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상위 1%급 게이밍 노트북, 레이저 블레이드 18

김영우 2023. 8. 17.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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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동아 김영우 기자] 주변 사람들로부터 노트북을 추천해 달라는 문의를 종종 받곤 한다. 그런데, 최신 게임을 원활하게 구동할 정도로 성능이 좋으면서, 두께도 얇고, 디자인도 세련된 제품을 찾아달라는 문의에는 정말로 답변하기가 쉽지 않다. 고사양 노트북일수록 두껍고 투박한 제품이 많기 때문이다. 고성능을 내는 부품을 다수 탑재하려면 두께를 줄이기 힘들다. 성능을 높일수록 발열도 심해지므로 열 관리를 위한 내부 여유 공간도 필요하다.

레이저 블레이드 18(Razer Blade 18 13Gen R4090 QHD) / 출처=IT동아

하지만 예외가 없는 건 아니다. 특히 제조사의 기술과 노하우를 총동원한 이른바 ‘프리미엄급’ 게이밍 노트북 중에는 극히 높은 성능에 얇고 세련된 디자인까지 겸비한 경우도 있다. 이번에 소개할 ‘레이저 블레이드 18(Razer Blade 18 13Gen R4090 QHD)’이 대표적인 사례다.

이 제품은 13세대 인텔 코어 i9-13950HX 프로세서에 엔비디아 RTX 4090 그래픽을 비롯한 역대급 사양을 갖추고 있으면서 21.99mm의 얇은 본체 두께를 실현했다. 이와 더불어 QHD+(2K)급의 고해상도에 240Hz의 높은 주사율(1초당 화면 이미지 전환 수)을 제공하는 화면을 탑재, 아주 미세한 잔상이나 멈칫거림도 용납하지 않는 까다로운 게임 마니아에게도 어필할 만한 제품이다. 참고로 이번 리뷰에서는 해외 출시 제품을 이용했는데, 한글 키보드가 아닌 점을 제외하면 국내 출시 제품과 같은 사양이니 참고하자.

높은 사양 대비 얇고 세련된 외형, 스피커 성능도 O.K.

레이저 블레이드 18의 외부 디자인은 상당히 세련된 편이다. 잡다한 꾸밈을 최소화했다. 단일 알루미늄 블록을 CNC(컴퓨터 수치제어) 시스템으로 가공해 본체를 구성했는데, 덕분에 여러 소재의 패널을 덧대어 제조한 일반 노트북 대비 얇은 두께와 높은 내구성, 그리고 높은 열 배출 능력을 기대할 수 있다. 또한 무광 블랙 컬러로 표면을 처리해 중후한 느낌을 주며, 지문이나 얼룩을 덜 타는 것도 장점이다.

무광 블랙 컬러로 중후한 느낌을 더했다. 상판 중앙의 레이저 로고에는 LED도 들어온다 / 출처=IT동아

키보드는 우측 숫자패드를 생략한 텐키리스 규격, 이른바 ‘노르딕 레이아웃’을 적용했다. 덕분에 각 키의 넓이가 넉넉해 누르기가 편하다. 노트북 두께가 얇다 보니 눌리는 깊이는 그리 깊지 않지만 반발력이 충분해 나름의 ‘손 맛’도 살아있다.

그리고 다양한 컬러로 빛나는 RGB LED 기반의 키보드 백라이트를 탑재했고, 다른 레이저 주변 기기와 연동해 일체감 있는 조명 패턴을 연출하는 레이저 크로마(Razer Chroma) 기술에도 대응한다. 게이밍 키보드라면 필수 덕목인 N키 롤 오버 기술도 지원하므로, 동시에 여러 키를 빠르게 눌러도 오류 없이 정확한 입력이 가능하다.

노르딕 레이아웃의 키보드, THX 인증 스피커, 대형 터치패드를 적용했다 / 출처=IT동아

키보드 양쪽에는 총 6개로 이루어진 스피커가 탑재되었다. 고음을 강조하는 2개의 트위터, 저음을 강조하는 4개의 서브우퍼가 어우러졌으며, 수준급의 음질을 인정받아야 통과할 수 있는 THX 인증도 받았다. 노트북용 스피커로서는 표현력이 기대 이상이며, 음량을 최대한 높아도 소리가 찢어지는 느낌이 없다. 우측 키패드가 없는 텐키리스 키보드라는 점은 호불호가 갈릴 수 있겠지만, 이렇게 확보한 공간에 괜찮은 스피커를 탑재한 점은 대부분의 사용자가 만족할 것 같다.

