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예회복 노리는 여자배구... “아시아선수권 4강 목표, 코트에 공 떨어질 때까지 포기 안해”

진천/김영준 기자 2023. 8. 17. 1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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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진천선수촌에서 열린 여자배구 대표팀 공개 훈련에서 강소휘(오른쪽)가 스파이크를 때리고 있다. /뉴시스

최악의 부진에 빠진 여자배구 대표팀이 아시아 무대에서 명예회복을 노린다. 대표팀은 이달 30일 태국에서 개막하는 아시아여자배구선수권(아시아선수권) 대회에 출전한 뒤 10월 1일부터는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나선다. 그 사이엔 폴란드로 날아가 올림픽 최종예선까지 치르는 강행군을 앞두고 있다. 2021년 도쿄 올림픽 4강 신화 이후 김연경(35·흥국생명), 양효진(34·현대건설) 등 베테랑들이 국가대표를 은퇴한 뒤 국제발리볼네이션스리그(VNL) 2년 연속 전패(全敗)하는 등 경쟁력이 크게 떨어진 대표팀에겐 자존심을 되찾을 수 있는 기회다.

대표팀을 이끄는 세자르 에르난데스 곤잘레스(46·스페인) 감독은 17일 진천선수촌에서 열린 공개 훈련에서 “눈앞에 있는 아시아선수권에 먼저 집중하겠다. 목표는 4강”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그는 “아시안게임은 아시아선수권과 환경이 비슷하다. 아시아선수권에서 보이는 모습이 곧 아시안게임에서 보일 모습일 것”이라고 했다. 올림픽 최종예선에 대해선 “같은 조에 강팀이 모여 있어 쉽지 않지만, 마지막 공이 코트에 떨어질 때까지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은 폴란드, 미국, 이탈리아 독일과 올림픽 최종예선 한 조에 속했다.

세자르 에르난데스 곤잘레스 여자배구 대표팀 감독이 17일 전천선수촌에서 열린 공개 훈련에 앞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시스

대표팀 선수들은 각 소속팀에서 지난 6일까지 KOVO(한국배구연맹) 컵 대회에 출전한 뒤 진천선수촌에 입소했다. 출국 전까지 함께 훈련할 수 있는 기간은 약 3주. 세자르 감독은 “3주라는 시간이 짧지만, 주별로 목표를 나눠서 훈련하고 있다”며 “1주차에는 컵 대회 출전 선수들의 체력 회복에 중점을 뒀고, 2주차인 지금은 공격에 초점을 맞춰 훈련 중이다. 3주차엔 연습 경기를 통해 실전 감각을 끌어올릴 것”이라고 했다. 그는 “최근 이틀간 훈련에서 선수들이 전보다 향상된 모습을 보였다”며 “최근까지 컵 대회를 뛰고 와서 실전 감각이 많이 올라온 상태”라고 했다.

도쿄 올림픽 이후 부임한 세자르 감독은 지금까지 국제무대에서 1승 28패라는 초라한 성적을 남겼다. ‘이제 성적을 내야 할 때 아닌가’라는 질문에 그는 “한 팀을 이끄는 수장으로서 결과를 내지 못해서 슬프다”며 “우리도 메달을 따고 싶고 성적을 내고 싶다. 그걸 목표로 훈련하지만, 결과와 더불어 과정도 함께 평가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더 경쟁력 있는 모습을 보여서 실망한 팬들의 마음을 다시 돌리겠다”고 했다.

여자배구 대표팀 주장 박정아가 17일 진천선수촌에서 열린 공개 훈련에서 몸을 푸는 모습. /뉴시스

선수들도 선전을 다짐했다. 대표팀 주장 박정아(30·페퍼저축은행)는 “아시안게임에서 메달을 따는 건 모두의 목표다. 이루고자 하는 마음이 다들 크기 때문에 좋은 결과 있을 것”이라며 “일단 첫 번째는 당장의 아시아선수권이다. 이 대회부터 집중한 뒤 천천히 나아가자는 얘기를 선수들끼리 한다”고 했다. 대표팀 ‘주포’ 강소휘(26·GS칼텍스)는 “VNL 때는 전패를 하다 보니 분위기가 많이 가라앉았었는데, 지금은 새로운 대회를 앞두고 있어서 분위기가 좋다”며 “아시아선수권에서 꼭 좋은 결과 내겠다”고 말했다. 이다현(22·현대건설)은 “VNL은 세계적인 강팀들이 나오는 대회라 아무래도 힘들었지만, 아시아 대회는 우리에게 더 가능성이 열려 있다”며 “자신감을 가지고 우리의 플레이를 해서 최대한 많이 승리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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