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노조 판교 집회 ‘투쟁가요’는…김범수의 ‘보고싶다’ [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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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정오가 조금 지난 시각, 경기도 성남시에 판교테크노밸리가 조성된 이래 10여년 만에 처음 보는 풍경이 펼쳐졌다.
144개 계열사를 아우르는 '카카오 공동체'의 노조 '크루유니언'은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카카오엔터프라이즈에 이어 엑스엘게임즈도 구조조정에 돌입해 긴급하게 1차 집회를 열었지만 김범수 창업자 등 경영진은 아무 대응을 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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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정오가 조금 지난 시각, 경기도 성남시에 판교테크노밸리가 조성된 이래 10여년 만에 처음 보는 풍경이 펼쳐졌다. 최첨단 빅테크의 빌딩숲 사이로 수백개의 하얀 우산이 줄지어 이동했다. “저게 뭐하는거야?” “카카오 노동조합 집회래. 아, 카카오엔터프라이즈 구조조정한다던데 그래서 그런가봐!” “무리하게 분리해서 상장하니 그런거 아니야? 노조가 있으니 저런 것도 하네!” 집회를 구경하던 ‘판교인’들이 나눈 이야기다.
지난달 26일, 노조가 만들어진 지 5년여 만에 처음으로 광장에 나서 집회를 열었던 카카오 공동체 노조가 17일 2차 집회에 나섰다. 144개 계열사를 아우르는 ‘카카오 공동체’의 노조 ‘크루유니언’은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카카오엔터프라이즈에 이어 엑스엘게임즈도 구조조정에 돌입해 긴급하게 1차 집회를 열었지만 김범수 창업자 등 경영진은 아무 대응을 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17일 점심시간에 열린 2차 집회에는 1차 때보다 많은 인원이 모였다. 경찰 추산 300여명이다.
노조가 선택한 집회 행진곡은 가수 김범수의 ‘보고싶다’, ‘나타나’, ‘제발’이었다. 카카오 직원들이 김범수 창업자의 책임과 사과를 촉구하며 김범수의 노래를 켜고 행진하자 구경하던 ‘판교인’들은 저마다 킥킥거리기 바빴다. 카카오 창업자와 가수의 이름이 같았기 때문이다. “죽을만큼 보고싶다”, “기다릴게 너를 하지만 너무 늦어지면은 안돼” 가수 김범수의 애절한 노래 가사가 나올 때마다 마이크를 잡은 박성의 민주노총 화섬(화학섬유식품산업)노조 카카오지회 홍보부장은 “김범수 보고싶다!”고 추임새를 넣었다.
이날 카카오노조는 카카오 판교아지트 앞 판교역 광장에서 집회를 시작해 구조조정이 진행 중인 엑스엘게임즈, 카카오엔터프라이즈 등 판교 일대에 자리한 계열사 앞을 행진했다. 카카오엔터프라이즈 앞에서 마이크를 잡은 이 회사 소속 오치문 카카오지회 수석부지회장은 “회사 내부의 문제는 외면한 채 외부 이미지에만 신경쓰고 있는 김범수 창업자의 모습에 참담함을 감출 수 없다”며 “김범수 창업자는 크루들 앞에 나타나 사과를 하고 이 사태를 책임져야 한다”고 말했다. 오 수석부지회장은 상자에 ‘무책임’과 ‘회피’라는 글자를 적어 주먹으로 부수는 모습을 연출하기도 했다.
2019년 카카오 인공지능 랩(AI Lab)이 분사돼 설립된 카카오엔터프라이즈는 인공지능(AI)·챗봇·클라우드 등의 사업을 맡고 있는데, 극심한 실적 부진에 시달려왔다. 지난해에만 1612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결국 올해 클라우드 부문을 제외한 모든 사업을 정리하기로 하고, 구조조정에 나섰다.
집회의 끝은 노조가 준비한 커피차가 제공하는 시원한 아이스 아메리카노였다. 서승욱 카카오노조 지회장은 “카카오 이사회 감사위원회에 카카오엔터프라이즈의 경영에 대한 감사를 요청하는 감사요청서를 제출할 계획”이라며 “앞으로도 김범수 창업자의 사과를 요구하며 행동을 이어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임지선 기자 sun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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