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우외환' 외환시장… "원·달러 환율 1350원대까지 오를 것" [겹악재 쌓인 금융시장]
中 금융시장 위기 '위안화 급락'
韓 수출·소비 부진에 '원화 약세'
당국 "원화 약세는 일반적 흐름"
■환율 연고점 경신, 아시아권 통화 동반약세
이날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일 종가 대비 5.1원 오른 1342.0원에 거래를 마쳤다. 장 중에는 지난 5월 17일 기록한 연고점(1343원)을 터치했다. 7월 말 1270원대까지 낮아졌던 환율은 이달 들어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미국 달러화 강세, 중국 경제부진, 한국 수출경기 회복 지연 등 3대 악재가 맞물리면서 환율이 연고점 수준으로 올랐다. 무엇보다 '강달러'가 돌아왔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103.60까지 올랐다. 지난달 100 이하로 떨어져 약세를 보이다가 지난 5월 수준으로 강세를 회복했다.
조용구 신영증권 연구위원은 "7월 미국 소매판매가 시장 예상치를 웃돌고, 미국 경제가 3·4분기 높은 성장률을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이 커지고 있다"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이 매파적(통화긴축 선호)으로 해석된 영향도 있다"고 분석했다.
단기적으로는 중국 부동산 시장 불안으로 중국 위안화가 약세인 영향도 크다. 원화는 위안화에 동조돼서 움직이는데 최근 위안화가 약세를 보이고 있어서다. 중국 부동산 개발업체들이 잇따라 달러채 이자 상환에 실패하고 중국 투자와 고용 모두 부진한 영향이다. 위안·달러 환율이 7.33위안대까지 오르는 등 연일 연고점을 경신 중이다.
김유미 키움증권 연구원은 "연준 통화정책 불확실성 때문에 달러화가 강세를 보인 점과 중국 부동산 관련 신용우려가 위안화 약세를 자극한 점이 원·달러 환율 상승폭을 키웠다"며 "위안화 약세는 (중국) 펀더멘털에 대한 우려이고, 이는 한국 수출에도 관련돼 있어 원화약세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강달러' '약위안'에 위험 투자심리가 약해지면서 아시아권 통화가 전반적으로 약세다. 달러당 엔화는 이날 146엔대까지 상승, 연고점을 기록했다. 아시아권 증시 또한 동반하락했다. 조용구 위원은 "위안화, 엔화 모두 환율이 연고점을 경신하면서 아시아 통화가 연동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며 "원화자산을 보더라도 주식, 채권, 외환이 다 절하되는 데다 달러화 강세가 동반됐다"고 분석했다.
■1350원이 1차 방어선, 하반기까지 불안 전망
전문가들은 미국 통화긴축 불확실성이 걷히기 전까지 환율이 추가 상승할 가능성을 열어뒀다. 1350~1360원까지 상승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최근의 중국 이슈가 급부상하면서 최소한 올해 하반기까지는 외환시장이 상당히 좀 불안할 것"이라며 "1400원까지는 아니어도 하반기 최소 1300원대 초반을 유지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김유미 연구원은 "미국의 통화긴축과 관련된 불확실성이 잦아들어야 환율이 안정될 것"이라며 "9월 FOMC에서 미국의 금리동결 시 연말께 1200원대 중·후반 정도로 다시 내려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3·4분기 중 환율은 1300원대에서 움직이다가 4·4분기 1200원대 중·후반에 수렴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외환당국에서는 최근 환율이 '강달러' '약위안' 등 국제시장 상황을 반영해 움직이고 있다며 시장 불안에 선을 그었다.
외환당국 관계자는 "미국 국채금리도 고점을 돌파했고 미국 달러화가 강세인 상황이 환율 흐름에 반영된 것"이라며 "지난해 9월 중순 달러인덱스가 고점일 때와 비교하면 지금 달러인덱스가 10% 정도 하락했고, 원·달러 환율은 8%가량 내렸다"고 설명했다. 그는 "지난해 달러인덱스 고점 때와 현재를 비교했을 때 원화는 주요국 통화 중 상당히 강세"라며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중국, 인도 등 다른 아시아권 통화가 약세인 반면 원화는 8% 올라 강세에 들어간다. 위험자산이 조정받는 국면에서 이달 원화가 약세를 보이는 건 일반적 흐름"이라고 말했다.
dearname@fnnews.com 김나경 박문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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