키보드 하단의 터치패드도 눈에 띈다. 일반적인 노트북의 터치패드에 비해 거의 2배 정도 큰 XL 사이즈의 터치패드이며, 마이크로소프트 프리시전(Precision) 기술을 지원해 정밀한 터치가 가능하다. 세 손가락, 네 손가락을 동시에 터치해 앱을 전환하거나 바탕화면을 보는 등의 다양한 제스처 기능도 쓸 수 있다.

240Hz 주사율 지원하는 고성능 디스플레이 탑재

탑재된 18인치급 화면 역시 수준급이다. 디지털 콘텐츠 제작의 표준 규격인 DCI-P3 컬러 영역을 100% 지원해 콘텐츠 제작자가 의도한 색감을 그대로 체험할 수 있으며, 시야각이 넓은 IPS급 패널을 적용해 시청 방향과 상관없이 왜곡 없는 이미지를 볼 수 있다.

240Hz의 QHD+급 화면은 이 제품의 차별화 포인트 중 하나다 / 출처=IT동아

특히 2,560x1,600의 QHD+급 고해상도를 지원하면서도 240Hz의 매우 높은 주사율을 표시할 수 있는 것은 이 제품의 대표적인 차별화 포인트 중 하나다. 일반적인 모니터는 60Hz, 게이밍용을 지향한다는 모니터들도 대부분 120~144Hz 정도의 주사율까지만 지원하는데, 240Hz면 더할 나위가 없는 수준이다.

사실 처음 240Hz 모니터로 게임을 하다 보면 움직임이 다소 부드러워진 것 외에 기존 모니터 대비 큰 차이를 느끼지 못할 수도 있다. 하지만 반대로 240Hz에 익숙해진 후에 일반 모니터로 돌아가보면 전에는 느끼지 못하던 잔상이나 반응 속도 지연이 느껴지곤 한다. 이른바 ‘역체감’이라는 현상이니 참고하도록 하자.

썬더볼트4 지원, 최신 트렌드 적용한 연결 인터페이스

측면 인터페이스의 구성은 최근 노트북 시장의 트렌드를 잘 반영했다. 총 5개의 USB포트를 갖추고 있는데, 모든 포트가 10Gbps의 데이터 전송속도를 낼 수 있는 USB 3.2 Gen2(구 USB 3.1) 규격을 지원하며, 그 중 2개는 최근 이용 빈도가 높아지고 있는 타입-C 형태다.

제품 우측면의 연결 인터페이스 구성 / 출처=IT동아

특히 2개의 타입-C 포트 중 1개는 최대 40Gbps의 초고속 데이터 전송을 할 수 있는 썬더볼트4(Thunderbolt 4) 기술을 지원한다. 여기에는 일반적인 USB 규격 주변 기기 외에도 외장형 그래픽카드와 같은 고급 장비를 연결해 성능을 확장할 수 있다. 물론 레이저 블레이드 18 자체의 기본 사양이 워낙 높아 지금 당장 썬더볼트4를 이용한 성능 업그레이드를 할 필요는 없겠지만 향후에는 또 모를 일이다.

제품 좌측면의 연결 인터페이스 구성 / 출처=IT동아

그리고 레이저 블레이드 18에 동봉된 전원 어댑터는 330W 규격의 고용량 제품이다. 이런 고용량 전원 어댑터는 노트북 본체에 맞먹을 정도로 덩치가 큰 경우가 많았는데, 레이저 블레이드 18의 것은 일반 노트북용보다 약간 더 큰 정도다. 제품을 가지고 이동할 때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전원 어댑터는 330W의 높은 용량에 비해 크기가 작은 편이다 / 출처=IT동아

그 외에 SD카드 리더 및 유선 인터넷 포트, 그리고 HDMI 포트 등도 갖추고 있다. 탑재된 HDMI 포트는 2.1 규격을 지원, 4K(3,840x2,160)급을 넘어 8K(7,680x4,320)급의 초고해상도 영상을 120Hz 주사율로 출력할 수 있다. 레이저 블레이드 18에 탑재된 모니터 역시 수준급이지만 그 이상의 영상 경험을 하고자 한다면 외부 디스플레이를 연결해 활용할 만하다.

