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혁신기업] "종이 아닌 디지털 교과서로… AI 캐디가 골프 자세도 잡아주죠"
정부 디지털교과서 사업 참여… 모델 개발
김캐디, 골프GPT '김버디' 각종 코칭·정보 제공
1년반만에 누적 사용자 17만명 성과도
미래산업캐는 젊은 SW 명장들 엘리스 & 김캐디
SW(소프트웨어)가 세상을 바꾸는 속도가 AI의 등장으로 더 빨라졌다. 우리 삶에 다가오는 체감 변화는 더 커지고 깊어졌다. SW로 세상을 바꾸는 도전을 하고 있는 젊은 명장들은 AI의 진화에 더 신이 났다. 그들은 교육, 생산, 골프까지 개인과 기업의 활동 전반을 바꾸는 시도를 하고 있다. 글로벌 빅테크에 자본력에서 밀리지만 이들의 혁신 DNA는 구애받지 않는다. 챗GPT 같은 AI 기술을 가져다 쓰는 것뿐 아니라 직접AI모델을 개발하고, 현재의 AI가 가진 한계를 넘어서는 기술 개발에 도전한다.
◇AI발 교육혁명 최전선…AI교과서부터 자체 AI모델까지 만드는 '엘리스'
"처음 목표는 교육을 변화시키는 것이었는데 이제 더 큰 꿈을 꾸고 있습니다. 변함없는 지향점은 사회에 긍정적 변화를 이뤄내는 것이죠."
온라인 코딩교육 플랫폼 기업 엘리스의 김수인 CRPO(최고연구·제품책임자)는 "지난 8년간 교육 혁신에 집중했다면 이제 사회 전반적인 DX(디지털전환)를 돕는 것으로 역할을 키우려 한다"면서 "단순한 노동은 기계에 맡기고, 사람만 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할 수 있도록 돕겠다. 특히 전담 DX 조직과 인력이 부족한 중소기업들이 극도로 쉽게 쓸 수 있는 플랫폼 서비스를 선보이겠다"고 말했다. 2015년 창업한 엘리스그룹은 교육에 AI 기술을 적용한 플랫폼 '엘리스'로 개인맞춤 교육을 가능케 했다. SK, LG, 현대자동차 등 국내 대기업을 비롯해 서울대, KAIST 등의 대학과 정부·공공기관까지 1100여 곳이 엘리스의 도움을 받아 맞춤형 DX 교육을 하고 있다.
어릴 때부터 정보영재의 길을 걸은 김 CRPO는 과학고를 졸업한 후 KAIST에서 전산학 학·석·박사 학위를 땄다. 대학 졸업 후 과기정통부·IITP(정보통신기획평가원)의 명장급 SW 인재양성 프로그램 'SW마에스트로'를 경험하며 현실과 사회 속에서 SW가 발휘하는 힘을 실감했다. 실력 있는 동료, 유명한 전문가 멘토들과 만나 실력과 네트워크, 실무경험을 키운 그는 박사과정에서 AI를 전공하던 중 동료 박사과정생 2명과 함께 엘리스를 창업했다. 이들은 KAIST 전교생이 듣는 전산학 기초수업의 조교로 지내면서 교육, 과제, 시험 등을 관리하기 위한 플랫폼을 개발했다. 이 플랫폼이 엘리스 창업의 바탕이 됐다.
창업 9년차를 맞은 엘리스는 국내 20대 대기업 중 18곳을 고객으로 확보했다. 3명으로 시작한 회사는 120명 규모로 커졌다. 누적투자는 135억원에 달한다. 창업 첫해부터 흑자를 기록한 엘리스는 2021년 100억 가량의 매출을 기록한 데 이어 2022년 2~3배 수준으로 성장했다. 올해는 작년의 2배 정도 성장하는 게 목표다.
최근 정부 AI 디지털교과서 개발사업 참여기업으로도 선정됐다. 교육부는 2025년 수학, 영어, 정보, 국어부터 AI 디지털교과서를 도입할 예정이다. 엘리스는 이 사업을 위해 미래엔 등 교육출판기업들과 협력한다.
