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생상품 손실 '무더기 공시'… 많이 놀라셨죠?

문지웅 기자(jiwm80@mk.co.kr) 2023. 8. 17.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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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기보고서 마감일에만 23건
전환사채 등의 행사가격보다
주가가 높아지면 손실로 반영
회계상 수치로 현금유출 없어

지난 14일 반기보고서 마감을 앞두고 상장사들이 무더기로 '파생상품 거래손실' 공시를 쏟아내자 투자자 사이에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공시보고서명만 보면 기업이 파생 금융상품 투자를 잘못해서 대규모 손실을 입은 것처럼 비치기 때문이다. 하지만 내용을 자세히 살펴보면 대부분 회계상 평가손실일 뿐 현금 유출이 없어 문제될 게 없다는 분석이다.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반기보고서 제출 마감일인 14일 하루에만 총 23건의 파생상품 거래손실 공시가 올라왔다. 반기보고서와 동시에 공시되는데, 손실 금액과 상관없이 일반적으로 주식시장 투자자는 악재로 보는 경우가 많다. 자세한 공시 내용을 열어보기 전까지는 기업이 잘 알지도 못하는 파생 금융상품에 투자해 대규모 손실을 입은 것으로 대부분 이해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실제 공시를 살펴보면 대부분 전환사채(CB), 상환전환우선주(RCPS) 등의 보통주 전환가액보다 주가가 훨씬 높아서 발생하는 회계상 일회성 이벤트일 뿐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

회계업계에 따르면 CB나 RCPS 등의 주식 전환 가격보다 결산 시점의 주가가 높으면 기업은 회계장부에 파생상품 평가손실로 반영하면서 금융 비용으로 처리해 순이익에서 차감한다. 주식 전환 가격과 주가 간 괴리가 크면 클수록 손실은 불어나고 금융 비용은 커지기 때문에 순이익 감소 효과는 더 크다.

하지만 대부분의 파생상품 거래손실 공시에서 기업들이 밝힌 것처럼 이 같은 손실은 어디까지나 주가가 올라서 발생한 회계상 이벤트일 뿐이다.

[문지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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