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공무원 10명 중 8명 "나는 그냥 샐러리맨" 설문 결과 충격적이다 [사설]
MZ세대 공무원 10명 중 8명은 자신을 민간기업 근로자와 다르지 않은 '경제적 편익을 지향하는 그냥 직장인'이라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희생을 감수할 필요가 없다"는 응답도 43%에 달했다. 한국인사행정학회가 MZ세대 5~9급 12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인데, 개인생활을 중시하는 MZ세대의 특성을 감안한다고 해도 충격적이다. 국가의 녹(祿)을 먹는 공직자는 일반 샐러리맨과는 다른 사명감과 책임감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 사회의 통념이기 때문이다. 헌법 제7조 1항에서도 '공무원은 국민 전체에 대한 봉사자이며, 국민에 대하여 책임을 진다'고 규정하고 있다.
MZ 공무원들의 이 같이 안이한 인식은 공직사회 근간과 기강이 흔들리고 있다는 신호다. 최근 세계 스카우트 잼버리 대회 파행과 물난리 때도 공무원들의 무능과 무책임이 도마에 올랐다. 경상북도 예천군 등 물난리 때 공무원 익명 게시판에는 "박봉도 억울한데 국민들이 공무원을 노예로 본다"는 글이 올라와 논란이 됐다. 잼버리 수습에 투입된 공무원들 사이에서도 "강제동원"이라는 불만이 터져나왔다. 국가 위기 상황에서 공무원들이 책임과 의무를 망각한 것은 심각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공무원이라고 해서 무조건 희생해야 한다는 게 아니다. 소명의식 없이 워라밸만 챙기고, 복지부동·무사안일만 좇는 것은 공복의 자세가 아니라는 것이다.
'공공의 이익'에 복무한다는 의식이 옅어지다 보니 지난 5년간 비위 공무원은 1603명에 달하는 등 부정부패가 잇따르고 있다. 공무원들은 격무를 호소하고 있지만 공무원 숫자는 결코 적지 않다. 문재인 정부에서 무려 13만명이 증가해 현재 116만명에 달한다. 하지만 공공서비스 질은 크게 개선되지 않았다. 조직 기강을 세우는 것이 시급하지만 이와 더불어 무사안일의 원인으로 꼽히고 있는 낮은 보수체계와 경직된 조직문화도 개선해야 한다. 일 잘하는 공무원은 더 많은 보수를 받을 수 있도록 성과급제를 확대하고, 구시대적인 순환보직 체계 등도 개편해야 한다. MZ 공무원들이 사명감을 갖고 뛰게 하려면 공직사회 개혁을 서둘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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