김 CRPO는 "디지털교과서는 이제 개념부터 정립돼야 하는 단계"라면서 "디지털교과서가 무엇이고 그 과정에서 AI를 어떻게 활용할지 정보, 영어 두 과목에 대해 프로토타입을 제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정보 과목 디지털교과서는 교육을 받는 사람과 도움을 주는 사람을 빠르게 연결하는 엘리스 플랫폼의 진화와도 연결된다. 김 CRPO는 "그동안 학생이 코드를 짜면 실시간 피드백을 받을 수 있도록 AI가 상황을 식별해 사람을 빠르게 연결해 줬다면, 이제 도움 주는 주체가 AI로 바뀌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영어는 더 재미있다. 최근 충격을 받은 게 학교 영어수업이 내가 배우던 때와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이라며 "AI로 이를 완전히 바꾸고자 한다"고 했다.
김 CRPO는 "예를 들어 학생이 특정 주제에 대해 말하면 AI가 알아듣고 틀린 부분이나 비슷한 용어를 알려주는 등 다양한 방식을 시도하려 한다. 이를 위해 여러 종류의 기반 AI 기술이 필요하다. 학생의 디지털트윈을 머신러닝 모델로 만들어서 상태를 판단하고, 챗GPT 같은 거대언어모델을 이용해 초개인화 교육을 하려 한다"고 밝혔다.
엘리스는 자체 비용을 들여 KAIST, 포스텍, 충북대, 성균관대 등과 공동 연구를 하고 있다.
"사회적 임팩트를 어떻게 만들어낼 지가 항상 고민"이라는 김 CRPO는 "대기업 중심의 교육 서비스를 중소기업으로 확대하고자 한다. 이를 위해선 우리가 제공하는 서비스가 많이 바뀌어야 한다. 지금까지는 플랫폼을 맞춤형으로 제공했는데, 이를 표준화·일반화해 중소기업도 쓸 수 있게 할 것"이라며 "해외 서비스를 신용카드로 손쉽게 결제해 쓰듯이 기업들이 쉽게 선택해 이용할 수 있도록 개발하려 한다"고 밝혔다.
기업 DX시장 진출도 염두에 두고 경기도에 부지를 매입해 자체 데이터센터도 세웠다. AI 교육에 필요한 GPU(그래픽처리장치) 인프라를 갖추고 기업 DX 서비스에 활용한다는 전략이다. 관련 사업인 관계사인 엘리스클라우드라가 맡는다. 이를 이용해 GPU 기반 경진대회, AI 평가 등도 한다.
김 CRPO는 "제조업 현장을 가보면 규모 있는 기업조차 아직 엑셀로 데이터를 관리하고 출퇴근 관리도 수기로 한다. 디지털화를 통해 데이터를 쌓으면 큰 자산이 되는데 어떻게 시작할 지 모른다. 또 데이터가 있어도 AI를 어떻게 만들고 쓸지도 모른다. 이를 우리가 도와주려 한다"고 밝혔다.
기업들이 AI를 쉽게 만들고 배포·관리할 수 있도록 ML(머신러닝)옵스 파이프라인도 구현 중이다. 절전에 강점이 있는 국산 NPU(신경망처리장치)도 도입할 예정이다.
충북대 연구진과 AI의 신뢰성, 안정성. 정확성을 높이기 위한 연구도 하고 있다. 교육분야에 맞는 안전한 AI 언어모델 기술도 연구 중이다.
김 CRPO는 "인종차별, 폭력성. 성적 이슈에서 안전한 AI, 믿을 수 있고 '할루시네이션'을 안 하는 AI를 구현하기 위한 기반기술을 같이 연구하고 있다. 챗GPT만 갖다 쓰는 회사들과는 차이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어를 잘하고 안전한 AI, 정확한 AI를 만드는 게 우리의 목표"라면서 "개발한 모델은 실제 교과서에 적용할 계획"이라고 했다.
특정 언어모델에 의존하지 않고 오픈AI나 네이버, 메타의 모델, 오픈소스 기반으로 자체 개발한 모델 등을 용도별로 선택해서 쓰겠다는 전략이다. AI는 코딩뿐 아니라 교육방식 자체를 바꾸고 있다. 김 CRPO는 "이런 변화가 우리 비전에 잘 맞다. 창업 후 플랫폼을 통해 비용, 확장성, 품질, 확장성의 한계를 깨고 대량으로 싸게 질좋은 교육을 할 수 있게 만들었다면 이제 AI로 더 많은 것을 할 수 있다. 교육생이 질문하면 사람은 답하는 시간이 평균 10분 걸리는데 AI는 9초 만에 한다. 엄청난 차이"라면서 "이미 우리 플랫폼에서 교육생들은 사람보다 AI와 훨씬 더 많이 상호작용을 한다. AI를 통해 플랫폼 경쟁력이 더 올라갔다"고 밝혔다.
