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인터뷰] 부상 이겨낸 크리스 와이드먼 “난 이제부터 치고 올라갈 신예 파이터”

정필재 2023. 8. 17. 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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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제부터 치고 올라가는 신예 파이터다.”

40을 바라보는 나이에도 UFC 전 미들급(-83.9㎏) 챔피언 크리스 와이드먼(39·미국)은 뜨거웠다. 이어진 부진과 끔찍한 부상까지 모두 이겨내고 다시 시작해 보겠다는 의지가 엿보였다.

17일 세계일보와 온라인 인터뷰에서 수염을 덥수룩하게 기르고 등장한 와이드먼은 “내 커리어를 되살리고 싶다”며 “다시 한 번 도전해보겠다”고 강조했다. 와이드먼은 2013년 7월 UFC 161에서 앤더슨 실바를 꺾고 UFC 미들급 왕좌에 올랐다. 실바는 당시 UFC 16연승을 기록 중인 데다가 타이틀 10차 방어전에 성공한 전설이었다. 당시 실바의 적수를 찾지 못한 UFC는 한 체급 위(라이트 헤비급·-93㎏)인 TUF 우승자 포레스트 그리핀과 경기를 잡을 정도였다. 이 경기에서도 실바는 그리핀을 농락했다는 표현이 아깝지 않을 정도로 일방적인 승리를 거뒀다.

이런 실바를 잡아낸 게 바로 와이드먼이었다. 와이드먼은 “모든 사람들이 의심했지만 난 내가 당시 얼마나 열심히 했는지에만 집중했다. 실바가 가진 무적의 아우라에 많은 선수들이 겁을 먹었지만 난 기죽지 말고 내 일을 하고 싶었다”고 돌아봤다.

와이드먼은 실바를 두 차례나 잡아낸 이후 료토 마치다와 비토 벨포트까지 꺾고 UFC 9연승을 질주했다. 와이드먼이 그 누구도 이길 수 없는 극강의 경지에 오르려던 순간을 막은 건 루크 락홀드였다.

와이드먼은 “생에 첫 패배였다. 정말 지고 싶지 않은 경기여서 오랜 시간 힘들었다. 락홀드와 꼭 다시 싸워보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다. 하지만 락홀드는 이미 UFC를 떠났기 때문에 과거는 쿨하게 잊었다”고 강조했다.

첫 패배 이후 와이드먼은 이후 내리막을 걷는다. 로엘 로메로와 게가드 무사시에게도 지면서 3연패를 당했다. 2017년 7월 UFC 온 폭스25에서 켈빈 가스텔럼을 암 트라이앵글 초크로 잡아냈지만 다시 연패에 빠진다.

그리고 2021년 4월 미국 잭슨빌 베터런스 메모리얼 아레나에서 열린 UFC 261. 유라이어 홀과 경기에서 와이드먼은 다리가 부러지는 심각한 부상을 당한다. 와이드먼의 레그킥을 홀이 무릎으로 막았고, 이 과정에서 와이드먼의 정강이뼈가 반토막 났다.

와이드먼은 “다시 걸을 수 있을까, 아이들과 다시 놀 수 있을까, 일상생활의 모든 것을 다시 할 수 있을까. 불안한 생각만 들었다. 4차례나 수술을 했고 감염 같은 문제도 생겼다. 하지만 침울해하지 않고 긍정적인 생각을 많이 했다. 뜻밖의 축복일 수 있다고, 어둠 속에도 한 줄기 빛은 있다고 생각했다”고 돌아봤다. 재활 과정에 대해서는 “쉽지 않았지만 천천히 한 번에 하나씩 나아가기로 했다. 항상 긍정적으로 바라봤고 희망을 품었다. 그러다 복귀해 보자는 생각이 들었다”고 회상했다.

‘실바를 꺾은 챔피언’ 와이드먼은 마침내 복귀전을 갖는다. 20일 미국 매사추세츠주 보스턴 TD가든에서 열리는 UFC 292에서 브래드 타바레스를 만난다. 홀과 대결에서 부상을 입은지 2년4개월 만이다. 오랜 공백에도 와이드먼은 두렵지 않다. 그는 “링 러스트(공백으로 인한 기량 저하)는 존재한다는 믿음이 만들어낸 존재하지 않는 것”이라며 “이번 경기를 위해 내내 체육관에서 머물며 계속 나아지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현실은 초라하다. 전 챔피언이지만 와이드먼은 다크 매치에서 경기를 치른다. 와이드먼은 “언더 카드에 배치됐기 때문에 더 큰 동기부여가 됐다”며 “신예 파이터라는 생각으로 다시 내 커리어를 되살리기 위해 노력하려고 한다. 다시 순위를 끌어 올리고 싶다. 컨디션은 정말 좋다”고 각오를 다졌다.

타바레스에 대해서 와이드먼은 “굉장히 경험이 많고, 내구력도 뛰어나다. 이스라엘 아데산야와 드리퀴스 뒤 플레시도 그를 끝내지 못했다. 타격가에 가깝지만 테이크다운 디펜스도 상당히 괜찮다”고 평가했다.

끝으로 와이드먼은 “고작 한, 두 경기 더 뛰기 위해 돌아온 게 아니다. 세상을 놀라게 하고 다른 사람들에게 영감을 주기 위해 돌아왔다. 나처럼 트라우마를 이겨내고 상황을 반전시켜 최고의 자리에 오르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 앞으로 2~3년 정도 선수생활을 더 하면서 정말 멋지게 커리어를 마무리하는 꿈을 꾸고 있다”고 말했다.

정필재 기자 rus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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