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번째 출석 李 "영장심사 받겠다"… 檢, 압수수색 등 전방위 압박

김세희 2023. 8. 17.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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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7일 '백현동 개발 특혜 의혹 사건'의 피의자 신분으로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했다.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1부(엄희준 부장검사)는 이날 오전 10시40분께부터 이 대표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배임, 위증교사 등 혐의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했다.

검찰은 또 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를 지지한 '국회의원 모임' 관련 실무를 담당한 전직 비서도 압수수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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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 "기꺼이 '시지프스' 되겠다"
민주 "야당탄압 공작 개시" 반발
국힘 "피해자 코스프레 위장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백현동 특혜개발 의혹과 관련해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기 위해 17일 오전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 조사실로 향하고 있다.<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7일 '백현동 개발 특혜 의혹 사건'의 피의자 신분으로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했다. 성남 FC불법 후원금 의혹, 위례·대장동 개발 의혹에 이은 네 번째 조사다. 이 대표 조사 직전 검찰은 이 대표의 대선 당시 선거대책위원회 관계자들을 압수수색했다. 검찰이 이 대표를 전방위로 압박하는 형국이다.

이 대표는 이날 검찰 출석 전 서초동 서울중앙지방법원 앞 삼거리에 설치된 '마이크 단상'에 올라 입장문을 펼쳤다. 본인이 직접 작성한 것으로, 분량은 1900자에 달했다. 발언 직전 단상 앞에 보인 지지자 100여명을 향해 오른 손을 흔들거나 허리 숙여 인사를 하는 등 마치 선거 유세를 방불케 했다. 지난 2월 3차 출석 당시 서울중앙지검 현관 앞에 서서 육성으로 입장문을 읽은 것과는 대조적이다.

이 대표는 "(윤석열) 정권의 이 무도한 폭력과 억압도 반드시 심판받고 대가를 치를 것"이라며 "비틀어진 세상을 바로 펴는 것이 이번 생의 소명이라 믿는다. 기꺼이 시지프스가 되겠다"고 말했다. 시지프스는 그리스 신화에서 신들로부터 바위를 정상에 굴려 올려놓는 일을 무한 반복하는 형벌을 받은 인물이다.

그러면서 "지금까지 그랬던 것처럼, 소환조사 열 번이 아니라 백 번이라도 당당하게 받겠다"며 "검찰은 정치가 아니라 수사를 해야 한다. 회기 중에 영장을 청구해 분열과 갈등을 노리는 꼼수, 포기하고 당당하게 비회기 때 청구하라"고 촉구했다.

이 대표는 입장문을 읽은 뒤 흰색 카니발을 타고 서울중앙지검으로 향했다.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1부(엄희준 부장검사)는 이날 오전 10시40분께부터 이 대표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배임, 위증교사 등 혐의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했다.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 3부(강백신 부장검사)는 이날 오전부터 대선캠프 상황실장을 지낸 박모씨·서모씨의 주거지에 검사와 수사관을 보내 압수수색을 벌였다.

이번 압수수색은 불법 정치자금 수수 혐의로 기소된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 재판에서 '거짓 알리바이'를 증언한 혐의를 받는 이모(64) 전 경기도시장상권진흥회장과 관련한 것이다. 검찰은 박 씨 등이 이 씨와 접촉해 김 전 부원자에 대해 위증했다고 보고 있다.

검찰은 또 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를 지지한 '국회의원 모임' 관련 실무를 담당한 전직 비서도 압수수색했다.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2부(김영철 부장검사)는 양모 씨의 주거지에 검사와 수사관을 보내, 국회의원 모임 일정과 관련된 준비 자료 등을 확보했다.

검찰은 2021년 4월 28일 국회 외교통상위원회 소회의실에서 돈봉투 10개가 살포된 것과 관련해 수수 의원 특정작업 보완차 양씨에 대한 압수수색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법조계에서는 이 대표를 비롯한 당과 관련된 수사에 압박수위를 올리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민주당은 즉각 반발했다. 검찰독재정치탄압대책위원회는 입장문을 통해 "검찰은 이 대표의 소환에 발맞추어 전 방위적인 야당 탄압 공작을 개시했다"며 "민주당 소속 보좌진·당직자은 모두 말단 실무진까지 언제든 압수수색을 할 수 있다는 신호"라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대통령 일가·처가에 대해서는 어떤 압수수색도 못하던 검찰이 민주당 전직 9급 비서관에게는 가혹하기 이를 데가 없다"며 "천인공노할 야당탄압도 언젠간 끝이 올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이 대표가) 검찰청 앞에서 한바탕 벌인 피해자 코스프레는 무죄 위장 쇼를 방불케 했다"며 "두려움과 조급함에 쫓기는 범죄혐의자 그 이상 그 이하의 모습도 아니었다"고 맹비난했다.

김세희·임재섭기자 saehee0127@

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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