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위기·强달러 이중펀치…원화값 뚝
美국채금리 15년來 최고
한달새 원화값 82원 ↓
장중 1343원 연중최저
중국 부동산업계가 위기에 내몰린 가운데 미국의 통화긴축이 예상보다 장기화할 것이라는 우려까지 겹치며 원화 값이 연저점 수준으로 떨어졌다. 17일 서울외환시장에서 달러당 원화 값은 전 거래일보다 5.1원 내린 1342.0원에 마감했다. 종가 기준으로는 지난 5월 2일(1342.1원)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원화 값은 장중 한때 올 들어 최저치인 1343원까지 떨어졌다. 미국 10년물 국채금리가 15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며 달러 값이 치솟은 반면 중국 위안화 가치는 하락하면서 최근 위안화와 유사한 흐름으로 움직여온 원화의 낙폭이 커진 것이다.
강달러와 중국 리스크는 한국 경제에 '이중 악재'가 될 수 있다. 가까스로 회복 국면에 들어선 수출과 무역수지 흑자 전환에 자칫 급제동이 걸릴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이날 원화 값을 끌어내린 직접적 원인은 달러 강세다. 16일(현지시간) 공개된 7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에 따르면 위원들은 "인플레이션율을 목표치인 2%로 되돌리기 위해 충분히 긴축적 통화정책 기조를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매파적 입장이 재확인되면서 긴축 종료 기대감에 찬물을 끼얹었다. 이날 시장금리 잣대가 되는 미국 10년 만기 국채금리는 4.258%를 기록해 2008년 6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보였다.
미국 긴축 우려가 확산되며 서울 채권시장에서 10년 만기 국고채금리도 전일 대비 10.9bp(1bp=0.01%포인트) 오른 연 3.976%로 연고점을 돌파했다. 레고랜드 사태가 터졌던 지난해 11월 10일(4.07%) 이후 최고치다.
중국의 부동산 위기도 원화 값을 짓눌렀다. 이날 로이터통신은 "중국에서 1조위안(약 182조원)의 자산을 운용하고 있는 중즈그룹이 유동성 위기로 부채 구조조정 작업에 착수했다"고 보도했다. 중즈그룹은 최근 투자상품 상환에 실패한 중룽국제신탁의 대주주다. 중룽국제신탁은 3500억위안(약 64조원) 규모의 만기상품 상환을 연기하면서 중국 부동산 시장 위기에 불을 지폈다.
이용재 국제금융센터 원장은 "원화와 위안화 간 동조화 현상과 밀접한 한중 무역 관계를 고려하면 중국 금융 불안이 한국에 일부 전이될 가능성에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문제는 중국 리스크와 원화 값 하락이 하반기 들어 가까스로 안정세를 찾은 무역수지에 타격을 줄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무역수지는 15개월 연속 적자를 기록하다가 6~7월에 두 달 연속 흑자를 기록했다.
[김정환 기자 / 임영신 기자 / 베이징 손일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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