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고 로비의 '바비', 배트맨을 누르다
12억달러 넘어서며 최고흥행
워너브러더스 역대 최고 매출
'다크 나이트' 10억佛 넘어서
그레타 거윅의 '바비'가 크리스토퍼 놀런의 '다크 나이트'를 앞질렀다.
16일(현지시간) 미국 영화 순위 집계 사이트 '박스오피스 모조'에 따르면 전날 기준 영화 '바비'의 전 세계 매출 총액은 11억9799만달러(약 1조6000억원)로 나타났다. 이는 워너브러더스의 최고 흥행작인 영화 '다크 나이트'의 세계 최대 매출 기록 10억623만달러를 앞지른 숫자다.
미국 내 4243개 극장에서 상영 중인 '바비'는 미국에서만 5억7390만달러를 벌어들였다.
영화는 원하는 건 무엇이든 될 수 있는 '바비랜드'에 살던 바비가 현실세계와 이어진 포털의 균열을 발견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바비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켄과 예기치 못한 여정을 떠난다. 컬러풀한 영상미 속에 전 세계 여아가 열광했던 바비 인형을 실제 배우로 실사화해 전시하면서도 동시에 페미니즘을 부드럽게 연결하는 철학적 메시지로 흥행에 성공했다.
시장조사업체 컴스코어의 폴 더가라베디언 수석미디어분석가는 "인플레이션을 고려할 때 역사상 약 50편의 영화만이 달성한 쾌거"라고 CNN에 말했다.
거윅 감독은 '바비' 흥행으로 세계 여성 감독 최초로 '10억달러 영화'를 단독 연출한 감독으로 올라섰다.
그는 지난달 방한 당시 "배우 마고 로비는 전형적인 바비를 연기했지만, 이제 모든 여성이 바비라고 할 만큼 다채로운 바비 인형이 많이 나왔고 영화 속 바비랜드에도 많은 바비들이 산다"며 "바비들이 스테레오타입을 넘어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주려 했다"고 말했다.
놀런 감독의 대표작 중 하나인 '다크 나이트'는 워너브러더스 역대 최고 흥행 영화 자리를 거윅 감독에게 내줬다. 그러나 이 결과가 뒤집힐 가능성도 아직 남아 있다.
모조에 따르면 놀런 감독의 신작 '오펜하이머'는 현재 세계 매출 6억5397만달러를 기록한 상태다. 일단 미국 내 매출은 '오펜하이머'가 2억7002만달러를 기록해 '바비'의 절반에 못 미치는 수준이다.
하지만 '오펜하이머'가 한국 8월 15일, 중국 8월 30일 등 개봉일이 늦거나 아직 개봉하지 않은 국가도 있다. '오펜하이머'는 일본 개봉은 불투명하다. 원폭 투하 장면, 잿더미로 변해버린 일본인 전몰자 시신에 대한 놀런 감독의 묘사가 일본 내에서 민감하게 받아들여질 수 있어서다.
그렇다고 두 영화가 꼭 경쟁관계인 것만은 아니었다. 세계 영화 팬들은 '바비'와 '오펜하이머'를 섞은 '바벤하이머(Barbenheimer)' 인터넷 밈을 만들어 돌리며 유행시키기도 했다.
팬들은 '핑크빛' 바비랜드에서 핵폭탄이 터지는 모습, 핵폭탄 화염 속에서 금발의 바비가 이를 환하게 드러내고 웃는 모습, 오펜하이머 역의 킬리언 머피가 핑크색 양복과 핑크색 넥타이를 맨 모습, 두 사람이 오픈카에서 핵폭발 장면을 쳐다보는 장면 등을 직접 만들어 돌리며 즐거워했다.
바벤하이머 열풍은 두 영화의 동반 매출 상승으로 이어졌다는 평가다.
[김유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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