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정진 "개발·생산·판매 통합…매출 10조시대 연다"
합병비율 1대0.4, 내년 제약 흡수
10월23일 합병승인 주주총회
지배구조·회계 투명성 높이고
신약개발·글로벌 M&A 집중
2030년 매출 12조 달성 목표
셀트리온그룹 3사 간 합병 추진은 지배구조와 회계 투명성을 높여 '경영 리스크'를 줄이고 개발·생산·판매를 일원화해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극대화하기 위한 것이다.
현재 셀트리온은 의약품 연구·생산을 맡고 있다. 셀트리온헬스케어는 셀트리온에서 만든 의약품을 해외 시장에 판매한다. 국내 판매는 셀트리온제약이 담당한다.
이러한 구조 탓에 셀트리온은 국내외 매출이 셀트리온헬스케어와 셀트리온제약에 중복으로 잡힌다는 비판에 시달려 왔다.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회장은 "이번 합병을 통해 그룹 내 거래 투명성을 높일 계획"이라며 "그동안 당사에 투자를 망설인 사람들에게 신뢰를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현재 셀트리온그룹은 지주사인 셀트리온홀딩스가 3사를 거느리는 구조다. 셀트리온홀딩스 지분의 98%는 서 회장이 보유하고 있다. 셀트리온이 셀트리온헬스케어를 1차적으로 흡수합병하면 셀트리온홀딩스가 통합셀트리온의 지분 21.5%를 소유하고, 통합셀트리온이 셀트리온제약 지분을 54.8% 들고 있게 된다.
서 회장은 통합셀트리온 지분을 3.7% 보유한다. 서 회장은 "3사가 동시에 합병할 경우 절차상의 애로사항과 주주 간 이해관계 충돌 등이 예상돼 1, 2차로 나눠 진행하기로 했다"며 "합병 종료 후 6개월 내 통합셀트리온과 셀트리온제약 간 2차 합병을 추진해 궁극적으로는 지배구조를 수직계열화하고 바이오의약품부터 케미컬(화학합성의약품)까지 아우르는 종합 제약회사로 거듭날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선 서 회장의 지배력이 한층 강화되는 만큼 일사불란한 타 회사 인수·합병(M&A)과 라이선스 인·아웃 등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서 회장은 "통합 그룹이 완성되면 각종 자원을 자체 신약 개발과 M&A, 디지털 헬스케어 등에 효율적으로 집중할 것"이라며 "특히 디지털 헬스케어의 경우 질환의 분석부터 진단까지 원격의료 시장에 진출하기 위한 준비를 마쳤다"고 말했다. 이어 "신시장 개척과 기존 제품의 원가 경쟁력 제고를 함께 추진해 제품별 시장 점유율을 더욱 공격적으로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셀트리온 3사 합병이 완료되면 연매출 규모가 3조5000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지난해 매출 3조원을 기록한 삼성바이오로직스와의 경쟁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서 회장은 "2025~2026년에는 그룹 에비타(EBITDA·상각 전 영업이익)가 30% 이상씩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며 "2030년에는 매출 12조원 그룹이 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셀트리온그룹은 바이오시밀러와 오리지널 신약 비중을 60대40으로 가져갈 방침이다. 이를 위해 오는 10월부터 신약 후보물질 두 가지에 대한 임상 1상을 시작할 계획이다.
바이오시밀러는 현재 6종에서 2025년 11종, 2030년 22종으로 단계적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서 회장은 "올해부터 셀트리온그룹은 바이오시밀러와 오리지널 신약을 동시에 출시하는 회사로 변신할 것"이라며 "첫 제품인 짐펜트라는 오는 10월 미국에서 허가받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짐펜트라의 경우 3년 내 매출 3조원을 목표로 준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짐펜트라는 환자 편의성과 만족도를 갖춘 미국 내 유일한 인플릭시맙 SC(피하주사)제형 치료제다.
셀트리온그룹은 이번 합병을 기점으로 글로벌 빅파마로의 도약을 본격화할 계획이다. 앞서 급성장하던 셀트리온의 실적은 2020년을 기점으로 최근 수년간 답보 상태다.
트룩시마, 허쥬마 등 바이오시밀러 제품의 글로벌 시장 안착으로 실적 상승세가 당연시되던 과거와는 다른 분위기다. 분기 매출은 5000억원대, 영업이익은 1000억원대 후반에 머물고 있다. 지난 2분기에도 매출 5239억원, 영업이익 1829억원으로 시장 기대치를 밑도는 성적표를 받았다.
셀트리온을 포함한 셀트리온헬스케어, 셀트리온제약 등 3사의 2분기 실적도 부진했다. 이 기간 매출은 1조1600억원, 영업이익 231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4.9%, 18.3% 빠졌다.
공격적인 직접판매(직판) 전략으로 인해 셀트리온헬스케어의 현지 인력 확충 등 제반 비용이 늘면서 수익성이 악화한 것이다. 아직까지 직판 체제가 안착하지 못한 탓에 제품 출시 지역을 확대할수록 판관비가 크게 늘어나는 구조다. 서 회장은 "그룹의 성장을 위해 직판망 구축에 많이 투자했는데 매우 잘한 선택이라고 생각한다"며 "자체 설비도 필요하면 4공장을 추가 건설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4공장 투자 시 20조원 매출 달성의 자체 인프라를 갖추게 된다"고 말했다.
[심희진 기자 / 김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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