13세대 코어 i9와 지포스 RTX 4090 비롯한 최상위급 사양 갖춰

제품 외부 구성도 흥미롭지만 역시 가장 눈길을 끄는 건 최상위급의 내부 사양이다. CPU(중앙처리장치)인 13세대 인텔 코어 i9-13950HX 프로세서는 총 24개의 코어(핵심 회로)에 32개의 쓰레드(처리단위)를 갖추고 있어 여러 애플리케이션을 동시에 구동해도 느려짐이 거의 없다. 또한 평상시에는 2.2GHz로 구동하며 전력 소모와 발열을 억제하다가 높은 성능이 필요한 상황이면 최대 5.5GHz까지 자동으로 클럭 속도를 높여 작업을 빠르게 끝낼 수 있다.

13세대 인텔 코어 i9-13950HX와 엔비디아 RTX 4090을 비롯한 최상위급 사양을 갖췄다 / 출처=IT동아

GPU(그래픽처리장치)인 엔비디아 지포스 RTX 4090(16GB) 역시 범상치 않은 물건이다. 엔비디아의 최신 아키텍처인 ‘에이다 러브레이스(Ada Lovelace)’를 적용한 제품으로, 기본적인 매우 높은 그래픽 처리능력을 보유했다. 그 외에도 처리 해상도를 낮춰 시스템 자원 사용량을 줄이면서도 AI를 통해 고해상도로 이미지를 보정하는 DLSS 3.0 기술을 지원하기 때문에 효율성 역시 뛰어나다.

그 외에 시스템 메모리 역시 32GB(DDR5)로 넉넉하게 탑재하고 있고, 데이터를 저장하기 위한 SSD 역시 1TB 2개(PCIe 4.0/NVMe)를 기본으로 품고 있어 부족함이 없다. 여기에 더해 메모리는 최대 64GB(32+32GB), SSD는 최대 8TB(4+4TB)까지 확장이 가능하므로 향후 추가적인 성능 향상을 노릴 수도 있다.

실제 성능은 어느 정도?

레이저 블레이드 18은 탑재된 CPU와 GPU만으로도 2023년 8월 현재 시장에 출시된 게이밍 노트북 중에서도 상위 1%의 사양을 갖춘 것이 분명하다. 그렇다면 실제 성능은 어느 정도일까? 시스템의 게임 구동능력을 측정해 점수로 보여주는 ‘3DMark’ 소프트웨어를 이용해 이를 가늠해봤다.

3DMark ‘타임스파이’ 모드로 측정한 레이저 블레이드 18의 그래픽 성능 / 출처=IT동아

테스트 결과, 다이렉트X 11기반의 구세대 게임 구동 성능을 가늠할 수 있는 파이어 스트라이크(Fire Strike) 모드에서는 2만 3,445점, 다이렉트X 12 기반 신세대 게임의 성능과 관련된 타임스파이(Time Spy) 모드에서는 1만 5,585점을 기록했다. 예상대로 현재 판매되는 노트북 중 최상위권의 게임 구동능력을 갖추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실제 게임에서 체감할 수 있는 능력은 더욱 인상적이다. 게임 플레이 중 초당 평균 60프레임 이상을 유지할 수 있다면 원활한 진행이 가능한데, 레이저 블레이드 18는 대부분의 게임에서 이러한 조건을 충족한다.

‘로스트아크’에서는 최고 그래픽 옵션에서도 초당 평균 100 프레임을 곧잘 유지한다 / 출처=IT동아

MMORPG ‘로스트아크’를 실행, 화면 해상도 2,560x1,600, 그래픽 품질 ‘최상’ 상태에서 퀘스트 및 던전 등을 30여 분 정도 플레이했다. 플레이 내내 대부분 초당 평균 140~150 프레임 전후를 안정적으로 유지했으며, 카오스 던전과 같이 갑자기 많은 오브젝트가 순간적으로 등장하는 구간에서도 초당 평균 80~100프레임 이상을 유지해 원활한 플레이가 가능했다.

