐츠를 즐기는 젊은 층을 쉽게 찾을 수 있는가? 있다 하더라도 예전만큼은 아니다.
젊은 세대를 잡기 위해서는 그들을 이해해야 한다. 기술과 미디어의 발전으로 젊은 세대들은 더 짧고 참여하기 편하며 자극적인 콘텐츠를 원한다. 인내를 하지 않아도 되는 세상으로 기술은 발전하고 있으며, 어디서든 편하게 자극적인 콘텐츠를 접근할 수 있게 기술은 성장해왔다. 스포츠 콘텐츠의 형태 또한 그렇게 바뀌어야 한다, 왜 격투기 시장이 점점 큰 성장률을 보이는 것일까? 짧고 자극적이기 때문이다. 미국 전역을 뒤흔들고 있는 피클볼 (테니스의 간소화된 버전)이 사랑 받고 있는 이유도 마찬가지이다.
콘텐츠의 형태가 새로운 세대를 잘 이해하고 혁신해야 하며, 콘텐츠를 유통하는 방식에서도 변화가 필요하다. 요즘 10대들은 케이블 티비를 얼마나 시청할까? 뉴미디어 콘텐츠, 그 안에서도 MZ·알파 세대가 사랑하는 숏츠 플랫폼 같은 트렌드에 우리는 빠르게 반응해야 한다.
스포츠산업의 큰 축을 담당하고 있는 축구 농구 야구와 같은 전통적인 스포츠가 젊은 세대들에 맞춰 혁신하지 않는다면, 스포츠산업의 수직적인 성장은 어려울 것이다. 이를 놓친다면 더 이상 스포츠는 남녀노소를 연결하며 전쟁까지 멈출 수 있었던 강력한 콘텐츠로 남지 못할 것이다. 스포츠가 인류에게 주는 수많은 가치가 남을 수 있도록 스포츠산업 종사자들은 하루라도 빨리 MZ·알파 세대와 연결될 수 있는 고민을 시작해야 한다. 요즘 초등학생, 중학생, 고등학생이 여전히 지역연고에 몰입하며 스포츠를 소비할까? 앞으로는 새롭게 혁신해야만 살아남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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