◇전문 챗봇부터 스윙 분석까지…골프에 AI 불어넣는 '김캐디'
골프앱 김캐디에도 AI가 혁신의 트리거다. 최근 챗GPT의 골프 버전인 '골프GPT'를 출시한 데 이어 AI로 골프 스윙을 분석해 주는 'AI김버디'도 개발했다.
골프GPT는 '골프 치기 전에 좋은 스트레칭 알려줘', '비거리 잘 나오는 법 알려줘' 등 다양한 질문에 답변을 해 준다. 평소 골프에 대해 궁금했던 다양한 질문에 폭넓은 답변을 제공하며 골프의 재미를 알아가는 데 도움을 준다. 미국 오픈AI의 GPT API(응용프로그램 인터페이스)를 기반으로 제작된 이 서비스를 통해 골프 정보 격차를 해소하고 쉽게 골프를 즐기도록 돕겠다는 계획이다.
오정규 김캐디 이사는 "AI김버디는 베타버전을 출시한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하루에 수백건의 스윙분석과 코칭을 제공할 만큼 골퍼들의 반응이 뜨겁다. 호기심에 시도해 봤다가 생각보다 자세한 코칭에 놀라는 분들이 많다"면서 "김캐디의 수많은 아마추어들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AI기술을 개발해 분석의 정확도가 높은 것이 특징"이라고 밝혔다.
이어 "골프는 예민하고 전문적인 스포츠인데 레슨을 받으려면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든다"면서 "이 문제를 AI로 해결해 골프가 더욱 대중화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오 이사는 대학원 재학시절 IoT(사물인터넷)에 관심이 많아서 방에 있는 물건들을 원격 제어하는 시도를 하기도 했다. 전자·통신계열 전공이어서 통신모듈, 엑츄에이터 등을 개발하기도 했다. 그는 SW마에스트로에서 SW를 더 깊이 있게 배우고 가능성에 눈을 떴다. 앱 개발에 흥미를 느껴 진도로 그 분야로 정했다. 기아자동차 재직 중 옆팀 동료였던 나종석 이사를 만나 2019년 김캐디 창업에 동참했다.
김캐디 앱을 이용하면 위치 기반으로 가까운 스크린골프장의 가격, 시설, 레슨 정보를 확인하고 예약도 할 수 있다.
스크린골프장 사업주는 매장관리 솔루션을 통해 예약 관리부터 매장 운영을 간편하게 할 수 있다. 매장 홍보를 통해 매출도 높일 수 있다. 최근에는 골프 진입장벽을 낮추고 고객 저변을 넓히기 위해 레슨 서비스도 오픈했다. 주변 레슨프로 정보를 쉽게 비교하고 앱 내에서 채팅상담을 받을 수 있다.
김캐디는 서비스 1년반 만에 17만명의 사용자를 확보하고 전국 5000여곳의 스크린골프장 정보를 제공했다. 2022년 4월에는 78억원의 시리즈A 투자를 유치해 누적 투자금액 100억원을 기록했다.
이후 사용자는 매년 3배 이상 증가해 최근 약 100만명에 달한다. 오 이사는 "성장을 위해 집중하는 것은 실내골프 영역에서 더 압도적인 경험을 만드는 것"이라며 "골프에 처음 입문해 레슨 받으며 연습하고 퇴근 후 스크린골프를 즐기는 시간을 독점하고, 주말 필드골프, 휴가철 해외골프까지 합리적이고 편리한 경험을 폭넓게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안경애기자 naturean@dt.co.kr
Copyright © 디지털타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로또 3등 손님에게 "4등 5만원 됐네요"... `바꿔치기`한 복권방 주인
- 미성년 女제자 태권도 체육관서 추행한 혐의 40대 관장 법정구속
- [속보] 대낮 서울 신림동 공원서 성폭행한 30대…피해자는 위독
- 돼지신장 이식 뇌사자, 최장 32일간 생명유지
- 질문하러 온 10살 초등학생 성추행한 40대 교수 집행유예
- 韓 "여야의정 제안 뒤집고 가상자산 뜬금 과세… 민주당 관성적 반대냐"
- 내년 세계성장률 3.2→3.0%… `트럼피즘` 美 0.4%p 상승
- `범현대 3세` 정기선 수석부회장, HD현대 방향성 주도한다
- 내년 6월부터 안전진단 없이 재건축… "기간 3년 단축"
- [트럼프 2기 시동]트럼프 파격 인사… 뉴스앵커 국방장관, 머스크 정부효율위 수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