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버트 할리 “마약 쾌락 잊을 수 없어...절대 손대지 말아야”

김소연 스타투데이 기자(ksy70111@mkinternet.com) 2023. 8. 17.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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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버트 할리. 사진|연합뉴스
마약 투약으로 물의를 빚었던 방송인 겸 광주외국인학교 이사장 로버트 할리(한국명 하일)가 “마약의 쾌락을 잊을 수 없다”며 “마약에 아예 손을 대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로버트 할리는 17일 방송된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마약의 위험성을 이렇게 경고했다.

할리는 2019년 3월 인터넷으로 필로폰을 구입한 뒤 외국인 지인과 함께 투약하거나 홀로 투약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2019년 8월 징역 1년,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 뒤 방송에서 자취를 감췄다. 지난 14일 국민의힘 태영호 의원 주최로 국회에서 열린 마약 토론회에 참석하며 4년 만에 공식 석상에 나섰다.

할리는 “그동안 고생 많이 했다”며 쿠싱병, 폐혈증, 말초신경암 등으로 투병했다며 “지금은 회복됐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 동부에서 로스쿨을 다닐 당시 대마초 피우는 사람들을 보며 처음 마약을 간접 경험했다고 운을 뗐다.

그는 “대마초를 ‘게이트웨이 드러그’, 입문 마약이라고 한다. (대마초를 접한 뒤엔) 더 강한 쪽으로 가는 건 당연하다”면서 “처음부터 하지 말아야 한다. 쾌락을 잊을 수 없다. (마약이 주는 쾌락을) 잊게 하는 약은 없다”고 강조했다.

또 “마약을 접하면 그 기억 속에 있게 된다. 그래서 중독자들이 힘들다. (일상 속 자극과는) 비교가 안된다”며 “제가 케이크, 빵을 좋아하는데 서울에서 제일 맛있는 빵집을 가면 (이후에) 또 가야 한다. 마약도 마찬가지다. 잊을 수 없는 그런 기억이 생기기 때문에 중독자들이 생기는 것”이라고 예를 들었다. 그러면서 “첫 손을 대지 말았어야 한다. 저도 마찬가지다. 왜냐하면 또 하고 싶다”고 호기심으로라도 절대 시작하면 안된다고 했다.

일각의 ‘대마 합법화’ 주장에 대해서는 “아주 안좋게 생각한다”며 반대했다. “(대마가) 합법화된 미국 주에선 마약으로 인한 사망 비율이 늘어났다. 마약 사용률도 늘었고, 청소년 사용률도 더 늘었다. 그래서 반대해야 한다”고 단호히 말했다.

그 끊기 어렵다는 마약을 할리는 끊고 지내고 있다. 비결이 뭘까.

그는 “왜 다시 안했냐면 제 주변에 서포트 시스템이 있기 때문이다. 가족이 큰 도움이 됐다. 계속 제 옆을 지키고 있다. 그 뒤에 침구들이 있다. 마약을 해서 떠난 친구들도 많지만 그 대신 사유리, 김흥국, 현진영 등 도와주는 친구들도 있다”고 고마워했다.

이어 “중독자들에게 문제가 되는 게, 가족들과 친구들이 떠난다는 점이다. 서포트 시스템이 없다는 것”이라며 주변의 관심과 지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가족은 누구보다 소중했다. 할리는 “아들이 ‘저 울게 만들지 마세요’라고 했다. 아들이 아내에게 전화해 ‘엄마 이혼할 거냐’고 물어봤다. 아내가 ‘내가 그런 여자냐? 내가 네 아빠를 떠날 것 같아?’라고 했다. 아들이 미국에서 달려와 사랑을 보여줬다. 마음 속에 뭐가 있는지 모르겠지만 원망은 없었다”고 가족의 힘을 전했다.

마약 치료도 강조했다. 그는 “(중독자들은) 처음부터 치료해야 한다. 제 경우 처음부터 치료를 받았고, 그래서 극복할 수 있었다”며 처벌 못지않게 치료가 중요하다고 했다.

미국 변호사 출신 방송인 로버트 할리는 1997년 귀화한 1세대 방송인이다. 구수한 경상도 사투리와 “한 뚝배기 하실래예?” 등의 유행어로 큰 인기를 얻었으나 마약 투약으로 그 인기와 사랑을 다 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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