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신사진 속 이슈人] 화마에 희생된 하와이 사람들, "불길 피할 곳은 바다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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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하와이 마우이섬 산불 참사로 인한 사망자가 110명에 이른 가운데 희생자들의 사연이 공개되면서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 있습니다.
산불 참사 지역에 34세대 규모의 노인주거 단지가 있었던 것으로 확인돼 이곳의 노인들 상당수가 희생됐을 가능성도 제기됐습니다.
이런 가운데 하와이 산불 참사가 결과적으로 인재(人災)일 가능성이 있다는 취지의 관측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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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하와이 마우이섬 산불 참사로 인한 사망자가 110명에 이른 가운데 희생자들의 사연이 공개되면서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 있습니다. 생존자들의 증언도 잇따라 나오면서 당시의 참혹했던 상황도 전해지고 있습니다.
16일(현지시간) CNN 방송 등에 따르면 3대에 걸친 일가족 4명이 불길을 피하려다 숨진 것이 확인됐습니다. 이들의 시신은 지난 10일 집 근처에 있는 불에 탄 차 안에서 발견됐습니다. 이들의 가족은 성명에서 "사랑하는 부모님인 파소-말루이 포누아 톤과 사랑하는 여동생 살로테 타카푸아, 그녀의 아들 토니 타카푸아에게 '알로하'(하와이어로 '안녕')를 보낸다"며 "슬픔의 크기는 말로 표현할 수 없으며, 그들에 대한 기억은 우리 마음속에 영원히 새겨질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NBC 방송은 반려견을 구하려다 숨진 프랭클린 트레조스의 사연을 전했습니다. 차 안에서 숨진 채 발견된 트레조스는 반려견 샘을 보호하기 위해 몸으로 최대한 끌어안고 있는 상태였습니다. 샘 역시 불길을 이기지 못하고 숨졌습니다.
산불 참사 지역에 34세대 규모의 노인주거 단지가 있었던 것으로 확인돼 이곳의 노인들 상당수가 희생됐을 가능성도 제기됐습니다. 이 단지에 거주하던 주민 중 탈출한 사람은 단 3명뿐이라 합니다.
생존자들의 증언도 속속 나오고 있습니다. 아나 캐롤라이나 페네도는 강풍으로 전기가 끊길 때만 해도 불이 난 사실을 까맣게 모르고 있었다고 합니다. 사이렌 경보도 울리지 않았습니다. 집 앞까지 매캐한 검은 연기가 밀려오고 사방에 시뻘건 불길이 후끈 치솟는 것을 두 눈으로 보고서야 심각성을 깨달았습니다. 급히 탈출하기 위해 어머니와 함께 자동차에 올라탔지만 얼마 가지 않아 이미 길게 늘어선 차량 행렬 속에 갇혀 옴짝달싹 못 하게 됐습니다.
눈에 보이는 모든 것을 화마가 집어삼키는 것을 보자 어머니는 "불이 여기까지 왔어"라고 겁에 질려 소리쳤고, 페네도는 오직 바다만이 안전한 장소라는 생각에 다다랐다고 합니다. 어머니는 수영도 할 줄 몰랐지만 모녀는 무작정 바다로 달려가 차가운 바닷물에 몸을 던졌습니다. 바다로 뛰어든 지 11시간이 지나서야 미 해안경비대와 소방대가 나타났고, 이들은 대피소로 옮겨졌습니다.
그래도 페네도 모녀는 운이 좋은 편이었습니다. 많은 주민들이 불을 피해 뛰어든 바다에서 목숨을 잃었습니다. 어머니와 전남편, 다섯 살배기 아들과 함께 임시 숙소로 옮겨 생활 중인 페네도는 집과 가족 같았던 이웃 수십명을 잃은 아픔에 괴로워하고 있습니다.
뉴욕타임스(NYT)는 산과 해안 사이에 위치한 라하이나에서 화재 당시 외부 지역으로 대피할 수 있는 도로가 거의 하나만 남은 상황에서 차량 정체로 제때 빠져나가지 못한 많은 주민들이 희생됐다고 보도했습니다. 수많은 차량이 하나 뿐인 도로에 몰려들면서 이동 속도는 더욱 느려졌지요. 연기에 갇혀 도로가 형체를 알아볼 수 없는 수준이 되자 현장은 아비규환이 됐습니다.
이런 가운데 하와이 산불 참사가 결과적으로 인재(人災)일 가능성이 있다는 취지의 관측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외래종 초목 때문에 큰 불이 날 수 있다는 경고가 오래 전부터 나왔으나 적절한 조치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것이죠.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지난 2021년 7월 하와이 마우이 정부위원회는 버려진 사탕수수밭을 메운 외래종 식물을 지목하면서 이 식물이 불이 잘 붙고 순식간에 타버리는 연료라며 대책 마련을 당국에 권고했습니다. 당밀풀, 키쿠유풀, 수크령 등 외래종은 라하이나를 비롯한 서부에 집중적으로 자라고 있습니다. 이들 외래종 초목이 그대로 방치되면서 결국 라하이나는 이번 산불의 주요 피해지역이 됐다는 것입니다. 박영서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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