출시된 지 좀 되었지만 아직도 높은 성능을 요구하는 게임 중 하나인 ‘사이버펑크 2077’도 플레이해봤다. 이 게임은 리얼하게 빛을 표현할 수 있는 레이 트레이싱, AI를 통해 저해상도 영상을 고해상도로 보정해 시스템 자원을 효율적으로 쓸 수 있는 DLSS 등의 고급 기술을 다수 활용할 수 있어 벤치마크 용도로 적합하다.

‘사이버펑크 2077’에서 DLSS를 활성화하면 높은 그래픽 품질에서도 초당 평균 100 프레임 이상을 기대할 수 있다 / 출처=IT동아

화면 해상도 2,560x1,600, 그래픽 품질은 ‘레이트레이싱:울트라’ 수준까지 높인 상태에서 게임 내 벤치마크 기능을 이용해 성능을 측정해 봤다. 테스트 결과, 초당 평균 57.63 프레임을 기록했다. 시스템 성능을 많이 잡아먹는 레이트레이싱을 켠 상태임에도 아주 원활한 플레이가 가능함을 알 수 있다.

참고로 앞서 말한 것처럼 사이버펑크 2077은 지포스 40 시리즈의 주요 특기 중 하나인 DLSS 기술을 지원하는 게임이다. 이전 테스트와 동일한 해상도 및 옵션에서 DLSS 기능을 추가로 활성화 한 상태로 다시 한번 벤치마크를 진행했다. 그 결과, 초당 평균 103.95 프레임까지 성능이 향상되는 것을 확인했다. 성능은 향상되었지만 그래픽 품질의 저하는 거의 느낄 수 없는 것이 인상적이다.

발열 수준과 배터리 효율은?

장시간 게임을 플레이 하다 보니 키보드 및 팜레스트 주변에서 다소 열기가 느껴졌다. 디지털 온도계로 키보드 주변 온도를 측정해 보니 섭씨 40도 전후였다. 아주 불쾌하진 않지만 무더운 여름에 장시간 플레이를 한다면 좀 불편할 수도 있는 온도다. 그래도 게이밍 노트북 치고 팬 소음은 아주 크지 않은 편이다. 어지간한 휴대용 선풍기보다 약간 조용한 수준이니 제품의 높은 사양을 생각해 본다면 전반적인 열 배출 및 냉각 구조가 나쁘지 않음을 알 수 있다.

게임을 한창 플레이하는 도중 측정한 팜레스트 온도 / 출처=IT동아

그리고 배터리의 경우, 충전 100% 상태에서 ‘로스트아크’를 계속 플레이하니 약 1시간 17 분 후에 배터리 잔량이 5% 이하로 떨어졌다는 경고 메시지가 떴다. 애당초 게이밍 노트북의 배터리는 장시간 휴대하며 게임을 하기 위해서 라기보다는 플레이 중단 없이 잠시 위치를 바꿀 때, 혹은 정전 시에 대비하기 위한 것이다. 제품 무게도 3.2kg 정도 나가니 휴대용 보다는 ‘이동 가능한 데스크톱’ 정도로 생각하는 것이 좋겠다.

약 1시간 17분 정도 게임을 플레이하니 배터리 경고 메시지가 떴다 / 출처=IT동아

상위 1% 게이밍 노트북의 주인이 될 사람은?

레이저 블레이드 18은 디자인 및 성능, 그리고 부가기능 등 다양한 방면에서 최상위 수준을 갖춘 프리미엄급 게이밍 노트북이 분명하다. 특히 13세대 인텔 코어 i9-13950HX 및 엔비디아 RTX 4090, 240Hz 화면을 비롯한 역대급 사양을 갖추고 있음에도 상당히 슬림한 디자인을 구현했다는 점은 이 제품의 최대 매력이다.

게임 구동 능력 역시 어지간한 게이밍 데스크톱 못지 않게 뛰어나며, 확장성도 준수해 한 번 사면 제법 오래 사용할 수 있을 것 같다. 물론, 이렇게 다방면에서 뛰어난 제품을 손에 넣기 위해서 지불해야 하는 대가는 만만치 않다. 2023년 8월 온라인 판매가 기준, 659만원을 줘야 살 수 있다. 그래도 이런 상위 1% 제품의 주인이 되기 위해 과감히 투자하는 소비자는 분명 있을 것이다.

글 / IT동아(pengo@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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