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포스코·두산, 폐배터리 놓고 3파전

오수현 기자(so2218@mk.co.kr) 2023. 8. 17.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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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용후 배터리 분쇄·재활용
2040년 230조 시장 급성장
두산에너빌리티 대구 공장
내년 착공해 2025년 가동
포스코인터 이미 사업 구축
LG엔솔도 中과 합작사 세워

두산그룹이 폐배터리 사업 진출을 선언하면서 폐배터리 시장이 두산, 포스코, LG 등 국내 주요 대기업 간 각축전으로 전개될 전망이다. 폐배터리 재활용 사업은 2차전지 핵심 원소재인 리튬, 니켈, 코발트, 망간 등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재계가 주목하고 있는 새 먹거리 중 하나로 꼽힌다.

전기차가 본격 보급된 지 10년에 이르면서 전 세계적으로 폐기되는 전기차용 배터리가 급증할 것으로 전망돼 관련 시장 선점을 위한 기업 간 경쟁이 달아오르는 모습이다.

17일 두산에너빌리티는 지난 16일 대구시와 친환경 배터리 소재 리사이클링 제조시설 투자협약(MOU)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날 협약식에는 홍준표 대구시장, 정연인 두산에너빌리티 사장 등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이날 협약으로 두산에너빌리티는 내년 상반기 대구국가산업단지에 제조시설을 착공하고 2025년 하반기부터 연 3000여 t 규모 블랙파우더를 처리해 2차전지 핵심 소재인 리튬을 회수한다는 계획이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지난달 이사회를 열고 폐배터리 재활용 전문 자회사 '두산리사이클솔루션'을 설립했다.

폐배터리는 미·중 공급망 갈등 속에서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을 우회할 수 있는 수단이라는 점에서도 주목받고 있다.

중국을 겨냥하고 있는 IRA에선 배터리에 사용되는 광물 원산지와 가공공장의 국적 등을 따져 전기차 보조금 지급 여부를 가른다. 폐배터리를 분쇄한 블랙파우더는 국적이 없기 때문에 블랙파우더에서 2차전지 양극재 원료인 리튬, 니켈, 코발트, 망간을 추출하면 '메이드 인 코리아(Made in Korea)'가 될 수 있다.

폐배터리 재활용 사업은 배터리 생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폐기물인 스크랩과 수거된 폐배터리를 분쇄해 블랙파우더로 만드는 전공정과 블랙파우더에서 양극재(배터리 핵심 소재) 원료를 추출하는 후공정으로 나뉜다. 두산그룹의 폐배터리 사업 구상은 이 같은 전·후공정을 모두 아우른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두산그룹보다 한발 앞서 폐배터리 재활용 사업을 시작한 포스코그룹은 후공정에 주력하고 있다. 종합상사인 포스코인터내셔널이 전 세계 고객망을 활용해 폐배터리 블랙파우더를 확보하고, 이를 2차전지 재활용 전문회사인 포스코HY클린메탈에 공급해 양극재 원료를 추출하는 구조다.

지난달 전남 율촌산업단지에 준공된 포스코HY클린메탈 공장에선 연 1만2000t의 블랙파우더를 처리할 수 있다. 이는 두산 재활용 공장 용량의 4배 규모다. 정탁 포스코인터내셔널 부회장은 "IRA가 얼마나 오랫동안 적용될지는 모르지만 폐배터리 재활용으로 대응할 수 있다"며 "이를 통해 희귀 광물인 리튬, 니켈을 구할 수 있다"고 말했다.

2차전지 제조회사인 LG에너지솔루션도 폐배터리 사업 진출을 선언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 7일 중국 1위 코발트 생산 업체 화유코발트와 폐배터리 재활용 합작법인(JV)을 설립하는 내용의 계약을 체결했다. 내년 말 가동 예정인 중국 장쑤성 난징시, 저장성 취저우시에 각각 설립되는 공장에서 폐배터리 처리 공정을 통해 양극재 원료를 확보하고 최종적으로 LG에너지솔루션 난징 배터리 생산 공장에 공급하는 구조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폐배터리 재활용 시장은 2025년 299억달러(약 40조원)에서 2030년 536억달러(약 72조원), 2040년 1741억달러(약 233조원)로 급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전기차가 본격 보급된 지 10년이 넘어가면서 전기차를 교체하려는 수요가 본격화되고 있어서다. 이에 따른 폐배터리 규모는 2030년 31만t에서 2040년에는 302만t으로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오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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