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전투력 내려놓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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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싸우는' 정치인을 두고 우리는 전투력이 높다고 한다.
이런 국회의원들은 국회 상임위 현안 질의나 대정부 질문에서 앞 순서에 배치된다.
전투력을 증명하기 위해서다.
대개 국회에서의 싸움은 이런 식으로 흐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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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대로 합리적 협상가로 통하는 의원들은 전투력이 낮다는 평가를 받는다. 하나를 내어주고 하나를 받는 지극히 상식적인 협상이 누군가의 눈에는 '매가리 없는' 행위로 보일 수 있다.
가끔 정치인들은 과하다 싶을 정도의 제스처와 태도를 취한다. 전투력을 증명하기 위해서다. 지난달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전·현직 법무부 장관 간 설전이 그랬다. "왜 이렇게 엷은 미소를 띠고 있느냐" "제 표정까지 관리하는 것이냐" 등 알맹이 없는 발언들이 오가는 사이 부끄러움은 지켜보는 이들의 몫이었다.
지난 16일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 파행도 비슷했다.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 파행 사태의 책임을 물어 국민의힘은 김관영 전북도지사의 출석을 요구했으나 민주당이 수용하지 않자 집단으로 불참했다.
사실 파행까지 갈 필요는 없었다. 협상의 여지는 얼마든지 있었다. 본래 이날 회의는 수해 책임 소재를 밝히고 재발 방지책을 논의하기 위한 자리였던 것은 맞다. 그러나 잼버리 사태의 원인을 밝히는 것도 중요한 만큼 민주당이 김 지사를 질의 대상에 포함시키지 않을 이유는 없었다. 국민의힘도 민주당이 끝내 반대하는 상황에서 빠른 시일 내 별도의 회의를 잡았으면 그만이다.
결국 서로의 전투력을 증명하기 위한 싸움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었다. 대개 국회에서의 싸움은 이런 식으로 흐른다. 서로 아무것도 내주지 않겠다는 태도 때문이다.
전혀 이해가 안 되는 건 아니다. 전투력을 증명하지 않으면 존재감이 상대적으로 떨어진다. 특히 강성 지지층 사이에서 '왜 상대편에 좋은 일을 하느냐'는 질타가 쏟아진다.
국회에서 '싸우지 말라'는 얘기는 뜬구름 잡는 얘기로 다가올 수 있다. 그러나 '무당층'을 잡기 위한 키는 결국 싸움이 아니라 내려놓는 행위에 있을 수 있다. 비호감 정치를 극복하기 위해선 여야 모두의 노력이 필요하다. 하반기 국회에는 '여야 합의'라는 표현을 자주 쓰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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