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뜻 다르면 승선 못해’ 경고… 野 ‘李 옥중공천’ 우려에 공방
“배 침몰하게 하는 승객은 못 타”
‘윤핵관’ 이철규 사무총장 발언
일각 ‘용산발 공천’ 현실화 비판
민주, 李 구속 가능성 놓고 긴장
친명계 “플랜B 대한 고민 있어”
감행 땐 비명 반발 등 내분 심화
8개월도 남지 않은 내년 총선을 앞두고 공천을 둘러싼 여야의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사실상 친윤(친윤석열) 단일 체제로 가고 있는 국민의힘 지도부에서는 “배를 침몰하게 하는 승객은 승선 못 한다”는 발언이 나왔고, 더불어민주당은 내년 총선 공천권을 두고 친명(친이재명)계와 비명(비이재명)계의 갈등이 깊어지고 있다.
최고위서 발언하는 金 대표 국민의힘 김기현(오른쪽) 대표가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김 대표는 이날 검찰 조사를 받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를 향해 “자신의 범죄 혐의 리스트에 당 전체가 허우적대는 작금의 상황을 직시하라”고 비판했다. 이제원 선임기자 |
이 사무총장은 전날 윤석열 대통령 부친상 빈소가 마련된 신촌 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서 기자들과 만나 ‘공천을 염두에 둔 발언이었냐’는 질문에 “당원들은 국민의 얼굴 아니냐”며 “언행을 조심하자는 함축적 의미가 담긴 것”이라고 답했다. 윤 의원은 이날 BBS라디오에서 이 사무총장 발언에 대해 “일반론적인 이야기”라면서도 “당이라는 게 일사불란한 게 좋으냐. 당은 결국 다양한 목소리가 나오고 수용을 하는 게 건전한 정당”이라고 말했다.
의총에 참석한 한 국민의힘 의원은 “의원들 입장에서는 사무총장이라는 자리나 지금의 시기상 의원들 입에 족쇄를 채우는 의미로 받아들일 수 있다”며 “당의 일사불란함이 쾌속선이면 지지율이 올라갔겠지만, 지지율이 답보 상태인 상황에서 다른 방안이 필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친명계인 박찬대 최고위원은 이날 MBC라디오에서 “만에 하나 (이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이) 발부된다고 하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하는 플랜B에 대한 고민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실상 이 대표가 구속되더라도 당대표직을 유지해야 한다는 취지의 의견을 냈다. 진행자의 ‘이 대표 구속 상황이 발생해도 당대표 중심으로 결속해야 한다고 보냐’는 질문에 박 최고위원이 “제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그것도 가능하지 않나 생각한다”고 답했다.
다만 당 주류인 친명계가 실제 이 대표의 옥중 공천을 감행한다면 당 내분이 심화할 수밖에 없다. 이미 비명계는 줄곧 이 대표의 사퇴 필요성을 주장해 오고 있다. 설훈 의원은 전날 의원총회에서 지도부 총사퇴를 촉구했다. 계파색이 비교적 옅은 의원들 사이에서도 당장은 아니더라도 영장이 발부될 경우엔 대표직 유지가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한 초선 의원은 “당대표 자리를 내려놓더라도 검찰 수사의 부당성에 대해선 충분히 강변할 수 있지 않겠냐”며 “현시점에선 대표직 사퇴가 유지보다는 여러모로 나은 결정이 될 거라 본다”고 말했다.
유지혜·김병관·김승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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