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5세 이상 고령층, ‘고효율 인플루엔자 백신접종’ 필요성 대두

국내 65세 이상 고령층을 대상으로 보다 효과적인 인플루엔자 백신 접종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코로나19와 함께 인플루엔자가 유행하는 트윈데믹 발생 시 의료기관의 부담이 기하급수적으로 커질 것이란 예고도 이어지고 있다.

사진은 기사의 특정 사실과 관련 없음. 게티이미지뱅크

인플루엔자란 바이러스로 인한 급성 호흡기 감염 질환, 독감을 뜻한다.

인플루엔자는 강한 전염성으로 집‧학교‧직장, 그리고 슈퍼마켓이나 기차와 같은 사람이 붐비는 장소에서 쉽게 전파되며, 매 절기 찾아오는 특성으로 인해 질환의 심각성을 간과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매년 인플루엔자로 인해 전세계적으로 약 300만~500만 건의 중증 질환이 발생하고 있으며, 약 29만-65만명의 호흡기 사망자가 발생한다.

특히 65세 이상 고령층에서 인플루엔자 감염은 심각한 위험성을 지닌다. 이들은 인플루엔자로 인한 합병증의 발생과 입원‧사망 등의 위험이 가장 높은 고위험군이기 때문. 실제로 계절성 인플루엔자로 인한 입원환자 가운데 약 70%, 사망환자의 90%가량이 65세 이상 고령층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고령층의 면역체계 노화도 인플루엔자 백신의 효과를 떨어뜨린다.  

서유빈 한림대학교 강남성심병원 감염과 교수는 “건강한 성인에서 인플루엔자 백신의 효과는 67%정도지만 고령층은 40~50%에 그친다”며 “고령층에서는 면역체계의 노화가 진행되기 때문에 고령 자체만으로 백신의 효과가 떨어진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미국에서는 이미 65세 이상 연령층에 대해서는 고용량‧재조합‧고면역원성 백신 접종을 권장하고 있다”며 “비용 효과 측면에서도 65세 이상 고령층의 백신효과를 5% 올리는 것이 전체 질병부담을 낮추는데 훨씬 효과적이라는 연구결과가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산하 예방접종자문위원회(ACIP)에서는 65세 이상 고령층에서 고면역원성 인플루엔자 백신(Enhanced Influenza Vaccine)의 우선 접종을 권고하고 있다.

고면역원성 독감백신이란 인플루엔자 취약 계층에서 면역반응을 강화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백신이다. 고면역원성 백신에는 ▲면역반응의 크기와 폭을 개선하는 ‘면역증강제(어쥬번트) 함유 백신’ ▲항원의 함유량을 증가시킨 ‘고용량 백신’ ▲단백질 재조합 기술을 활용한 ‘재조합 백신’ 등이 있다.

다만 국내에는 아직까지 고령층을 위한 고면역원성 인플루엔자 백신은 없는 상황이다. 2022년 9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품목허가를 받은 CSL 시퀴러스코리아의 ‘플루아드 쿼드’가 국내 첫 고면역원성 인플루엔자 백신으로 국내에 유통될 예정이지만, 아직 구체적 일정은 정해지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