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1박 2일 노숙 집회’ 건설노조 집행부 구속영장 신청

지난 5월 16일 밤 민주노총 건설노조 소속 노조원들이 서울 중구 세종대로 옆 인도에 돗자리를 깔고 술을 마시며 노숙하고 있다. 이들은 10여 명씩 둘러앉아 생수 병에 소주를 담아 마시거나 침낭을 덮고 누웠다. 경찰은 이날 1박 2일 시위를 불허했지만, 건설노조는 허용된 시간 이후에도 집회를 했다. /남강호 기자

민주노총 건설노조의 ‘1박 2일 노숙 집회’를 수사 중인 경찰이 건설노조 집행부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서울 남대문경찰서는 지난 5월 서울 도심에서 ‘1박 2일 노숙 집회’를 주도한 장옥기 건설노조 위원장과 전병선 조직쟁의실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지난 14일 신청했다고 17일 밝혔다. 이들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은 오는 21일 오전 10시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릴 예정이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에게 적용된 혐의는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집시법)·공유재산 및 물품관리법(공유재산법)·도로법 위반 등이다.

지난 6월 22일 서울 남대문경찰서 앞에서 경찰 출석에 앞서 입장을 밝히고 있는 장옥기 건설노조 위원장 /연합뉴스

장옥기 건설노조 위원장 등은 정부의 건설노조 탄압을 규탄하고, 5월 1일 경찰 수사에 반발해 분신한 건설노조 간부 故 양회동씨를 추모한다며 지난 5월 16~17일 이틀에 걸쳐 서울 도심에서 대규모 집회를 진행했다.

경찰은 이들이 “당일 오후 5시까지만 집회를 진행하라”는 부분 금지 통고에도 야간문화제에 참여해 집회를 이어가고, 허가 없이 서울광장 등을 점유했다고 보고 지난 6월 2일 이들을 입건해 조사해 왔다.

이 과정에서 경찰은 장 위원장 등 건설노조 집행부에 네 차례 출석을 요구했지만, 건설노조 측은 숨진 양회동 조합원의 장례가 끝날 때까지는 조사를 받을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이후 경찰의 5차 출석 요구일인 6월 22일, 장 위원장은 남대문경찰서에 출석해 조사를 받았다.

앞서 9일 서울 중부경찰서는 장 위원장 등과 함께 ‘1박 2일 노숙 집회’를 진행한 이태의 민주노총 부위원장 등 민노총 관계자 26명을 집시법 위반 및 일반교통방해 혐의 등으로 검찰에 불구속 송치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