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 김부겸도 없고 홍의락도 없고···대구 민주당의 총선 전략은?
더불어민주당 대구시당이 8월 16일 공석이었던 지역위원장을 임명하고 일부 지역은 위원장을 교체하는 등 총선 채비에 들어갔습니다.
하지만 중량감 있는 후보자를 찾지 못해 인물난을 겪는 등 2024년 총선은 여당과의 경쟁에서 더욱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더불어민주당 대구시당 일부 지역위원장 교체
더불어민주당 대구시당은 최근에서야 대구의 모든 지역위원장의 자리를 채웠습니다.
중남구 지역에 허소 위원장, 오랫동안 비어있던 북구을 지역에 신동환 위원장, 달서구병 지역에 이준혁 위원장을 임명하는 등 일부 위원장을 교체하며 대오를 갖췄습니다.
더불어민주당 대구시당은 8월 16일 제9차 당무위원회를 열어 새 지역위원장 3명을 임명했습니다.
허소 대구 중남구 지역위원장은 1970년생으로 대구초등학교, 경신고, 고려대 법학과를 졸업했습니다.
이후 중앙당 전략기획국 여론조사팀장, 대구시당 사무처장을 거쳐 노무현 대통령 비서실 정무기획비서관실 행정관, 문재인 대통령 비서실 국정기획상황실 행정관 등을 지냈습니다.
신동환 대구 북구을 위원장은 1971년생으로 영진전문대 컴퓨터정보계열 겸임교수와 네트워크코리아 대표이사로 재직하고 있습니다.
현재 중소벤처기업부 창업진흥원 평가위원과 대구시 건축위원회 심의위원을 맡고 있으며, 2022년 제8회 지방선거 광역의원 선거에 출마해 낙선했습니다.
이준혁 대구 달서병 위원장은 1970년생으로 영남대를 거쳐 강릉원주대 치과대를 졸업했습니다.
대구시당 직능위원장, 이낙연·송영길 전 당 대표 시절 정책위 부의장을 맡았으며, 현재 달서구에서 치과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9월 중 총선기획단 구성 예정···"늦지 않았나?"
총선을 1년 앞둔 몇 달 전부터 총선기획단을 꾸릴 계획이었지만, 미뤄져 9월 중 구성이 가능할 전망입니다.
민주당 대구시당 내부에서는 "대구 지역 총선은 개인기로 돌파할 수 있는 지역이 아니기 때문에 당 차원에서 총선 전략을 이른 시일 내 치밀하게 짜야 하는데, 감감무소식이어서 답답하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습니다.
"선거기획단까지는 아니더라도 대구 민주당이 내세울 수 있는 정책을 제시해야 하는데, 그게 보이지 않는다"는 비판도 나옵니다.
국민의힘의 경우에는 지역구마다 현역 국회의원은 물론이고, 2024년 총선에 나오기 위해 물 밑에서 뛰고 있다는 사람들이 여러 명 거론되고 있지만, 민주당에는 주자들이 딱히 보이지 않습니다.
대구 민주당의 문제는 인물난?
더불어민주당 대구시당은 모든 선거구에 후보자를 내는 것이 목표지만 그 어느 때보다 인물난을 겪고 있습니다.
'포스트 김부겸·홍의락'과 같이 내세울 만한 중량감 있는 후보자가 나타나지 않고 있는 게 큰 문제입니다.
지난 21대 국회의원 선거에서는 김부겸, 홍의락이라는 이름만 대면 알만한 후보자들이 선전을 펼쳤습니다.
대구에서 여러 번의 선거를 치러 잔뼈가 굵은 이승천 후보는 대구 동구 을 지역에서 30%를 득표했고, 대구 수성 을 지역에서는 경찰 출신 이상식 후보가 25%를 득표하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이번 선거를 앞두고는 이렇다 할 인물이 거론되지 않고 있습니다.
강민구 더불어민주당 대구시당 위원장은 "상대 당(국민의힘)에 애당초부터 유명한 사람이 있었냐, 그냥 내리꽂아서 다 꽂힌 사람들이다"라며 유명한 인물에 매달리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중앙 정치인, 또는 무슨 소위 전문직 계급장, 좋은 계급장 와서 대구에서 출마했다가 떠나는 사람보다는 굽은 소나무가 고향을 지키는 거 아니냐?"면서 "여기에 계신 분, 본인이 계속 정치적인 뜻을 가지시면서 대구 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분을 계속 밀겠다는 것이 우리 시당의 생각입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선거제도 개편이 관건
더불어민주당은 선거제도 개편에 기대를 걸고 있습니다.
민주당은 전국을 몇 개 권역으로 나눠 인구 비례에 따라 권역별 의석수를 배정한 뒤 의석을 정당투표 득표율에 따라 배분하는 '권역별 비례대표제' 도입을 주장하는데, 이렇게 되면 지역 출신 의원의 배출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러나 국민의힘에서 반대하고 있고 개편 논의마저 계속 미뤄지고 있어 난항이 예상됩니다.
여기에 더해 더불어민주당 대구시당은 지역구에 출마한 후보자가 비례대표 당선 순번을 받을 수 있게 해달라고 요구하고 있습니다.
대구와 같이 민주당이 열세인 지역에서는 어차피 떨어질 것이 예상되기 때문에 지역구에 출마하기보다는 비례대표 순번을 받으려고 지역구 출마 선언을 주저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민주당 중앙당에 의존하는 이미지 극복해야"
더불어민주당은 보수 정당보다는 상대적으로 신선하고 도덕적으로 때가 덜 묻었다는 이미지를 내세워 그나마 지역에서 '어필'해 왔습니다.
김수민 시사평론가는 "지금은 도덕적이고 개혁적이라는 이미지가 크게 훼손되었기 때문에 대구·경북에서도 영향을 받고 있다"면서 "지역사회에서 지역민과 접점을 늘리고 열심히 활동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중앙정치에서 받는 민주당의 이미지를 좀 극복을 하고 지역사회에서 더 창조적으로 이미지를 만드는 과정이 있어야 현재의 난관을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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