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준 수원시장 “다시는 어린이 희생 없도록…잊지 않겠습니다”
3년간 240억 투입, 어린이보호구역 안전 개선
어린이보호구역 201곳 안전대책 마련
이 시장 “안전 확보 위해 아낌없이 투입할 것”
“어린이의 안전을 위해 어른들이 힘을 모아야 합니다.”
경기 수원시의 한 초등학교 인근 어린이보호구역. 올해 5월 어린이보호구역에서 발생한 교통사고로 초등학생이 목숨을 잃는 안타까운 사고가 발생했던 곳이다. 이재준 수원시장은 사고 발생 100일째인 17일 오후 현장을 찾았다.
이 시장은 현장 구석구석을 둘러보며 안전시설들을 꼼꼼하게 챙겼다. 사고가 났을 당시와는 주변이 많이 변했다. 건널목 주변 도로에 미끄럼방지 유색포장을 도입해 도로가 붉은색으로 눈에 띄게 변했다. 건널목도 노란색을 입혀 눈에 잘 들어왔다. 보행자들이 신호를 기다릴 때 도로와 인도의 경계를 쉽게 알 수 있도록 인도를 노란색으로 칠한 ‘옐로카펫’과 음성안내 보조장치도 설치했다.
노면표시와 표지판도 정비하고, 우회전 차로와 직진 차로 사이에 노란색 시선 유도봉, 펜스 반사지 등 운전자가 주의할 수 있는 안전장치도 늘렸다. 우회전 차로에 과속방지턱을 추가 설치하면서 정지선도 뒤로 옮겼다.
현장을 둘러보던 이 시장의 눈길이 한 곳에 멈췄다. 인근 공사 현장의 가림막에 적힌 메모였다. “○○에게. 우리는 네가 천국에 있을 거라 생각하고 있지. 그리고 이 자리에는 방지턱도, 우회전을 금지할 수 있는 것도 생겼어. 사랑해.”
경기남부경찰청 소속 교통경찰과 녹색어머니회, 학부모폴리스회 관계자도 이 시장과 함께 이곳저곳을 둘러봤다. 현장에 나온 학부모들은 “등교 시간에는 학부모의 도움으로 안전관리가 잘 되는 편이지만, 하교 시간에는 지도 인력이 부족해 아이들이 위험에 노출돼 있다”고 입을 모았다. “어린이보호구역 안전시설 보강이 더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었다.
이 시장은 “운수종사자들을 위한 교육에 학부모들의 절절한 이야기가 전해져 호소력 있는 교육이 되는 방안을 모색하는 것도 좋겠다”라며 “수원시에서 안타까운 희생이 있었던 것을 잊지 않고 시간이 걸리더라도 안전을 위한 일에는 더 신경을 쓰겠다”고 말했다.
수원시는 사고 현장은 물론 지역 내 어린이보호구역의 안전대책을 고민하고 있다. 어린이보호구역 내 사고가 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전체 시설물에 대한 전수조사도 검토 중이다. 44개 동 행정복지센터와 함께 각 동 어린이보호구역 201곳도 점검했다. 체크리스트를 만들어 어린이보호구역에 설치된 모든 안전 시설물을 확인하고, 옐로카펫, 안전 펜스, 보행신호등, 불법주정차, 과속방지턱 등도 확인했다. 인지와 속도 등 위험 요소까지 평가했다.
전수조사를 통해 수원시는 3년간 240억 원의 예산을 투입한다. 어린이보호구역 전체의 안전을 강화하는 단계별 안전대책 추진계획을 세운다. 3년간 차례대로 어린이보호구역 시설물 정비와 어린이보행안전지도사 추가 배치, 버스 시야 확보 감지 시스템 설치 등이 진행된다. 전수조사에서 평가된 우선순위에 따라 1단계는 74억 원을 투입해 18개소에 대한 시설개선이 우선 추진되고, 이후 2단계 100곳(96억 원), 3단계 83곳(69억 원) 등 2026년 상반기까지 전체 어린이보호구역에 대한 정비를 마무리한다.
경찰서와 협력해 어린이보호구역에서 공사 차량 등의 통행을 제한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도로의 통행금지 및 제한은 경찰서의 교통안전시설 심의를 통해 이뤄진다. 통학환경이 열악하다고 판단된 화서초와 세류초 어린이보호구역에 대한 통행 제한 심의도 요청한 상태다.
어린이들이 등하교 때 혼자 다지지 않도록 돕는 보행안전지도사업의 정원을 2학기부터 50명에서 100명으로 늘린다. 운수종사자의 의식을 개선하기 위해 수원시가 주관하는 안전교육을 연 2회로 확대하고, 운수회사가 필요할 때마다 진행하던 자체 교육도 매달 진행하기로 했다.
버스 기사가 내부 모니터를 통해 AI 기반으로 버스 사각지대 주변 360도 상황을 확인할 수 있는 ‘버스 시야 확보 감지 시스템(어라운드뷰)’ 설치도 추진한다.
조영달 기자 dalsar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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