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3자 단독회담… "안보·경제 협력 새역사 쓰는 전환점"
핵확산 등 위기 협력 필연성 공감
韓·美·日 정상회의
한미일 정상이 처음으로 3자만의 단독 회담을 위해 모이는 '캠프 데이비드 한미일 정상회의'는 3국 간 안보·경제협력의 역사를 새로이 쓰는 전환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미일 3국은 이번 정상회의에서 '캠프 데이비드 원칙'과 '캠프 데이비드 정신' 등 2개 이상의 문서를 채택하기로 합의하고, 한미일 3국이 미래를 향해 전진하는 공동체라는 점을 재확인할 예정이다.
17일 대통령실에 따르면 한미일 정상회의에서 도출될 '캠프 데이비드 원칙'은 한미일 3국 간 협력의 주요 원칙을 함축한 문서다. 3국 정상은 공동 가치규범에 기반해 한반도, 아세안, 태평양도서국을 포함하는 인도·태평양지역 등 전세계의 평화와 번영을 위해 협력을 강화하자는 원칙을 천명할 계획이다. 또 경제 규범, 첨단기술, 기후변화와 개발, 대량살상무기 비확산 같은 글로벌 이슈에도 공동 대응한다는 3국 정상의 약속도 담길 것으로 보인다. 3국 협력체제를 제도화하고, 공고화한다는 의미를 지닌다. 김태효 국가안보실 제1 차장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가진 순방 관련 브리핑에서 "한미일 대화가 30년 가까이 이어졌지만, 세 나라의 국내정치, 대외정책 노선 변화에 따라 지속적인 기반이 취약했고, 협력의지가 제한적이었다"며 "캠프 데이비드 원칙을 기점으로 한미일 협력은 그동안 북한의 위협에 초점을 둔 한반도 영내 공조에서 인태지역 전반의 자유, 평화, 번영을 구축하는데 기여하는 범지역 협력체로 진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미일 3국이 캠프 데이비드 원칙에 따라 3국 공조를 제도화하려는 것은 한일 관계의 불확실성 때문이다. 윤석열 대통령의 일본친화정책으로 한일 관계가 해빙기를 맞고 있으나 완전한 과거사 해결이 뒷받침되지 않은 상황이라 언제든 후퇴할 수 있다는 불안감도 상존한다. 한미일 정상회의를 계기로 한국과 일본도 안보동맹 수준의 협력 관계를 맺을 것이라는 예상도 있으나 캠프 데이비드 원칙은 3각 안보협력 체계를 굳건히 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동맹은 동맹체결자가 일방적인 공격을 당할 때 참전한다는 의미를 갖고 있으나 한일 관계는 그런 동맹 관계가 아니다"라며 "현재 한미동맹과 미일동맹이 잘 작동하고 있고, 이번 정상회의에서 논의할 한미일 안보 협력 문제도 어디까지나 특정한 위협과 대상에 대해 유기적으로 정보를 공유하고, 3국의 안보 이익에 직결된 문제에 협력하는 3각 안보협력체제라 할 수 있지만, 3국 동맹이라고 하는 것은 논리적으로 맞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또 다른 문건인 '캠프 데이비드 정신'은 한미일 정상의 공동 비전과 이번 정상회의의 주요 결과물을 담아낸 공동성명이다. 3국은 이번 공동성명의 제목을 '정신(Spirit)'으로 표현할 정도로 3국의 협력 비전과 협력 의지를 담고 있다는 게 김 차장의 설명이다.
3국 정상은 공동성명에서 지정학적 경쟁 심화, 우크라이나 전쟁, 기후위기, 핵 확산 등 복합위기에 직면해 한미일 협력의 필연성에 공감하고, 한미일 3국 간 파트너십의 새로운 시대를 연다는 구상을 표현할 계획이다. 구체적으로 3국의 공동 비전과 협의체 창설, 아세안과 태도국 영내 위협, 우크라이나 문제, 확장억제, 연합훈련, 경제안보 등으로 구성된다.
윤 대통령은 지난 15일 제78주년 광복절 경축사에서 "미국 캠프 데이비드에서 개최될 한미일 정상회의는 한반도와 인도 태평양 지역의 평화와 번영에 기여할 3국 공조의 새로운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김은혜 대통령실 홍보수석은 이날 브리핑에서 "윤 대통령의 (한미일 외교) 행보는 8·15 광복절을 계기로 실시된 독립유공자 및 유족 초청 오찬, 유엔사령부 주요직위자 초청 간담회, 광복절 경축사 그리고 이번 한미일 정상회의에까지 모두 맥이 닿아 있다"면서 "캠프 데이비드의 한미일 정상회의가 그 여정의 정점이 될 것"이라고 부연했다.
김미경기자 the13oo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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