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패스 할인·전세기 재개··· '유커 잡기' 총력전

부산=조원진 기자 ·전국 종합 2023. 8. 17.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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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자체 '6년만의 기회 살려라'
부산, 여행사에 성과보수 제공
대구선 관광특구 지정 재추진
경남 등은 현지 설명회 개최도
[서울경제]

중국이 6년 5개월여 만에 한국행 단체관광객을 전격 허용하면서 중국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한 지자체의 이색 전략이 잇따르고 있다. 주요 지자체들은 코로나19 장기화로 직격탄을 맞은 지역경제를 활성화하고 관광산업을 육성하는 기폭제로 삼겠다는 전략이다.

17일 지자체에 따르면 중국의 이번 조치로 인해 유커(중국인 여행객) 방문이 빠른 속도로 늘어날 것으로 내다보는 지자체들은 손님 맞이를 위한 준비에 분주한 모습이다. 부산의 경우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36만 4744명의 중국인 관광객이 방문해 국가별 외국인 관광객 순위에서 2위를 차지했다. 이에 따라 올 하반기에만 많게는 10만 명 이상의 중국 여행객이 방문할 것으로 관측된다.

중국의 단체관광객 허용 이전인 올 들어 6월까지 부산을 찾은 유커는 3만 2170명 수준이었다. 유커의 씀씀이가 남다른 점도 주요 지자체들이 유치전에 나서는 이유로 꼽힌다. 대한상공회의소에 따르면 중국인 관광객 1인의 평균 지출액은 1546 달러로 미국 844 달러, 일본 796 달러보다 배 가량 많았다.

부산시는 중국이 국경 봉쇄 정책으로 일관한 사이에 부산의 도시 브랜드 경쟁력을 한층 강화하기 위해 ‘2030 부산세계박람회’ 유치를 목표로 굵직한 행사를 국내외에서 잇따라 개최했다. 부산시는 다양한 행사 개최 덕분에 유커들이 부산을 많이 찾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와 함께 김해공항 국제선 노선과 크루즈선 입항 확대 등도 유커 유치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부산시는 해외 송출 여행사와 수도권 여행사에 성과보수 7억 원을 제공해 단체관광객 1만 5000 명을 유치할 계획이다. 또 중국 최대 온라인 여행사 씨트립과 연계해 외국인 관광패스인 ‘비짓부산패스’를 20% 할인 제공하고 소셜미디어 위챗과 연계한 항공권 및 호텔 할인 행사를 추진해 1만 명 이상을 유치할 예정이다. 중국 관광업계 15개 사와 관광상품도 적극 개발하기로 했다.

전남도와 강원도는 전세기 운항 재개를 두고 선제 대응하고 있다. 강원도의 한 관계자는 “중국이 단체 관광은 허용했지만 아직 전세기 운항 재개 등이 남아있는 상황”이라며 “기존 양양국제공항을 통한 전세기를 운항했던 것처럼 여행·관광업계 등과 선제적으로 대응해 중국 관광객 유치를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2019년 유커 50만 명이 찾았으나 코로나19 여파로 직격탄을 맞은 강원도는 산림엑스포 개막과 연계한 팸투어, 숲 명상, 바다 사운드테라피와 같은 웰니스 관광 등의 프로그램을 개발해 온·오프라인으로 선보일 예정이다.

전남도는 올 하반기 안으로 여행사와 항공사를 대상으로 전세기를 유치할 목표를 세우는 등 무안국제공항 활성화를 통한 유커 유입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와 함께 웰니스, 의료 등 고부가 관광상품을 개발하고 신중년 관광객을 대상으로 한 맞춤 상품화로 방한 단체관광객 조기 확보에 나설 계획이다.

인천시는 중국 카페리 연계 관광객 유치 등을 진행 중이다. 중국 산둥성 등 주요 도시를 연결하는 칭다오·웨이하 항로는 승객 운송을 시작했고 스다오·옌타이 항로 등은 조만간 승객 운송을 재개한다. ‘1883 인천맥강’과 연계한 상품 개발 및 유치 마케팅도 추진한다. 인천항 개항 연도인 1883년과 인천 개항로 맥주의 ‘맥’, 신포시장의 닭강정의 ‘강’을 따서 행사 이름을 붙였다.

경남도와 경기도 등은 굵직한 지역 행사와 연계해 유커 유치에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다. ‘산청세계전통의학항노화엑스포’ 등 대형 행사와 유명 관광지를 알리는 데 초점을 맞추기로 한 경남도는 오는 29일부터 31일까지 중국 상하이에서 현지 여행사를 대상으로 관광 설명회를 연다. 24일부터 25일까지는 중국, 대만, 말레이시아 등 중화권 여행사 10개사를 초청해 팸투어를 진행한다.

경기도는 중국 관광객 단체여행 재개로 학생 교류, 산업 관광 등 다양한 목적의 관공 수요가 증가할 것에 대응하고 있다. ‘비무장지대(DMZ) 오픈 페스티벌’ 등 대규모 행사는 물론 시·군 문화관광축제, 산업관광, 웰니스관광 등을 연계한 중국 관광객 유치를 확대할 계획이다. 충남도는 본격적으로 중국 현지 여행사와 함께 ‘대백 제전’ 여행 상품의 판매에 나서고 대백 제전 기간 단체 관광객 유치 인센티브 지원을 확대할 방침이다.

대구시는 중국 현지에서 ‘치맥 페스티벌’과 ‘판타지아 대구 페스타’ 등을 알리고 대구 10미, 모명재, 이월드, 근대골목 등을 소개한다. 특히 중구와 함께 동성로 관광특구 지정을 재추진한다. 대구는 2021년 동성로 관광특구에 도전했지만 코로나19에 따른 유커 감소 등 외국인 관광객 급감으로 특구 지정에 실패한 바 있다.

부산=조원진 기자 ·전국 종합 bscit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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