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민간업자 특혜로 市 손해” vs 李 “朴정부서 용도변경 압박” [이재명 4차 소환]

박진영 2023. 8. 17. 1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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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현동 개발의혹’ 쟁점은
개발초기부터 4단계 용도 변경 의문
민관합동 사업에서 성남도공 배제
임대아파트 공급비율도 대폭 축소
李 “용도변경 혜택 정부에 돌아가”
檢, 인허가 과정 개입 혐의 입증에 자신
‘불법 대북송금’ ‘정자동 특혜’ 수사 남아
‘대장동’ ‘선거법 위반’ 등 2건은 재판에

17일 ‘백현동 개발 비리’ 사건으로 검찰에 소환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검찰은 “그간 수사를 통해 이 대표가 인허가권자로서 민간 업자에게 특혜를 제공한 과정에 개입한 정황을 확인했다”며 이 대표 진술과 무관하게 혐의 입증에 자신감을 보였다.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1부(부장검사 엄희준)는 이날 이 대표를 상대로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 혐의와 관련된 질문을 집중적으로 던졌다. 검찰이 준비한 질문지는 약 300쪽에 달한 반면, 이 대표는 10분의 1인 약 30쪽 분량의 진술서를 제출했다.
“검찰독재” “구속하라”… 지지·규탄 집회 경기 성남시 ‘백현동 개발 비리 사건’ 배임 의혹을 받고 있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 조사를 받은 17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 앞에서 “검찰독재정권! 우리는 이재명과 함께 반드시 이겨낸다” 등의 손팻말을 든 민주당 지지자들(왼쪽 사진)과 “이재명 구속”을 주장하는 보수 성향 시민단체 회원이 찬반 시위를 벌이고 있다. 최상수 기자
2014∼2017년 백현동 개발 사업 당시 최종 결정권자였던 이 대표가 관련 인허가 사항에 대한 민간 업자의 각종 청탁을 들어줘 막대한 이익을 몰아주고, 성남시에 손해를 가했다는 게 검찰 시각이다. 사업 시행사 성남알앤디PFV는 경기 성남시 분당구 백현동의 옛 한국식품연구원 부지 11만1265㎡를 아파트·연구개발(R&D) 용지, 공원 등으로 개발하고, 1223세대의 ‘옹벽’ 아파트를 건설·분양해 지난해 말 기준 총 매출액 1조347억원, 분양 이익 3185억원을 챙겼다. 민간 업자인 정바울씨가 대표인 아시아디벨로퍼엔 약 700억원이 배당됐다.

검찰은 정씨의 요구 사항이 로비스트인 김인섭 전 한국하우징기술 대표와 당시 성남시 정책비서관이던 이 대표 최측근 민주당 정진상 전 당대표 정무조정실장을 거쳐 이 대표에게 전달됐다고 본다. 검찰은 올해 5∼6월 김씨와 정씨를 구속 기소하며 정 전 실장을 ‘연결 고리’로 지목했다. 김씨는 2006년 성남시장 선거 당시 이 대표 선거대책본부장을 맡았던 인물이다.

백현동 사업의 가장 큰 특혜로는 부지 용도를 자연·보전녹지지역에서 준주거지역으로 4단계 상향 변경해 준 것이 꼽힌다. 이 대표는 “박근혜 대통령 지시, 국토교통부와 한국식품연구원의 요구에 따른 것”이라는 입장이다. 국토부가 “공공기관 지방 이전은 국가 정책 사업”이라며 압박했다는 것이다. 이 대표는 또 용도 변경 혜택은 민간 업자에게 부지를 매각한 한국식품연구원, 즉 정부에 돌아갔으며, 성남시는 기부채납으로 개발이익 약 1000억원을 환수했다고 주장한다.

검찰은 이 대표가 자체적으로 용도 변경을 검토해 변경한 것으로 본다. 지난해 9월 이 대표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하며 “정부의 지시와 압박이 있었다”는 이 대표 발언을 ‘허위 사실’로 결론 내렸다. 당초 공영 개발 대상이던 한국식품연구원 부지를 민간 업자가 단독 개발하도록 허가해 준 것도 특혜라는 게 검찰 판단이다. 이 대표는 “공사의 사업 참여는 용도 변경 조건이 아니었고, 공사는 사업 참여 의사가 없었다”고 맞받았다. 검찰 관계자는 “성남시 인허가 관련자들이 브로커(김인섭씨)의 청탁을 받고 성남도시개발공사를 사업에서 배제해 의도적으로 개발이익을 포기하게 한 게 사안의 본질”이라며 “이 대표가 사업의 구체적 경과를 보고받고 결재했다”고 강조했다.

검찰은 성남시가 용도 변경 당시 민간 업자가 기부채납하기로 한 R&D센터 대신 경제적 활용 가치가 없는 R&D 용지를 기부채납하게 해 주고, 100% 임대 아파트 공급 조건도 임대 아파트 10% 공급으로 변경해 준 것도 민간 업자 로비 때문으로 본다. 이 대표는 “실무 부서가 교환을 건의해 승인했다”고 반박했다.
이 대표 사법 리스크는 정점으로 치닫는 양상이다. 이 대표는 수원지검의 쌍방울그룹 ‘불법 대북 송금’ 사건 외에 수원지검 성남지청의 ‘정자동 호텔 개발 비리’ 의혹으로도 수사선상에 올라 있다. 베지츠종합개발이 2015년 분당구 정자동 시유지에 관광 호텔을 지으면서 성남시로부터 각종 특혜를 받았다는 의혹이다. 성남지청 형사3부(부장검사 유민종)는 올해 6월 성남시 등에 대한 압수수색영장에 이 대표를 피의자로 기재했다.

이 대표가 피고인으로 법정에 선 재판도 2건이다. 이 대표는 지난해 9월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돼 재판받고 있다. 지난 3월 ‘대장동·위례신도시 개발 비리’ 및 ‘성남FC 불법 후원금’ 사건으로도 기소됐는데, 이 재판은 준비 절차만 5개월째 진행 중이다.

중앙지검 반부패수사3부(부장검사 강백신)는 이날 이 대표 최측근인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 재판에서 이홍우 전 경기도시장상권진흥원장이 위증한 혐의와 관련해, 지난 대선 때 이 대표 선거대책위원회 관계자 2명이 개입한 정황을 잡고 이들 주거지를 압수수색했다. 김 전 부원장 측은 “위증 프레임으로 여론을 호도하고 있다”며 “증거가 없으면 공소를 취소하는 게 옳을 것”이라고 밝혔다.

박진영·백준무·유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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