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G 연속' 같은 타자+같은 항의…국민타자의 답답한 속내 "심판과 대화가 필요해" [잠실포커스]

2023 KBO리그 두산베어스와 kt위즈의 경기가 15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렸다. 두산 이승엽 감독이 1회말 정수빈 타석때 몸에 맞는 볼이라며 어필하고 있다. 잠실=최문영 기자deer@sportschosun.com /2023.08.15/

[잠실=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리플레이를 한듯 이틀 연속 똑같은 상황이 펼쳐졌다. 타석에 정수빈이 섰고, 헛스윙과 더불어 몸에 맞는 공이 나왔다. 심판은 2번 모두 스윙을 선언했고, 사령탑이 그라운드로 나섰다.

11연승의 짜릿함을 뒤로 하고 5승13패, 최근 4연패의 늪에 빠진 두산이다. 이 와중에 이승엽 두산 감독이 15~16일 이틀 연속 심판진에게 항의하는 광경이 펼쳐졌다. 정수빈이 상대 투구에 맞고도 스윙으로 판정, 스트라이크를 선언당하는 일이 반복됐기 때문.

경기전 만난 이승엽 감독은 "이틀 연속 똑같은 상황이 있었다. 그저께는 주심, 어제는 3루심이 콜을 했다. 일단 콜을 한 상황에서는 번복이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2023 KBO리그 두산베어스와 kt위즈의 경기가 16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렸다. 두산 이승엽 감독이 4회말 2사후 정수빈의 삼진 판정에 대해 심판진에 어필하고 있다. 잠실=최문영 기자deer@sportschosun.com /2023.08.16/

"우리한테 계속 이런 일이 일어나니까, 다시한번 확실히 짚고 넘어가고 싶었다. '배트가 먼저 돌고, 그 뒤에 공이 몸에 맞았다고 판단했다'고 하더라. 판정은 심판이 하는 거니까, 우리로선 더이상 그런 장면이 안 나오길 바랄 뿐이다."

이 감독은 "아쉽지만 판정을 뒤집을 순 없고, 심판들께 우리 입장을 말씀드릴 뿐이다. 언제든지 심판과 감독이 대화를 나눌 수 있는 부분 아닌가"라며 쓴웃음을 지었다.

최근 들어 그라운드로 나서는 일이 잦아진 이 감독이다. 스스로도 시원하게 인정했다. 그는 "(상황이)안 좋아지면 감독이 자주 나가게 되더라"면서 "깔끔한 경기를 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심판들이 노력하는 것도 알고 있다. 점수 차이가 많이 날 때는 (항의를)안하지 않나. 민감한 상황. 경기 후반, 맥을 짚어야할 때는 나갈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전날 0-4로 뒤진 3회말. 정수빈은 볼카운트 1-2에서 몸쪽 슬라이더에 방망이를 냈다. 3루심의 체크스윙 판정에 따라 삼진이 선언됐다.

2023 KBO리그 두산베어스와 kt위즈의 경기가 16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렸다. 두산 정수빈이 4회말 2사후 삼진 판정을 받은 후 아쉬워 하고 있다. 잠실=최문영 기자deer@sportschosun.com /2023.08.16/

하지만 이 감독이 더그아웃을 박차고 나왔다. 정수빈의 스윙에 앞서 공이 무릎에 먼저 맞았다는 주장이다. 주심은 3루심과 긴 이야기를 나눴지만, '공에 맞기 전에 스윙이 먼저 나왔다', '비디오판독 대상이 아니다'라는 원론적인 입장을 전달했다. 이 감독의 짧지 않은 항의는 소득 없이 마무리됐다.

정수빈은 전날 1회말에도 볼카운트 2-1에서 쿠에바스의 공에 배트를 내다가 멈췄고, 허벅지에 공을 맞았다. 하지만 주심의 판정은 스트라이크였다.

공교롭게도 두산은 두 경기를 모두 패했다. 불운에 민감한 사령탑으로선 답답할 노릇이다.

잠실=김영록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