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S전선, KT서브마린 인수 완료…해저케이블 시장 잡는다
수직계열화로 경쟁력 높여 글로벌 시장 노크
LS전선이 해저케이블 시공업체인 KT서브마린(KTS)의 인수 절차를 약 4개월 만에 마무리했다. LS전선이 지분 KT서브마린의 45.69%를 확보해 최대주주에 올랐다. 사명도 'LS마린솔루션'으로 바꿨다. LS전선은 지속적인 투자와 더불어 LS마린솔루션과의 해저케이블 사업 수직계열화를 통해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생각이다.
KTS, 'LS마린솔루션'으로 새출발
LS전선은 KT로부터 KTS의 지분 24.3%(629만558주)를 449억원에 매입, 총 45.69%를 확보하며 모든 인수 절차를 마무리했다고 17일 밝혔다. 지난 4월 LS전선은 매수청구권(콜옵션·미리 정한 가격에 주식을 살 수 있는 권리) 계약을 통해 경영권 지분을 잠정 확보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이날 KTS는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LS마린솔루션으로의 사명 변경 등 정관 변경에 관한 안건들을 승인했다. 이와 함께 송경진 전 KT서브마린 사외이사를 기타비상무이사로, 이갑주 전 금융감독원 대전지원장을 사외이사로 선임했다.
이번 인수로 LS전선은 해저케이블 시장 선점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LS전선은 지난 2008년 강원도 동해시에 국내 최초의 해저케이블 공장을 건설하고 지금까지 약 7000억원을 투입, 해저 사업 역량을 강화해 왔다. 지난 5월에는 국내 유일, 아시아 최대 규모의 HVDC(초고압직류송전) 해저케이블 전용 공장인 해저4동을 준공했다.
여기에 최근에는 강원도 동해시 사업장에 약 1555억원을 추가로 투입해 해저케이블 설비 인프라를 확장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나아가 LS전선은 글로벌 시장 진출을 위해 국내뿐만 아니라 동남아시아 지역까지 후속 투자 후보지로 검토 중이다.
LS전선 관계자는 "글로벌 에너지 시장에서 대규모 해상풍력 프로젝트가 본격화되며 해저케이블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며 "선제적인 추가 투자를 통해 해저케이블 생산 역량을 제고, 급증하는 시장 수요에 대응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경쟁력 높여 159조 시장 노린다
공격적인 투자의 배경에는 해저케이블 시장 성장에 대한 기대감이 있다. 최근 전 세계가 주목하는 해상풍력,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에는 대부분 HVDC 케이블이 사용된다. 해상풍력발전소에서 생산한 전기를 육지로 이동시키는 것이 대표적이다. 업계에서는 HVDC 케이블의 전 세계 시장 규모가 2020년 7조원에서 오는 2030년 159조원까지 확대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또 수주잔고를 안정적으로 확보하고 있다는 것도 LS전선이 투자에 속도를 내는 이유다. LS전선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기준 수주잔고는 3조2536억원이다. 작년 상반기 수주잔고(2조4113억원) 대비 34.9% 증가했다.
특히 이번 KTS 인수에 따라 LS전선의 수주 경쟁력은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LS전선의 해저케이블 제조 역량에 KTS의 시공 엔지니어링 기술이 결합할 수 있는 수직계열화를 완성했기 때문이다. LS전선이 해저케이블 관련 자재를 만들면 LS마린솔루션이 시공하는 구조다.
LS전선 관계자는 "이번 인수로 해저 시공 역량을 강화해 해저케이블의 생산부터 시공까지 턴키(turn key) 공급이 가능해졌다"고 설명했다.
성장세에 접어든 KTS 실적이 3분기부터 LS전선 연결 재무제표 실적에 반영될지도 관심사다. 올 상반기 KTS의 매출은 265억원으로 전년 대비 18.9%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70억원으로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신성장동력인 해저전력케이블 사업 참여와 자산 효율화 등에 따라 실적이 개선됐다는 것이 회사측의 설명이다. KTS는 상반기 국내 유일의 해저 전력케이블 포설선을 확보하고 '제주 3연계 해저 케이블 건설사업', '신안 해상풍력 발전단지 조성 사업' 등에 참여한 바 있다.
업계에서는 국내 해상풍력단지 건설 본격화에 따라 KTS 실적 성장세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승용 KTS 대표도 "올 상반기 약 600억원 규모의 프로젝트를 수주하는 등 하반기 일감을 이미 확보, 연간으로도 역대급 실적을 거둘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나민식 SK증권 연구원은 "작년 KTS 매출의 대부분이 통신 케이블 위주였던 것에 비교하면 올해는 포트폴리오의 중대한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며 "전력 케이블은 수익성이 더 높아 수익성 개선까지 기대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백유진 (byj@bizwatch.co.kr)
ⓒ비즈니스워치의 소중한 저작물입니다. 무단전재와 재배포를 금합니다.
Copyright © 비즈워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