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남' 전혜진, 무게 덜고 웃음 더하기 [ST포커스]

송오정 기자 2023. 8. 17. 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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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전혜진에게 어울리지 않을 것만 같던 '코미디'라는 옷이 의외의 시너지를 일으키고 있다.

전혜진은 지니TV 오리지널·ENA '남남'(극본 민선애·연출 이민우)에서 다 큰 딸을 둔 미혼모 김은미로 분하고 있다.

그런데 김은미는 의젓한 딸과 매번 티격태격 싸우고, 집안일 대신 쿨하게 남자친구를 만나러 다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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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혜진 / 사진=DB

[스포츠투데이 송오정 기자] 배우 전혜진에게 어울리지 않을 것만 같던 '코미디'라는 옷이 의외의 시너지를 일으키고 있다.

전혜진은 지니TV 오리지널·ENA '남남'(극본 민선애·연출 이민우)에서 다 큰 딸을 둔 미혼모 김은미로 분하고 있다. 10대 때 홀로 아이를 낳아 키우면서도 여전히 철없는 '철부지 엄마' 캐릭터. 오히려 딸인 김진희(최수영)가 그의 보호자 노릇을 하고 있다.

'김은미'는 매체를 통해 보이는 '대한민국 어머니'상과는 거리가 꽤나 멀다. 보통은 자식 혹은 가족을 위해 조건 없이 희생하거나, 천륜마저 거스른 매정한 엄마가 일반적으로 대중이 생각하는 매체 속 어머니의 모습이다.

그런데 김은미는 의젓한 딸과 매번 티격태격 싸우고, 집안일 대신 쿨하게 남자친구를 만나러 다닌다. 어디로 튈지 알 수 없는 김은미를 보고 있자면 어처구니가 없지만, 딸이 뱉은 말 한마디에 칼 같이 남자와 아끼던 머리카락을 잘라내는 모정을 가진 인물이기도 하다. 그렇기에 미워할 수 없는 김은미를 보고 있자면 웃음이 절로 번진다.

거친 입담에 뻔뻔함에 얄밉기까지 해 자칫 '밉상' 캐릭터가 될 수 있었지만, '찰떡 소화'해낸 전혜진이 극의 중심을 잡고 있다. 딸을 한껏 약올리며 최수영과 '현실 모녀' 티키타카를 주고받는가 하면, 4세대 걸그룹 춤을 추며 병원을 찾는 어르신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기도 한다. 한없이 가벼운 듯하지만 삶의 무게가 느껴지는 진중함도 한혜진의 천연덕스러운 표정과 몸짓을 통해 표현된다.

특히나 이러한 전혜진의 활약이 돋보이는 것은 여태껏 대중이 보지 못했던 의외의 면모가 부각되면서다. 그의 가장 최근 필모그래피를 살펴봤을 때, 전혜진은 드라마 '검색어를 입력하세요WWW' '비밀의 숲', 영화 '헌트' 등에서 카리스마 넘치고 무게감 있는 캐릭터로 대중을 만나왔다. 촐싹거리기도 하는 유쾌한 엄마를 자연스럽게 그려낸 그의 변신은 시청자에게 신선하게 다가왔다.

잔뜩 힘 준 화장과 스타일링을 덜어내고, 대신 똑 단발에 동글 안경을 쓴 전혜진. 능청스러움과 카리스마를 오가는 그의 연기가 독보적인 '어머니' 캐릭터에 생명력을 불어넣었다.

[스포츠투데이 송오정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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